A short conversation in Korea 2

가. 저기에 커피샵이 하나 있어요. 저기로 갈까요?

나. 음… 아니오. 저기 커피는 맛없어요. 조금만 더 가면 다른 곳이 있어요. 거기로 가요. ‘테라로사’라고 하는 집이에요.

(In this case of referring the coffee shop as 집, 집 does not literally mean a house or home but means a place. It is interchangeable with 가게, where they sell things, e.g. clothes, food, coffee, etc.)

가. 아! 테라로사요! 저 거기 알아요. 우리 전에 아마 갔었지요?

나. 네. 맞아요. 당신이 커피가 맛있다고 했어요.

(두 문장을 한 문장으로 조합 – 짧은 대화 1의 문법 팁을 참고하세요.)

가. 네, 맞아요. 물론이지요. 거기로 가요.

다. 안녕하세요! 어떤 것으로 주문하시겠어요?

가. 저는 까페라테 큰 것으로 종이컵에 한 잔 주세요. 저지방 우유로 아주 뜨겁게 해주세요. 정말로 뜨겁게 해주세요. 혀가 데일 정도로요.

다. 저희는 저지방 우유가 없어요. 그리고 너무 뜨겁게 하면 맛이 없어져요.

가. 저지방 우유가 없어요? 알겠습니다. 괜찮아요. 그리고 그냥 아주 뜨겁게 해주세요. 저는 안뜨거운 커피를 싫어해요.

나. 저는 그냥 카페라테 주세요. 종이컵 말고 그냥 컵에 주세요.

다. 알겠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가. 저는 옌스입니다.

다. 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이 진동벨이 울리면 저쪽 카운터로 와서 받아 가세요.

가/나. 네. 고맙습니다.

 

단어 및 숙어! (Words and Expressions!)

-을 참고하세요 (참고하다.): Please refer -.

-져요 (-지다): a verbal conjugation. This implies the gradual change. In the conversation, 없어요 is conjugated to 없어져요. 맛이 없어요 (literally means that there is no taste) means that it does not taste good. When you say 맛이 없어져요, it means that the taste changes from existence to nonexistence. So it means that it will lose its taste.

진동벨: a buzzer. Most of coffee shops in Korea use buzzers to call in customers to pick-up their orders.

(저)쪽 : side. 저쪽 means that side. 이쪽 means this side.

카운터: a counter

받아 가세요 (받다 + 가다): Please receive(pick up) and go. When you need to move (come or go, in this case, go.) in order to do something, an action verb should be combined with 오다 or 가다 verb. 받아 오세요 means receive and come. Whether to use 오다 or 가다 depends on who says to whom and whether the action of moving ends or starts from the speaker’s point of view.

 

A short conversation in Korean 1

가. 오늘 뭐 할까요?

나. 집에서 영화 볼까요?

가. 좋아요. 무엇을 볼까요?

나. 재미있는 영화를 골라주세요.

가. 네, 그렇게 하지요. 어떤 영화를 보고 싶어요?

나. Sideways, 이 영화는 재미있어요?

가. 네. 그 영화는 재미있어요.

나. 제 친구도 이 영화가 재미있다고 (말)했어요. [Check the grammar tip below.]

(In this case of quoting a friend’s opinion, 말 can be omitted without losing any meaning. It is more frequently used this way.)

가. 아, 그랬어요? 네, 정말 재미있어요. 이 영화는 와인과 사랑에 대한 영화예요.

나. 저녁은 타파스로 하지요. 제가 준비할게요.

 

문법 팁! (A grammar tip!)

두 문장(two sentences) 을 한 문장으로 어떻게 조합할까요? 한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How to combine two sentences in one? One way to do it is as below.

문장 1: 제 친구도 말했어요.

문장 2: 이 영화가 재미있다.
The key sentence is the 문장 1 which lacks some information, and what my friend said is an additional piece of information that will complete the 문장 1. The piece should be inserted into the 문장 1.
This 문장 2 should always end with a verb conjugated in the formal form in order to be combined this way. (e.g. -다(statement), -라(imperative)) 문장 2 is written this way as seen above.
Right in front of the 말했어요 in the 문장 2, separate the sentence into two pieces: 제 친구도 + 말했어요. Insert the 문장 2 after adding -고 at the end of the 문장 2: 이 영화가 재미있다+고.
Then the 두 문장 become 한 문장: 제 친구도 이 영화가 재미있다고 말했어요. Voilà!

 

단어 및 숙어! (Words and Expressions!)

골라주세요 (고르다): Please choose. (to choose (among options))

-에 대한: about –

 

Short conversations in Korean

My husband Jens wanted me to write some short stories or conversations in Korean which he can relate to such that he can practice his Korean better.

He studies alone with books such as “Korean from Zero” and “The Korean Verbs Guide,” along with a list he made himself using an iPad application. I know what he knows by referring his books and the list, hence, I start to write some short conversations suitable for him at his level. In order for him to utilize these conversations in his real life in Korea when we visit there, they are written based on our experiences. Names of places and titles of movies or so are generally real except people’s names. For the clarification, when there are real names and titles are mentioned, there is no intention of advertisement or criticism.

l thought this could be helpful for those who study Korean. I am not a professional (not even amateur) Korean teacher, so there could be some errors or at least some unclarity in terms of explanations. Just keep that in mind.

I am a well-educated middle class person, who you can rely on. I do not use slangs or swearing words. I write colloquial Korean, but try not to use too colloquial Korean, in order for my husband not to be confused with how to conjugate verbs or not to mix a noun and a grammatical element, e.g. 무엇을 instead of  뭘.

Hope this helps. 😉

또 이렇게 봄이 오는구나…

봄이 오고 있다. 내가 이런 이야기하면 옌스는 겨울은 공식적으로는 2월까지이고, 개인적으로는 3월까지라 생각한다고 반박한다. 그런 숫자를 떠나서 내가 봄이 오고 있다고 하는 것은 모든 생명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을 나고 꽃을 틔우는 식물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2월 21일 동지가 지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하루 2~3분씩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이 때는 오전, 오후 각 1~2분씩 길어지는 거라 별로 티가 나지 않지만, 동지라는 반환점을 확실히 지나고 나면 하루 5분씩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어느날 갑자기 해지는 시간이 뒤로 밀렸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날이 오게되는데, 요즘이 바로 그런 때이다.

4시 반이면 새카맣게 변해있던 하늘이, 오늘은 같은 시간임에도 푸른 조각을 품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른 봄을 알리는 노란 꽃이 몸을 둥글게 말고 있었다. 아직 꽃잎을 활짝 벌리고 있지는 않았지만, 봄 내내 여기저기 피며 함께할 긴 시간을 생각하면 벌써 얼굴을 활짝 내어 보여주기에는 아직 이르다. 관목들도 서서히 가지에 물을 채우기 시작했고 그 끝은 초록빛이 감돈다. 어떤 잎몽우리는 이미 껍질을 터뜨리고 나왔고, 아직은 아니지만 곧 그리할 채비를 하는 몽우리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한낮엔 해가 쨍하니 코트 앞섶을 여미지 않아도 춥지 않았다. 영상 4~5도의 날씨에 해가 쨍한 겨울이라니, 뭔가 앞뒤가 맞지 않다. 100년만에 가장 추운 겨울이 될 거라고 하더니만 몇번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거 외엔 크게 추운 날씨도 없었고, 비나 눈도 별로 오지 않았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기후가 정말 변하고 있다. 이젠 뭐가 정상적인 건지 잘 모르겠다. 온난한 겨울은 덴마크에도 좋지 않은게 해수면 상승과 태풍 등이 결합하면 폭풍해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실제 이로 인해 얼마전 덴마크엔 작고 큰 해일 피해가 잇따랐다.

임신을 한 엄마의 두뇌는 아이에 초점을 맞추도록 회백질이 일시적으로 1~2년간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나도 그래서 그런가, 삶의 관심이 임신, 출산, 육아에 맞춰지고 있다. 날이 따뜻해지고 나니 예전에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아이에 생각이 또 미친다. 이제 벌써 봄이 시작되면 애를 유모차에 데리고 산책하기 좋겠네, 기기 시작할 때가 여름이라 잔디에서 놀게 하기 좋겠네, 등 소소한 생각 조각이 아이에게 가 있는 나를 발견하며 생소함을 느낀다.

덴마크에서 임산부가 된다는 것은?

옌스는 화요일이면 저글링클럽에 나간다. 나도 가족으로 멤버 등록은 되어있지만 세 번 가본 게 다이다. 스케이트 타다가 허리에 약간 무리가 간 이후로는 이도 줄였고, 날이 갑자기 추워지고 바람이 거센 날이 많아지며 카약을 많이 못타고 있는데, 그래서 저글링클럽 가는 날이 무척이나 신나고 기다려지는가 보다. 188cm의 키에 74~76kg의 체중을 항상 유지하는 옌스는 모든 옷이 76kg을 기준으로 맞춰져있어서 그보다 살이 찌는 건 참을 수 없어한다. 그런데 요 며칠전 한동안 안재던 체중을 재더니 77kg이라면서 다이어트를 선언했다. 간식도 사오지 말란다. 난 간식을 사면 오랫동안 아껴먹는 편인데, 옌스는 있으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애초에 사오는 양으로 간식을 컨트롤 한다. 그러나 내가 사온 간식을 옌스가 다 먹어버리면 난 몇 입 먹지도 못한 탓에 또 사오고, 옌스가 또 먹고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나보다. 나야 뭐 다시 사오면 되니까 상관없었는데, 먹는 중에는 기쁜 마음으로 먹지만 살이 찌고나니 스트레스를 받았더라. 사실 보기엔 76~77kg가 가장 좋아보이는데, 본인의 지향점이라는 게 있으니 내가 뭐라 할 일은 아니지. 뱃살 나오는 것을 끔찍하게 여기는 남편인 것은 불평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옌스와 결혼할 때, 결혼했다고 생활습관 갑자기 바꾸고 운동을 안하거나 건강하지 않게 폭식하며 살찌지 말기를 당부받았다. 난 누가 강요하는 건 싫어하지만 약간은 관리를 받는 것을 좋아하고 (동기부여가 된다고나 할까? 혼자서 마음 독하게 먹기엔 마음속에 게으름의 악마가 항상 살고 있어서…) 살 안찌는 건 나도 바라는 바라 열심히 체중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임신하자마자 내가 두명분 먹을까봐, 임신했다고 두명분 먹는거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다. 둘 다 뭘 하더라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에 기초해서 행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이야기가 섭섭하지 않았다. 실제 덴마크 보건당국 뿐 아니라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임신 기간 중 칼로리 추가 필요 섭취량을 초중기에는 150kcal, 후기에 250kcal 정도 로만 권고하고 있다. 이 또한 당근, 토마토, 사과, 호밀빵, 치즈, 요구르트, 햄 등 건강한 간식으로 조합해 먹으라고 하고 있다. 살면서 항상 건강하게만 먹고 살지 않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매일 건강하게만 먹겠냐만은 최대한 건강한 식품의 조합으로 평소 섭취량에서 크게 늘리지 않는 식으로 체중을 관리했다.

임신 기간 중 체중을 매일은 아니고 며칠 간격으로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기록해서 그래프로 항상 업데이트해 보고 있다. 어떤 패턴으로 체중이 늘어나는지 관찰하기 위함이다.

엄마가 먹고 싶은 거 못먹으면 스트레스가 되서 애한테 더 안좋다는 이야기를 인터넷 맘카페 등에서 자주 접했는데, 의사에게 한번 물어봤더니 그런 건 그냥 핑계고 애를 핑계로 많이 먹어 과도하게 체중이 느는 것은 본인이나 애에게 좋지 않다고 단칼에 잘라 이야기하더라. 나는 평균체중에 속하니 12kg 정도 목표로 보고 관리하면 된다고하며 일일 기준으로는 정말 조금씩 변하는 것이니까 관리 잘하라고 했다. 특히 나처럼 만 35세를 넘은 고위험군 임산부는 임신중독증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나보고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모두 게을리하지 말라고…

내 질문에 대해 의사가 직접 설명해준 내용과 읽어보라고 권해준 책자와 웹사이트 등의 정보를 종합해서 운동에 대해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몸에서 이상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아니라면 임신전의 활동에서 크게 조절을 할 필요가 없고, 다만 몸에 큰 충격이 오는 격투기나, 테니스, 승마 등을 피하고, 몸의 체온을 과하게 올리고 심장박동을 심하게 올리며 45분 이상 지속해서 하는 운동 (격한 달리기 등) 도 피하라고 했다. 중기 넘어서 배가 많이 무거워지면 바로 누워하는 운동 종류는 태아와 하반신으로 가는 혈류량을 감소시키므로 이 또한 피해야 한다고 한다. 이 시점부터는 크런치 형태의 복근운동은 피해야 한다. 혈류량 문제 뿐 아니라 복직근 이개와 같은 부작용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허리를 숙여 무거운 것을 들고 하는 것은 안되지만, 어느정도 무게가 있는 장바구니를 무릎을 굽혀 들어올리는 것은 괜찮다고 한다.)한국에서는 자전거를 타지 말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가장 안전한 운동 중 하나로 권고한다. 물론 넘어지면 이야기가 다른데, 이미 자전거가 익숙하고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다. 안장에 엉덩이가 퉁퉁거려서 태아에 충격이 간다며 우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 정도 충격은 태아에 위험을 유발할 정도의 충격과 거리가 매우 멀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 노면이 거친 경우는 안장에서 엉덩이를 떼고 페달에 체중을 실어 타는게 정석이고, 여기 사람들은 이렇게 타는 것을 전제로 하고 말하기에 괜찮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초기 유산에 대해서는 어떤 특별한 사고가 있어서 그런게 아닌 이상은 유전적으로 크로모좀에 이상이 있어서 1/4~1/5의 확률로 흔히 발생하는 일이기에 산모의 몸 관리 방법에 따른 게 아니므로 편히 생활하라고 한다. 사실 나는 이 말이 임신 기간 중 삶을 정말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생활에 대해서 실제 구체적으로 뭘 해도 좋고 안좋은지가 잘 정의되어 있다. 임신 기간 중 마신 총 술의 양을 따지자면 샴페인을 기준으로 2잔 반 정도 되는 것 같다. 반잔 씩 다섯번 정도 마신 것 같으니 말이다. 1주일에 술 한잔 (주종별로 한 잔의 기준이 따로 있었다. 주종에 상관없이 알콜 컨텐트를 동일하게 만들어주는 양을 기준으로 보건 당국이 한 잔의 양을 정하고 있더라.)은 무방하다고 한다. 커피도 의학적으로 태아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은 밝혀진 바가 없으나, 성인에게도 카페인 양을 제한하도록 권고하는 만큼 산모도 하루에 두잔정도 마셔도 상관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달리 감기나 독감에는 별도로 약을 처방하지 않으니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만, 처방이 필요하다고 하는 약은 그걸 먹는게 왜 안먹는 것보다 좋은지 설명을 해주며 산모에게 불필요한 죄의식을 갖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면, 얼마전 처방받은 치질약이 그렇다. 약간 이물감이 있는 수준의 치질은 최대한 관리하며 버티도록 하고, 중기 이후 통증과 출혈을 수반한 치질은 관리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한다. 결국 나는 상태가 안좋아지면서 좌약을 처방받았는데, 임신 초기에 이 약을 사용하는 경우 구순구개열을 유발하는 임상사례가 있는 약이었다. 의사와 상의를 통해 최대 복약기간과 중기 이후에는 부작용을 유발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듣고 그냥 마음의 불편함 따위는 지워버리고 복약하기로 결정했다.

의사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을 보인 부분은 임신중독증이었다. 사실 나도 그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평소 저녁이면 몸이 전반적으로, 특히 하반신이 좀 붓는 경향이 있었던지라 임신을 해서 그게 심해지면 어쩌나 했었기 때문이었다. 사지 말단의 부종을 막는 데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근력운동임을 평소의 부종 문제로 알고 있었기에 종아리는 플렉스-포인트, 허벅지와 둔부는 스쿼트, 사이드 스쿼트로 관리했고, 팔과 손목은 서서 벽에 기대 팔굽혀펴기를 하거나 발레의 팔동작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단련했다. 체중이 증가하면서 고관절에 부담이 늘어 기존에 있던 고관절 인대 부상이 다시 안좋아지기 전까지는 주 1회 발레도 했다.

사실 이런 운동이 없었으면 체중관리도 안되었을 것이고, 안그래도 무거워진 몸을 지탱해줄 근육을 잃게 되어 많은 관절 문제와 혈액순환 장애를 겪어 부종 등도 겪었을 것이다. 또 출산 이후 육아에 필요한 근력도 부족해 산후통증도 심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한국에서 임산부를 최대한 활동을 줄이게 하고 안정만을 추구하게 하는 게 사실은 임산부의 고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는 게, 이런 일련의 과학적 사실과 내 개인적인 경험을 종합한 결론이다.

입덧으로 4kg 체중감소를 경험하며 일련의 활동 자체를 거의 할 수 없던 시기, 막대한 근손실로 이를 일부나마 회복하느라 이후 고생을 했는데, 그런 노력을 한 게 절대 아깝지 않았다. 간혹은 운동하면 배뭉침이 느껴진다고 하며 그러면 운동하면 안된다고 하는데, 사실 배뭉침은 브랙스턴-힉스 수축운동으로 임신 기간 중 일상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현상이고 한시간에 네번을 넘어선 반복적인 수축이 조산의 신호일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하는 것이란다. 이는 자궁이 출산을 위해 수축운동을 연습하는 것이므로 애가 스트레스를 받는니 하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부부관계 후 겪게 되는 브랙스턴-힉스 수축운동이 실제 출산을 유발하는 경우는, 이미 자궁경부가 짧아져서 조산기가 있거나 이미 만삭이 되서 태아가 출산의 준비가 된 경우에나 해당하기에 그걸 염려해 부부관계를 회피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

초반에 마음을 좀 불편하게 했던 것은 영양제 복용이었다. 엽산과 철분은 여기서도 꽤나 강하게 권고하는 부분이다. 시어머니는 자기 때는 엽산이 뭔지도 몰랐다고, 그냥 자연에서 녹황색 채소를 통해 섭취한 걸로 떼웠지 일부러 먹지 않았다고 하셨다. 나는 임신 초기 심한 입덧과 변비 등으로 엽산이나 철분 등 중요 영양보충제를 먹다 안먹다를 반복하다가 중기부터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변비 부분은 2주만에 볼일을 보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한 이후로 의사의 상담에 따라 마그네슘제를 매일 500mg씩 먹고 수분 섭취량을 늘리면서 좋아졌다. 내가 경험한 치질은 변비때문은 아니었고, 순전히 증가한 복강내 압력때문이었다.) 다행히 2차 기형아 검사 시점에 신경계 결손 등의 장애가 발견되지 않아서 일말의 죄책감을 털을 수 있었다.

여기에선 별도로 태교라는 이야기를 안하는 것 같다. 내가 못들었거나. 그냥 다들 자기 하던 일 하고 생업에 종사하고 간혹 태담이나 하지 태교에 대해서는 별다른 내용을 보지 못했다. 3cm쯤 되는 두꺼운 임신 책자에서도 일련의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 나도 별도의 태교는 한 적이 없다. 학교 생활 및 덴마크어 공부만으로도 충분히 바쁘고, 클래식이야 밤에 자기 전에 오페라를 틀어놓고 잠이 드니 이미 충분히 듣는 것고 있고 해서 평소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물론 실제 남들과 다른 임신으로 유의를 해야하는 산모들이 있고 (산모의 특이점, 다태아 등 태아의 특이점, 조산기가 있거나 기타 질병이 있는 산모 등), 그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권고사항 등이 있지만, 대부분의 건강한 산모들은 최소한 중기까지는 그냥 일상생활을 무리없이 해도 된다고 한다. 그게 사실 임산부를 위해, 태아를 위해 좋은 것이기 때문에. 임산부보고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참견하는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임신을 하니, 사실 별도의 배려를 받는 거 없어도 난 훨씬 좋았다. 이제 예정일까지 2주 반 정도 남았는데, 다음주에 있을 기말고사도 잘 보고 출산을 하면 정말 더할나위없이 좋은 임신기간이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 같다. (4kg 줄었다고 하면 심한 입덧이었나보다고 하는데, 하도 외할머니와 엄마의 최악 입덧 경험담을 듣고 자란 탓인지, 힘은 좀 들었지만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하나의 베이비샤워 @ 베스터브로

38주차에 접어들었다. 예정일까지 3주도 채 남지않은 셈. 하루하루 컨디션이 다르다. 어떤 날은 앉았다 일어나거나 돌아누울 때 억소리나게 많이 아프기도 하다가, 어떤 날은 또 너무 멀쩡하기도 하고. 하나의 머리가 골반으로 내려와 고정되면서부터는 간혹 한쪽 다리 신경이 눌리는지, 걷거나 서 있다가 전기가 통하듯 찌릿하거나 저리기도 한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서 이를 보상하기 위해 허리를 뒤로 젖히려 하게 되는데, 이게 허리 통증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주의하라고 한다. 의식적으로 배에 힘을 주고 바로 서면 뭔가 앞으로 허리를 숙이고 있는 듯 해 꼭 앞으로 기울어진 느낌이다. 그래도 학교 잘 다니고 있고, 여기저기 빨빨거리며 잘 돌아다닌다. 오늘은 출산 전 할 거리 중 하나였던 머리자르기도 해결했다. 출산 후 3개월부터면 앞머리가 많이 빠진다고 해서 미용사가 긴 앞머리를 내줬다. 앞머리 안좋아하지만 나중에 생길 무수한 잔머리를 숨기려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많이 짧아져서 한동안 머리를 틀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지난 주말엔 친구들이 베이비샤워 파티를 열어주었다. 이는 덴마크가 아니라 영미권문화지만, 이 친구들은 덴마크 친구들이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 핀란드, 미국, 한국 등 다양한 곳에서 온 친구들이라 베이비샤워를 하게 되었다. 영국으로 귀국한 친구의 생일파티에 모였을 때, 1월 중 베이비샤워를 열어주고 싶다며 괜찮겠냐고 물어보길래, 물론 좋다고 했다. 우리 문화의 파티는 아니라 영화로 본 게 다이고 다소 생소하긴 했지만, 친구들과 만나는 데에 새로운 핑계는 언제나 좋고 하나를 위해 파티를 열어준다는 게 참 고마웠다.

호주에서 온 에밀리네 집에서 하기로 했는데, 이사한 지 일주일도 안된 집을 정리하고 수선하느라 엄청 바빴다고 한다. 유명한 건축사무소에서 건축가로 일하는 친구인데 주로 특급호텔과 레스토랑 건축+인테리어 디자인을 한다. 평소에도 미적 센스가 탁월한데, 감각도 감각이고 여기저기 이쁘고 세련된 것을 많이 보는 경험이 더해져 그녀가 지내는 집마다 참 디자이너답게 센스있게 꾸민다. 주중엔 일하느라 정신없었는데, 가구 조립에 짐 풀고, 여기저기 수선하느라 얼마나 바빴을 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 저것 먹을거리며 케이크와 쿠키, 음료 등 어찌나 다양하게 준비했던지 깜짝 놀랐다. 그냥 차에 케이크나 쿠키 같은 거 먹을 거라는 기대에 갔는데 너무 융숭한 준비에 정말 놀랐다. 주말 오전 11시 반까지 준비하느라 얼마나 정신없었을런지… 집안 장식까지 말이다. 모든 게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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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완전 감격! ㅠㅠ

호스트인 에밀리가 따로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초대하라고 해서 미국에서 온 친구와 한국에서 온 친구는 내가 따로 초대했다. 우리 문화가 아닌 영미권 문화 파티라 다른 한국 친구들을 초대하기엔 약간 애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한 한국 친구는 고등학교부터 오랜기간을 미국에서 지내서 베이비샤워라는 컨셉에 익숙할 것 같았고, 다른 친구들과도 알게 되면 좋을 것 같아서 초대했다. 약혼자네 가족 방문차 영국에 갔을 때 영국 근위병이 그려진 옷을 샀다며 손수 뜬 아기 양말과 함께 선물해주었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그 작은 양말 두개에 들어간 마음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

베이비샤워를 열어주는 게 너무 고마워서 뭔가 선물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인터넷을 뒤적여봤다. 역시나 Thank you gift 같은 걸 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되어, 뭐가 좋을 지 고민을 했다. 베이비 샤워라는게 아기에게 선물로 샤워를 시켜준다는 의미이니 뭔가 샤워와 연관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들의 스윗한 마음을 고맙게 여기며 친구들의 샤워를 스윗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의미로 달콤한 향이 나는 샤워오일을 준비했는데, 내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남아공에서 온 폴로소는 감정이 풍부한 예술적인 친구인데, 그 이야기에 괜히 눈물이 난다며 눈가를 훔쳤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수다를 떨다보니, 거의 다섯시간을 앉아서 있었던 것 같다. 임신전보다 7킬로나 불어 제법 동글동글해진 얼굴에 웃음이 떠날 새가 없었다. 선물을 열 때는 얼마나 두근두근대던지. 🙂

이렇게 행복하고 기억에 남을 시간을 만들어준 친구들에게 모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

음식을 먹어야지요!

2

핀란드에서 온 마리아와 나.

3

핑거푸드와 음료, 케이크와 빵 등 다양한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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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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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고 쓰기엔 작지만, 하나에게는 완벽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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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정말 고마워!!!

식생활의 간소화

임신하고 체중이 총 7킬로 쪘다. 물론 아직 마지막 4주가 남았으니 좀 더 늘겠지만 평균보다는 덜 찐 편이다. 운동을 엄청나게 한 것도 아니고 군것질 같은 간식을 안한 것도 아닌데 크게 체중이 늘지 않은 것은 한식을 줄인데 있지 않나 싶다. 해외에서 한식 꼬박꼬박 챙겨먹는다는 것은 엥겔계수를 팍팍 늘리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외식이 비싼 나라다보니 학교에서 사먹는 구내식당 점심 외에는 최대한 집에서 먹고자 하는데, 해둔 음식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는 거 안좋아하는데다가 음식조리에 시간을 너무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만나다보니, 여기 사람들처럼 먹기 시작하게 되었다.

여기에도 건강하지 않고 살이 많이 찌기 좋은 메뉴도 많지만, 대체로 보면 건강하게 먹고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학교에 도시락 싸오는 학생도 많은데 그들의 도시락은 정말 간소한 경우가 많다. 통곡물이 낱알로 들어있는 호밀빵과 얇게 슬라이스된 햄과 치즈, 잎채소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거나 호밀빵과 아보카도 한개를 갖고 와 아보카도를 빵에 발라먹기도 하고, 쿠스쿠스나 키노아, 렌틸콩 등을 삶아서 피망, 브로콜리, 루꼴라, 페스토 등을 섞어 오기도 한다. 간식으로는 당근, 오이, 토마토, 사과, 바나나 등을 주로 싸와서 수업 중간중간 집어먹는다.

오전수업만 있고 집에 오는 길, 귀찮아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 먹을까 하다가 마음을 바로잡고 수퍼마켓에 들러 장을 봐왔다. 얼린 자연산 연어와 방울토마토, 오이, 곡물빵을 사왔는데, 연어를 물에 넣어 삶고 방울토마토, 오이는 그냥 내고, 빵을 곁들였다. 소스로는 집에 있던 디죵머스터드 소스와 그린 페스토를 곁들이고, 호두 몇 알과 사과를 먹었다. 우선 조리 자체가 많이 되지 않고 간이 세지 않아 입맛이 막 더 당겨서 과식하게 되는 일이 없다. 그렇다고 맛이 없는게 아니다. 신선한 재료를 그때그때 준비해서 먹으니까 맛도 좋다. 예전엔 여기 직원들이나 학생들 먹는 거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비슷비슷한 것만 맨날 먹지?’ 라면서 궁금해했는데, 여기 물가나 여러가지를 보다보니 왜 그렇게 먹는지도 알게되고 그렇게 먹다보니 한국식을 간혹 먹으면서 느끼게 되는 과도한 포만감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할 정도가 되었다.

한식 정말 좋아하는데, 우리가 지금 먹듯이 전통적으로 그렇게 간소하게 먹지 않고 간이 세고 양이 많은 외식을 많이 하게 되다보니 자꾸 입맛이 돌아 더 먹고 싶어지고, 먹다보니 위도 늘어나 더 먹게 되고 했던 악순환을 자주 반복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한국에선 다이어트가 엄청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옌스의 말마따나 매일 자주 먹고 기름지게 먹으면 속도 편하지 않고, 재료의 원 맛도 느끼기 힘들며, 맛있는 음식에 대한 감사함도 줄어든다. 실제 이렇게 먹다가 이런 저런 요리를 해서 먹으면 훨씬 더 기쁘게 먹을 수 있다. (간식으로 바나나 한개와 호두 몇알을 집어먹었는데, 두가지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다. 둘을 섞어 얼렸다가 먹으면 호두바나나 아이스크림이 되려나? 예전엔 간식으로 먹으면 과자나 뭐 그런거 먹었었는데… 참 많이 바뀌었다.)

아무튼 이렇게 간소하게 재료 원래맛 중심으로 많이 먹다보니 크게 다이어트 안해도 살 찌거나 그런 문제로 고민하게 되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산파나 임산부를 위한 정부 발간 가이드라인에도 하루 권장 추가 섭취량이 초기 100킬로칼로리, 중기 이후 300킬로칼로리에 불과하고, 그 이상 입맛 당긴다고 먹는 건 아이나 산모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누누히 강조한다. 그러면서 먹으라고 되어 있는게, 당근, 오이, 토마토, 견과류 등인데, 아마 입맛이 어느정도 바뀌지 않았던 상태로 임신했으면 당기는 한식에 체중 조절하기도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배가 터질 것 같아서 많이 못먹을 거 같긴 하지만, 어쩌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넣어서 배에 살이 틀때까지 먹지 않았을까?)

잘 차려 먹는 건 손님 왔을 때나 아주 간만에 당길 때나 해먹으면 충분한 거 같다. 식탐이나 식도락에 대한 상시적 욕구가 없는 남편과 사니 이런 식생활이 더욱 빨리 정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래서 부부가 닮는다고 하는가보다.

 

2016년 결산

2016년이 하루밤 사이에 작년으로 바뀌어버렸다. 인간이 임의로 나눈 시간의 단위일 뿐이지만 우리는 언제나 매사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다. 작년을 결산해보자면 임신이라는 이벤트 외엔 큰 일이 없었던 한 해였다. 2015년엔 결혼, 2017년엔 출산이란 정말 큰 이벤트들이 있지만, 2016년은 2017년의 출산으로 향하는 중간과정 같은 기분이라 내 몸의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을지언정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래도 올해 한해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좋고 안좋았던 일을 결산해 새로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간 그렇게 새해를 맞아왔기 때문인 것 같다. 다른 가족은 모르겠지만, 우리집에서는 새해는 지나가는 해를 정리하고 오는 해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았었기 때문이다.

  • 학업
    • 대학원
      • 상반기 정말 열심히 하고 하반기 설렁설렁하게 했다. 아무래도 어려운 과목일 수록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거 같다. 이해가 안되면 더 파고 들게 되고, 좀 이해가 되면 설렁설렁하게 되는 것은 내 전형적 행동양태이다. 장점을 개발하고 단점에 초점을 맞추지 말라는 말도 있는데, 그러면 어려운 것만 하면서 골머리를 섞어야 하는 것인가? 그것도 잘 모르겠다. 다른 건 몰라도 편한 길을 택하려 할 수록 삶에 대한 회의가 들 수 있다는 것이다. 꾸준한 지적 도전이 필요하다.
      •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논문 쓰기 시작할건데, 그 전까지 데이터수집 및 관련 이론 공부를 육아와 병행해야 한다. 확 나태해짐 없이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도 필요하다. 계량경제학 리프레시가 필요한데, 애가 태어나서 초반에 모유 수유 등으로 꼼짝없이 묶여있을 때 유튜브 강의 등을 보면서 수동적인 방식으로나마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림질 같은 큰 두뇌회전이 필요없는 노동을 할 때 주로 쓰는 방식인데, 모유 수유 및 애 재우는 타이밍에 유용할 것 같다.
    • 덴마크어
      • 학원을 그만두면서부터 신문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을 늘리게 되었다. 듣기와 말하기가 비약적으로 많이 늘기는 했지만, 내가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실수를 체계적으로 고치는 일은 하지 않아서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시간을 정해서 문법 공부를 다시 하고, 작문을 하고 옌스에게 교정을 받으면서 정교함을 다져야겠다. 신문, 텔레비전 등의 노출은 꾸준히 늘리고, 어휘를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외우도록 해야겠다.
    • 한국어
      • 옌스의 한국어 학습을 돕는 일이 포함된다. 하나에게 말할 때 찬찬히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어휘를 자주 적어줘야겠다. 옌스의 첫번째 책과 리스트 등을 조합해 이야기를 써주기로 했는데, 이 또한 꾸준히 해줘야겠다. 내 일에 우선순위로 밀려 해준다고 하고 올 해는 아직 이 태스크를 완수하지 못했다. 아이, 미안해라.
  • 가정
    • 청소
      • 집안 관리를 좀 더 잘 해야겠다. 하나가 이것 저것 물고 빨 거라 어른들 살던 정도로 청소해갖고는 충분하지가 않을 것 같다. 청소의 빈도를 늘려야겠다. 애 빨레에 애보기까지 정신이 없긴 하겠지만, 좀 정신이 나게 해놓고 살아야지, 안그렇고서는 진짜 삶이 혼미해질 것 같다.
    • 파트너십
      • 옌스와 지금까지 정말 잘 해왔지만, 앞으로 육아와 집안살림, 공부, 회사일, 취미생활, 체력단련 등 두 명의 개인 생활을 잘 섞어서 하려다보면 여러가지 이해가 충돌되는 일도 생길 것이고, 조율할 일도 많을 것이다. 서로 어떻게 해야할 지 미리 상의도 해보긴 했지만, 애가 생기고 맞닥뜨리고 보면 이상과 현실이 괴리되어 다시 플랜을 짜야한다 싶은 때도 많을텐데, 이런 어려움을 현명하게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랑은 표현하는 만큼 는다는데 (연구결과로도 그렇단다.) 그런 어려운 순간에도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면서 앞으로 보낼 시간들을 더 행복하게 채워갈 수 있길 바란다.

다른 것들도 있지만 이것들이 가장 메인이다. 가족과 친지, 친구들과의 관계 등도 있고 하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면 될 일인 듯 하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새로운 가족이 태어날 격변의 2017년을 맞이하여 좀 더 체계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덴마크 신년맞이 (Godt Nytår!)

빨래가 너무 많다. 겨울이라 빨래가 잘 마르지도 않는데, 우리와 하나의 침구류와 옷, 소재별, 색깔별로 빨려니 정신이 없다. 높은 온도에 빠는 것들은 세탁기에서만도 3시간이나 걸리는 데다가, 손빨래한 모직 소재 옷들은 좀 평평하게 펴야해서 빨래대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많은지라 침구류를 다 다림질해서 말렸더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어버렸네.

그래도 이제 빨 것도 거의 다 빨았고 해서 일주일간의 겨울방학이 끝나기 전 출산 준비를 다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주부터는 기말고사 준비와 그룹 프로젝트를 위해 데이터 수집과 R 프로그래밍, 보고서 작성 등으로 정신이 없을 터인지라 출산준비는 못할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도 그 와중에 옌스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마사지 상품권을 이용해보려 한다. 시험 끝나고 하면 너무 막바지라 예약해놨다가 취소 불가기간에 취소하면서 돈을 날릴 가능성도 있어서 다음주에 수업 없는 날 가보는 것으로 예약했다. 패키지 중 임산부 마사지 프로그램도 있는데, 옌스가 직장 동료 및 베프의 공통된 추천을 받은 코펜하겐에서 제일 좋다는 마사지샵이란다. 70분 정도야 시간을 못빼랴. 학교 후배가 출장와서 딱 한번 로비만 들어가본 호텔에 위치해 있다. 이번엔 그냥 기웃거리는 게 아니라 이용을 해보겠다 싶어서 기대를 살짝 해본다. 스파라고는 동남아 여행가서나 해본 터라. (솔직히 동남아 리조트 스파가 더 내 취향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첫 세달 정도만 쓸 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새해가 시작되면 새해 목표와 함께 다이어리를 사야하지 않겠나 싶어서 사왔다. 옌스가 읽을까봐 한국어로 쓰는데, 뭐하냐고 물어봐서 신년 목표 새운다 하니까, 목표가 뭐냐고 물어본다. 못지킬까봐 이야기해주지 못하겠다 하니까 그게 무슨 목표냐며 이야기하란다. 흑… 틀린 바가 없어서 이야기해줬다. 그래… 역시 목표는 공유해야 그나마 강제력이 생기지…

이번 연말 연시는 육체노동으로 점철된 시간이다. 옌스네 카약클럽 섬머하우스에서 하는 신년파티는 안가기로 해서 그나마 여유가 있긴 하지만, 우리끼리 만찬을 하기로 해서 고기 굽고 샐러드 만드는 거는 해야 할 것 같다. 거기 갈려면 음식도 해야지, 짐도 싸야지, 차도 빌려야지, 밤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하고, 다음 날 정리 및 청소까지 하고 돌아와서 차 반납하고 짐도 풀 생각하면… 안그래도 짧은 겨울방학에 출산준비까지 겹쳐 쓰러질 것 같았다. 옌스가 회사에서 샴페인 한 병 받아왔는데, 신년 만찬 하면서 그거 한 잔 마실 기회는 주시겠다고 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굽신거리며 받아야 할 것 같다. 한 잔을 모두 허할 거 같지도 않고, 나도 뭐 한 잔을 다 마실 마음까지는 없다. 출산하고 나면 꼭 한잔 마실 거라고, 좋은 것으로 한 병 준비해오라 했으니 병원에서 한 잔 쭉 들이키겠다는 마음으로 그 전까지는 그냥 맛 보는 것으로 감사해하리라.

덴마크 신년맞이는 아주 정형화되어있다. 6시에 (불필요하게 긴장한) 여왕의 송구영신 메세지를 들으며 샴페인을 마시고 (거의 전 국민이 이 송구영신 메세지를 듣는다. 공화주의자들의 군주 메세지에 대한 신봉이라니, 놀랍다.), 저녁 식사를 준비해 11시 정도까지 먹고 마시고, 신년맞이때 하는 게임 등으로 하며 놀다가, 식탁을 대충 정리하고서 TV를 튼다. 국영방송에서 중계하는 클래식 합창 공연 등을 보다가 12시가 몇 초 안남으면 테이블이나 의자 등 높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코펜하겐 시청의 시계의 초침이 12시를 가로 지르는 순간 바닥으로 뛰어내린다. 그러면 크란서케이어(Kransekage) 라는 마지판이 듬뿍 들어간 과자 같은 케이크를 먹고, 폭죽을 터뜨리러 밖으로 나선다. 폭죽놀이가 끝나면 들어와서 커피를 마시거나 와인을 더 마시면서 최소 2시까지는 놀다가 자러 들어간다. 사실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 그렇지, 젊은 사람들은 집에 음악도 틀어놓고 춤도 추고 하면서 새벽 다섯시까지도 논다. 물론 정말 젊은 사람들은 이렇게 우리처럼 별장이나 집에서 파티를 하는게 아니라 밖으로 나서서 클럽 등에서 파티를 즐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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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진지하게 여왕의 2015년 맞이 송구영신 메세지를 듣고 있는 와중, 우리는 사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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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맞이 만찬 준비중. 우리는 준비가 끝났다. 집에서 만두피까지 손수 빚어 만든 군만두를 곁들인 매콤 새콤 간장소스 샐러드. 이거 빚느라 여기 가기 전에 막노동으로 고생했다. 가서는 편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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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맞이한 2016년은 내일 하루가 남았다. 이 날은 실컷 마셨더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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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코스 식사가 끝나고 담소를 나누는 중. 2015년 부활절 한국 방문시 사간 셀피스틱으로 모두를 담을 수 있었다. 다들 셀피스틱을 부담스러워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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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중에도 중간중간 폭죽에 불을 붙이고 게임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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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란서케이어 준비가 끝났다. 12시 타종 전에 폭죽에 불을 붙이면 all set!  케이크 옆에 놓인 은박캔디모양은 포장지를 양쪽에서 당기면 그 안에 왕관종이가 나온 사람이 왕이 되는 왕게임 도구다. 왕이라고 특별히 대접하는 건 없던데, 아마 원래는 뭔가 하는 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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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렇게 왕은 왕관을 쓴다. 2015년 맞이 파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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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종이 시작돼서 바닐려크란서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다들 의자위로 올라섰다. 2016년이 오기 몇 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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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 밝았다. 모두 2015년(의자 위)에서 뛰어내려 2016년(바닥)에 안착. 덴마크 국가를 부르고 있다. 물론 우린 안부르고 사진 찍고 있지만… 자막이 나와서 외국인도 따라 부를 수는 있다. 멜로디를 모르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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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일엔 안개가 자욱했다. 춥기도 추웠는데, 아무튼 우리는 큰 폭죽은 없어서 작은 폭죽으로 소소히 즐겼다.

아무튼 이 날은 정말 외식업계에는 대목인게, 밖에서 먹는 것 뿐 아니라 반 조리 된 레스토랑 음식을 1인당 7~8만원 선으로 맞춰 포장 판매를 하는데 이 시장이 엄청 크단다. 카약클럽에서도 한번 그렇게 했었는데, 조금만 더 조리하고 나면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처럼 프레젠테이션까지 그럴 듯하게 해서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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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맞이 Cofoco에서 주문한 세트의 디저트. 우리 커플이 디저트를 담당했었다.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비쥬얼이다.

한국에 비하면 정말 소비주의가 팽배해있지 않은 나라라 해도, 크리스마스나 신년 같은 같은 명절이 갈수록 상업화되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늘자 일간지 베얼링스커엔 이런 소비주의와 상업화 세태를 따르기 싫은 한 기자가 자기의 이러한 태도를 변비에 비유하고, 상업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뱃가죽이 늘어나는 지, 자기가 구토직전 한계에 도달하는 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먹어 뱃속에서 꾸룩꾸룩 소리를 내는 사람들에 비유하며 재미있게 비꼰 컬럼이 실렸다.

뭐 이 날을 어떻게 보내든 간에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새해는 친구들과 보내는 덴마크의 연말연시는 조용하지는 않다. 많이 먹고 마시고 가장 춥고 어두운 시기를 hyggeligt하게 보내는 것, 어떤 시대가 되든 이런 모습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매년 비는 뻔한 소원이긴 하지만, 새해엔 모든 이에게 더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길!!! 2017년, 곧 만나자!

 

2016년 크리스마스 가족모임 후기

일년에 한 번, 두 분의 시고모님 중 한 분의 댁에서 돌아가면서 두번째 크리스마스 오찬이 열린다. 덴마크에서는 25일과 26일을 각각 첫번째 크리스마스와 두번째 크리스마스라고 부르고, 첫번째 크리스마스 오찬과 만찬은 24일 이브에 하고, 두번째 크리스마스 오찬은 26일에 한다. 올 해는 Faxe Ladeplads의 첫째 고모님 댁에서 하는 거였는데, 막판에 고모님 손목이 부러지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Roskilde에서 하게 되었다.

26일 저녁에 태풍이 예보되어, 페리를 타고 돌아가셔야 하는 시부모님은 참석을 못하시게 되었고, 따라서 우리도 열차를 타고 움직여야 되었다. 이번 오찬을 호스트였던 도리스 고모님과 크눌 고모부님은 칠십년대 히피의 삶을 사셨다는데 사실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그냥 봐서는 점잖은 보통의 어른들인데 히피셨다니. 옌스 왈 고모님네 서가에 히피의 삶에 대한 책도 꽂혀있다고 했다. 언젠가 두분의 소시적 사진을 보고싶다.

두분은 초반에 나와 별로 말을 섞지 않으셨다. 내가 마음에 안드시거나 영어가 편치 않으시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란 생각을 했으나, 그게 후자의 이유였음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내가 덴마크어를 더듬거리며 하기 시작하자 조금씩 말을 걸기 시작하셨고, 어느 타이밍부터는 내가 영어로 말하더라도 덴마크어로 답을 하셨다. 그리고 크눌고모부님은 특히나 내 덴마크어의 변천사에 유독 관심을 많이 보이고 표현하셨다.

이 날도 나를 보자마자 몇마디 섞으시더니, 이제 정말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거의 없다하시며 놀라움을 표하셨다. 더이상 다른 가족들도 나를 위해 말을 천천히하거나 영어로 말하는 수고로움을 피해도 되게되니, 나 또한 부담스러움이 사라졌다. 다른 것보다도 이제 대그룹의 대화에 자연스럽게 포함될 수 있고, 대부분의 주제를 자연스럽게 다루고 이해하게 되어서, 소외감이나 지루함이 없어졌다. 꼬맹이들의 말도 알아듣고 그들과의 친밀도도 높아져서 그들이 나와도 놀기시작하고, 내가 준비한 명절 음식들도 항상 완판되니 소속감이 더 커진다고 할까?

올해는 새우를 다져 약간의 당근과 양파를 넣어 뭉쳐만든 새우전을 준비해갔는데, 여기 음식 중 피스크프리카델라라는 생전요리와 유사한점이 많아서 그런지 생소함 없이 사람들이 smørrebrød의 토핑으로 얹어먹더라. 한국에서도 애들이 새우전 좋아하는 것처럼 여기 애들도 좋아하더라.

각자 음식 한가지씩 또는 디저트나 음료 등을 분담해서 준비하고 나눠먹는 명절은 꽤나 유쾌하다. 집에 오면 하루가 다 가 피곤하기도 하지만, 자주 돌아오는 명절도 아니고 일년에 한 번 뿐이니 즐겁게 준비할 수 있다. 내년엔 하나가 나오니 또 느낌이 완전히 다르겠지. 돌 가까이 되는 타이밍이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정신없게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