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군데 1차 면접 후기

지원서를 낸 5 곳 중 두 군데에서 연락이 왔다. 집에 돌아가면 쓸 한 곳이 더 있는데, 아직 그 곳은 쓰지 않았으니. 한 군데는 덴마크 에너지협회, 다른 한 군데는 코펜하겐이코노믹스라는 이코노믹스펌(컨설팅펌이 아니라 자기네는 경제학만 컨설팅하니 이코노믹스펌이란다.). 둘다 정확히 내가 제일 가고 싶은 직무는 아니다. 각자 조직내에 내가 하고 싶은 직무의 일이 없는 건 아닌데, 오프닝이 난 포지션은 내가 100% 하고 싶은 일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떨어져있다.

에너지협회 포지션에 관련해서는 수업을 하나 듣긴 했는데, 내가 논문으로 판 분야가 아니다. 그렇지만 모델링과 프로그래밍이 많은 경제학 컨설팅 직무라는데에서는 마음에 든다. 코펜하겐이코노믹스에서는 얼마나 모델링과 프로그래밍을 쓸지 잘 모르겠다. 그들의 환경경제학 직무에서는 많이 쓸테지만 이 통상 직무에서는 말이다. 수업 하나 들은 게 그나마 연관이 있지만, 내가 좋아했던 수업은 아니었다. 기존 코트라에서 쌓아온 경력을 매우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높이살만하나 환경경제학과는 아예 트랙이 다르다는 점에서 매력이 많이 떨어진다.

에너지협회 면접은 1시간 5분동안 진행되었다. 협회 꼭대기 뷰가 아주 좋은 회의실에서 시니어 컨설턴트와 팀장과 만나서 면접을 했는데 순수히 덴마크어로 진행되었다. 전날 옌스에게 뭐 아무거나 물어보라고 해봤다. 바쁜 프로젝트 탓에 아무런 준비를 못했던 탓에 영 신경이 쓰여서 잠깐 연습이나 해볼까 하는 거였는데, “네 강점과 약점에 대해 말해봐라”라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못하겠더라. 결국 강점에 30초 쓰고 단점에 2분을 써서 어찌어찌 대답을 했더니 옌스가 별로 성공적인 세일즈 방식은 아닌거 같다고 했다. 덴마크어라서 할말이 없거나 그런건 아니었는데, 덴마크어라 더 어려운 거 같기도 했다. 그래서 혹시 아이스브레이킹만 덴마크어로 하고 면접은 영어로 해도 괜찮겠냐고 물어보는 건 어떨 것 같은지 옌스와 상의를 했는데, 그것도 괜찮을 거 같다고 옌스도 생각하길래 그러려고 했다.

다음날 교수와 만나서 프로젝트 회의를 좀 하고 막바지 프로그래밍에 박차를 가하다가 면접을 보러 걸어갔다. 학교 도서관에서 15분 거리에 떨어진 곳이라 마음도 정리할 겸 걸어갔다. 내 강점과 약점이 뭔지 좀 생각해보면서. 너무나 오래간만에 신은 힐에 (제일 편한 낮은 힐이었는데도…) 발바닥이 영 불편했다. 준비한 게 없으니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또 생각해보면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뿐인 자리이고 덴마크에서 첫 인터뷰이니 경험삼아 하는 것 뿐이지, 기대하지 말자면서 편한 마음으로 가려고 노력했다. 출산때 써본 날숨을 길게 내쉬는 복식호흡법도 써가며… 결국 10분 일찍 도착했는데 정시에 나를 데리고 올라갔다.

정말 내 생애에 가장 편하게 본 면접인 거 같다. 이렇게 준비를 안한 면접도 없었는데 어쩌면 그랬기에 미리 준비해 둔 모범답안도 없었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 사실 내가 아둥바둥 준비해야하는 면접은 나에게 안맞는 자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내가 야심없는 타입이라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나를 애써 그냥 팔게 아니라 자리가 나에게 맞는 자리인 지도 알아보고 서로 자연스러운 상태로 교감하고 탐색해야된다는 생각도 있었다. 안맞는 자리 가서 고생해봐야 나도 상대도 좋을 게 없지 않는가.

내 장점, 단점, 여러가지 생각에 대해서 솔직히 이야기했다. 나쁘지 않았던 거 같다. 어쩌다보니 그냥 면접을 덴마크어로 진행하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큰 무리없이 할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뇌가 긴장의 끈을 붙들고 자기를 풀가동해 준 덕이 아니었나 싶다. 마지막에 물어볼 거 없냐는 질문에 몇가지 물어보면서 덴마크어에 대해서도 물어봤는데, 지금 정도 하는 거면 나중에 일하면서 느는 정도로 충분히 괜찮을 거 같다고 했다.

면접에 대한 느낌은 나는 나쁘진 않았는데, 상대도 나쁘진 않았던 것 같다. 2차 면접에 대해서는 가을 휴가 이후에 답을 주겠다고 했다. 부협회장이 보는 면접이 되는 거라 일정 잡는 일이 자기네도 그렇게 빠르게 되는 게 아니라고 하면서. 2차 면접을 이미 볼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야기하는 건지, 아직 그건 정해지지 않았지만 보게 된다면 일정이 그 뒤에 잡힌다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냥 물어보진 않았다. 나중에 어차피 알게되겠지 하면서.

인상깊었던 점은 자기네와 같이 일할 문화 면에서 부딪힐 면이 많이 없는 사람인지 보는 게 가장 중요해보였다. 물론 업무역량은 최소한의 것은 맞춘 후에지만. 예를 들면 만점에 거의 가까운 내 학점에 대해서, 완벽주의가 있는 건 아닌지를 물어보았고, 그게 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는 거라며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답을 했더니 후속 질문으로 다수 프로젝트의 데드라인과 완벽주의가 상충할 때 어떻게 할 지 등을 물어보았다. 심리분석을 자기네 기준에 맞춰 열심히 하는 것 같았는데, 그 대답을 통해 나도 나에 대해 별 생각없었던 부분에서 조금 더 잘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까? 좋은 경험이었다.

코펜하겐이코노믹스 면접은 1차 스크리닝면접을 외부 컨설턴트를 통해 진행하는 모양이었다. 그들과 6년간 같이 일해왔다는 컨설턴트는 알고보니 옌스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스카이프를 통해 면접을 했는데, 전화를 끊기 직전에 “내 남편이 네 이름 이야기를 듣더니 흔치 않은 이름이라며, 자기 고등학교 동창인거 같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남편 이름을 말해보라기에 알려줬는데, 자기가 그 동창 맞다면서 세상 참 좁다는 거다. 진짜 세상 참 좁다.

여기는 영어가 공용어라 영어로 면접을 봤다. 1시간 15분에 걸친 면접이었는데, 면접을 하면 할 수록 이 일이 내 일이 아니란 생각이었다. 세일즈에 대한 강조가 엄청난 포지션이었다. 일을 10이라 하면 이중 4가 세일즈라니… 시니어 포지션이라 그렇다는데, 기존에 유럽에서 쌓아온 네트워크가 없는 나에게 바로 세일즈가 중점인 포지션은 아닌 거 같았다. 세일즈나 네트워킹과 관련된 인성 쪽을 파보는 질문이 너무 많았다. 면접 마지막 무렵에 “너와 면접을 할 수록 이 일은 나와 맞지 않는 일인 거 같다.”라고 하니 자기가 너무 겁을 줬나보다면서 휴가기간 중이라니 그 기간중에 잘 생각해보고 다음 면접 때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하지만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이 일은 아닌 거 같다. 내가 이 직종에 엄청 꽂혀있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손을 뗀지 3년반이나 흘렀고, 네트워크를 갖고 들어오는 시니어를 뽑는 자리에 유럽내 네트워크라고는 제로인 내가 세일즈를? 내 역량에 맞지 않는 자리다. 이건 그냥 내려놓는 게 맞다.

나에 대한 탐색 및 사고와 두 회사에서 일련의 면접을 통해 느낀 건 내가 야심은 별로 없는 사람이라는 것, 코트라 직무처럼 여러방면에 걸친 일보다는 전문적인 일을 잘 해내고 싶어하고 잘한다는 것 정도인 것 같다.

옌스가 면접 볼 때 입으라고 사줬던 가을 신상 정장이 있었는데, 과연 이 정장을 입을 일 없이 겨울을 맞이할까 (물론 겨울에 입을 수 있는 정장이긴 하다.) 싶었더니 다행히 한번은 입을 일이 있었다. 좀 살이 쪄서 무리가 있으려나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고. 흠흠…

지금 프로젝트 하고 있는 회사에 포지션이 하나 나서 거기를 지원할까 하는데, 사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진짜 싼값에 좀 부려먹는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면이 있어서 다소 망설여지는 면이 있다. 이 프로젝트만 아니면 엄청 열정적으로 지원했을 거 같은데… 옌스는 어디나 마음에 안드는 사람이 있고, 내가 정식직원이 아니라서 과하게 부려먹으려는 면이 또 있는 거 같다며 그 경험을 토대로 회사에 대한 인상을 결정하지 말라고 했다. 자기가 일해본 (10년전 이야기지만) 바에 의하면 조직 분위기는 참 좋다며. 우선 이번 프로젝트는 가을 휴가가 끝난 후 다시 마무리를 지어야 하니 그거를 잘 하면서 지원서를 써봐야겠다. 이 프로젝트 경험이 회사 지원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벌써 10월 중순이다 실업 기간이 벌써 한달 반이네.  얼른 취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만약 취업이 될 거라면, 조금만 쉬고 취업이 되었으면 하는 게 간사한 사람의 욕심이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한국방문 직전 급히 바쁜 근황

일주일동안 한국에 다녀올 예정이다. 가을방학 기간에는 휴가를 내는 부모들이 많아 이때는 휴가를 내는 게 옌스에게 그닥 어렵지 않기도 하고 한국에 날씨가 좋은 이유도 있고 등등해서 이때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때엔 직장을 구했을 확률도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이유였다. 너무 짧은데다가 병원 검진, 작은 지방종 절제 (여기서는 미용시술이라 안해줄 그런 작은 거지만, 이마에 있는데다가 조금 커지는 거 같아서 괜히 늦어지기 전에…), 가족 행사 등이 많아서 전적으로 가족방문의 기간으로 삼게 될 것 같다.

한국에 다녀오기로 해서 그런가. 2주짜리 프로젝트가 딱 한국가기 2주 반전에 잡혔는데, 나를 단기로 고용하기로 한 컨설팅펌에서 발주처와의 계약 문제로 계약이 1주일이 밀렸다. 2주짜리 프로젝트를 1주일 반 안에 해야 하는 상황. 오늘은 더이상 일 할 수 없을만큼 오래 일했으니 이제 접어뒀지만 중간에 하나가 아픈 일이 있으면 절대 안되게 타이트해졌다. 짐은 주말 저녁에 싸야한다. 옌스가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밤 늦게까지 출장을 가는터라 주말 낮엔 싸기가 어려울 것 같다. 하나 거 중심으로만 싸야지. 시부모님이 금-토 이렇게 오신다니까 그때 좀 봐달라고 하고 짐을 싸던가 해봐야겠다.

면접이 하나 잡혔다. 졸업하기 직전부터해서 이력서를 몇개 썼더라.  5개를 썼구나. 2개는 거절당했고, 세번째로 쓴 곳에서 면접이 잡혔다. 나머지 2개는 아직 서류전형 중이다. 2개 거절당하고 나서 (사실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음에도) 그 충격이 생각보다 컸나보다. 마치 10번은 거절당한 듯한 기억이었던 것을 보면. 하필이면 일분일초가 귀한 타이밍에 면접을 보러 가야하나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물론 당연히 면접을 보러가야지.

잘되면 좋은 거고, 안되도 면접 연습을 한 셈이니 좋은 거다. 안그래도 제일 가고 싶은 회사 (지금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에 오프닝이 하나 났는데, 여기 면접 기회가 올 지야 모르지만 온다고 하면 이곳을 위한 면접 연습도 되는 셈이니…

프로젝트는 정말 재미있다. 진작에 데이터 프로그래밍 쪽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았을텐데 싶을 정도로. 배우는 것도 많은데 돈도 주고!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싸게 나의 고급노동력을 이용하는 거다. ) 논문을 GIS와 R을 많이 써야 하는 주제로 정한 덕에 나도 모르게 이 두 프로그램과 많이 친해져있었다. 2주동안 빠른 속도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 같다. 직장이 빨리 안잡히면 Datacamp 등을 통해 프로그래밍 공부도 좀 하고, 부동산 시장도 들여다볼겸 (집산다는 친구도 있고 등등) 데이터 놀이도 해볼까한다.

내일 또 일하러 나갈 생각에 기분이 들뜬다. 물론 일과 육아 및 가정생활을 병행하려다 생기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지만, 그거야 내가 가정주부로 내 재량이 아주 많아지는 경우를 제외하고서야 어떤 경우에도 있을 거 아닌가.

이제는 자러가야지. 내일은 내일의 코딩이 기다리니까. 🙂

2주 동안 실업자 임시 탈출

실업자가 된지 한달이 거의 다 되었다. 지지난주 말 교수가 연락을 해서 무슨 프로젝트가 있는데 취직 안했으면 본인 지도 하에 프로젝트를 맡아볼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얼마나 기간이 되는지도 확실하지 않긴 했지만 경력이 아쉬운 마당에 무조건 예스부터 외쳤다. 회사가 나를 직접 계약직 형태로 고용할 거 같다고, 자기는 나를 추천했으니까 연락을 아마 그쪽에서 해올 거라고 했다. 자리만 나면 지원하고 싶은 회사였다. 일주일이 지나 주말이 되기까지 연락이 없길래, 그냥 다른 사람에게 연락했나보다 하고 마음을 접었다. 마침 이번주 초에 연락이 와서 아직도 할 의향이 있냐고 하길래 오케이하고 이게 급진전이 되더니 2주짜리 프로젝트고 프로젝트 과제는 뭐며 내 급여는 얼마큼이고, 근무 형태는 자택근무에 필요할 때만 미팅하는 걸로 되었다.

사실 근무 조건은 2주동안 일하고 세전 2백만원 받는 거니까 짜긴 많이 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원에서 새로 배운 분야에서 쌓는 경력이 아쉬워서 오케이를 했는데, 거기에 CC되어 있던 교수가 너무 조건이 짜다면서 이메일을 보내는게 아닌가. 그 이메일을 마지막으로 어제의 커뮤니케이션이 끝났고, 나는 옌스와 이 메일까지의 대화를 근거로 앞으로 내가 확인할 사항이 뭘지 등등 이야리를 나눴다.

오늘 이 이메일에 이어 추가 대화가 오고가고 교수와 전화통화도 한 후에 내일 얼굴 보고 프로젝트를 좀 자세히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계약서엔 사인해서 내일 들고가기로 하고.

통화 도중 교수가 요즘 어떻게 지내냐 해서 이래저래 이력서 조금 내고 있다고 했더니 자기한테 추천해달라는 곳이 있어서 여기 저기 추천은 했는데 연락이 왔냐고 묻더라. 그런 건 받지 못했지만 너무 고맙다 하니, 자기도 좋은 사람이 같이 일할만한 네트워크 안에 있어야 좋은 거라면서 누이좋고 매부좋다 하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워낙 스마트하면서도 일처리가 꼼꼼하고 약간 너디한 사람이라 그런 사람 눈엔 내가 얼마나 부족해보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나를 좋게 봤다는 게 빈말은 아니었구나, 같이 프로젝트 하자고 이야기할만큼은 되었구나 해서 뭔가 뿌듯했다.

2주짜리 프로젝트라 경력에 아주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취직에 네트워크가 중요한 덴마크니 조금이나마 인맥을 넓히는 경험이 생길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하며 열심히 해보려한다. 덴마크어 학원에도 아마 못나오는 날들이 있을 거 같다고는 이야기를 해두었다. 애 픽업 등으로 인해 주 37시간 근무를 데이타임안에 확보하긴 어려울 것 같아서.

갑자기 바로 일을 하려니까 좀 이상하기도 하지만, 덕분에 지금 이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바로 지난주까지도 실업자 상태가 영 적응이 안되서 덴마크어 숙제와 이력서 작성으로 꽉꽉 채웠는데.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하나 생긴 자신감은 덴마크어로 일할 수 있겠다는 거였다. 물론 약간 문법적인 실수는 있긴 하고,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해도 못할 일은 아니라는 자신감? 나도 빨리 이 사회에 세금 내고 기여하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도 처음으로 크게 세금 낼 일 생긴게 얼마나 기쁜지. 🙂

Jeg har søgt to stillinger i sidste uge.

Jeg søgte to stillinger i sidste uge, da jeg og min familie var på ferie på Bornholm. Teknisk kan jeg sige, at jeg ikke var på ferie, for jeg blev nødt til at arbejde på et lokalt bibliotek. Det var et tilfælde, at jeg fandt et meget relavant job på nettet en aften på Bornholm, mens jeg lå på sengen, hvor jeg ikke kunne sove så godt på grund af mange værdiløse tænker.

Jeg havde afleveret den vigteste del af mit speciale: teorierne, metodologierne, resultaterne og diskussionerne, så jeg havde lidt tid til at koncentrere mig om at skrive en enkel ansøgning. Det tog en hel dag at skrive den ansøgning. Jeg synes, at det var meget givende, uanset hvad for noget resultat det at skrive ansøgningen medfører.

Det var anden gang, jeg har skrivet en ansøgning, og derfor vidste jeg godt, hvad jeg skulle gøre. Jeg ringede til kontaktpersonen og spurgte om jobbet (Det at ringe kontaktpersonen lyder mærkeligt for nogle, som ikke kommer fra Danmark, men det er meget normalt og anbefalet her.), og bagefter skrev jeg en målrettet ansøgning. (Det har hjulpet rigtig meget at have deltaget en karrierdagbegivenhed i marts, for det var der, som har givet mig lidt insigt om det danske jobmarked, og ellers kunne det være svært ved at finde ud af, hvordan man skriver CV’er og ansøgninger i Danmark.) Jeg tog hjem og viste Jens og min svigermor og bad dem om at tjekke nogle gramatisk fejl. Jens sagde, at der var kun meget små fejl, og der ikke var så meget, han skulle rette. Han mente, at jeg kan arbejde på en arbejdsplads, hvor der som udgangspunkt kræver dansk for ansøgerne.

Jeg tror ikke, at jeg nemt kan få et job, for jeg er udlændinge, som ikke kan tale og skrive flydende dansk. Men jeg tror eventuelt, at jeg kan få et job, som jeg ønsker, fordi jeg vil prøve og prøve. Jeg elsker at lære nyt, og tør prøve nye tilgange og tage risici, og derfor tror jeg, at manglende sprog hurtigt vil læres.

Jeg har læst dansk i næsten fire år nu, dog ikke altid så aktivt på grund af min uddannelse på universitetet. Nogle kan sige, at jeg skulle da tale og skrive dansk meget bedre end det, jeg kan nu. Men jeg synes stadig, at det er imponerende for mig selv, at jeg kan tale og skrive dansk så meget, som jeg kan nu, fordi i forhold til hvor meget tid, jeg har brugt til mit engelsk, kan jeg meget bedre på dansk.

Jeg har bestemt mig for at skrive noget på dansk lidt oftere, så jeg kan øve min skriftlig fremstilling lidt mere, for ellers har jeg ikke så mange chancer for at skrive på dansk. Jeg håber på et tidspunkt, at jeg bliver ansat hos en firma, som jeg højt ønsker at arbejde for, og kan dele gode idéer og anbefalinger til dem, der er i den samme situation, jeg er i nu. Jeg krydser mine fingre. 🙂

올 여름 휴가 최고의 날

올 여름 휴가 중 오늘이 최고인 이유는 오늘은 일을 안하고 정말 쉬는 날이기 때문이다. 시댁인 보언홀름에 와서도 아침 8시반부터 저녁 5시까지 매일 도서관에 가서 논문을 쓰고 집에 와서도 하나 재우고서는 밤에 또 일을 했는데 오늘은 집에서 오전 일찍 세시간만 일하고 하루종일 놀기로 했다.

첫번째는 미리 예약해둔 레스토랑 방문하기. 작년에 한국 다녀와서 거의 1년만에 처음 좋은 레스토랑을 가기로 한 거였는데 보언홀름에 미슐랭스타 레스토랑 Kadeau가 있어서 거길 가보기로 했다. 전형적인 뉴노르딕 식당이었는데 몇군데 가봤던 뉴노르딕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중에서 제일 괜찮았던 거 같다. 꽃과 인근에서 나는 베리, 발효 식자재를 많이 썼는데 프레젠테이션도 그렇고 맛도 좋았다. 분위기는 캐주얼한 스타일이어서 애들을 데려온 부모들도 많았다. 물론 애들을 동반한 부모들은 잘 즐기지는 못했지만…

스낵으로 나왔던 팬케이크는 꽃으로 뒤덮여있었다. 옌스는 약간 셀러리같은 향이 난다고 했지만 나는 정확히는 어떤 향이라고 표현하긴 힘들지만 셀러리 향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부담스러운 향도 아니었고… 싱그러운 느낌을 더해주는 정도였고 시각적인 부분과 식감 부분을 담당한 것 같다. 팬캐이크는 구수하고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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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약이 워낙 일러서 그랬는지 한 팀 외에는 사람이 없었다. 평일인데도 곧 꽉차서 놀랬다. 물론 휴가시즌이라 그럴 것 같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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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왔더니 하나는 유모차에서 잠이 들어있었는데 꽤나 깊이 잠이 들었는지 주변에서 대화소리가 들리는데도 깨지 않고 계속 잤다. 잠든 얼굴을 보는데 어찌나 커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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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깨어난 하나와 놀다가는 옌스에게 피자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며 피자 두판을 만들어 시부모님과 즐겁게 나눠먹었고, 저녁엔 국민 가수인 Kim Larsen의 야외 콘서트가 바로 옆 콘서트장에서 열리길래 발코니에 앉아 무료 공연을 즐기며 이렇게 블로그 포스트를 쓰고 있다. 물론 잠깐 가서 구경도 하고, 워낙 역사적인 가수인데다가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서 이렇게 공연 가볼 일도 거의 없을 거 같아 셀피도 남겨두었다.

덴마크는 이번 여름 엄청 좋고 평년보다 엄청 더워서 25도를 훌쩍 넘기는 날이 많다. 아직 본격적 여름이 오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러면 잘 때 너무 더운 경우가 있는데 (물론 한국 기준으로는 시원하고 열대야도 아니지만, 이제 엄청 시원하게 해두고 자는 데 익숙해 있어서 쉬이 덥게 느껴진다.) 다행히 보언홀름은 20도 내외로 시원했어서 피서를 제대로 하다 가게 될 거 같다. 너무 더우면 하나가 잠을 설치는데 그렇지 않은 게 가장 감사했다.

오늘 아침엔 이력서도 한군데 제출했다. 덴마크에는 석사 타이틀이 구체적으로 정해져있어서 직업을 타이틀로 검색할 수가 있는데,  내 이력에 꽤나 관련된 자리가 올라와있는 거 아닌가. 이력서는 지난번 Marsh라는 회사 graduate program에 지원할 때 써둔 게 있어서 수정할 게 없었고, 지원서만 새로 써야했는데 덴마크어로 써야하다보니 하루를 씨름해야했다. 덴마크에서는 지원서를 내기전에 채용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는 게 아주 일반적이고 그래야 회사가 채용하는 목적 등을 정확하게 확인해서 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전화를 꼭 해야한다. 그 전화를 하기 전에 뭘 물어볼 건지 등을 정하는데도 시간이 걸렸고 전화를 하고 담당자가 말해준 내용의 배경을 확인하느라 리서치 하는데도 시간이 꽤나 걸렸다. 그 다음엔 그걸 덴마크어로 쓰느라 시간이 걸렸고.

저녁에 옌스가 교정을 봐주는데, 문장 구조 수정 없이 마이너한 문법만 몇개 고쳐주고 끝내면서, 나중에 덴마크어로 보고서 쓰는 것도 누가 문법만 초기에 조금 봐주면 큰 문제 없을거라고 했다. 지난번보다 덴마크식 지원서 쓰는 것에 대한 감이 더 잡혔는데, 뭐 되기를 기대한다기 보다는 이렇게 하는 작은 경험들이 쌓여서 조금씩 발전이 되고, 그러다보면 취직도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오늘은 아무튼 좋은 날이었다. 정말. 오랫동안 기억할만한 그런 날이다.

논문을 쓰며 배운 것들

논문을 쓰면서 또 한번 느낀 것이지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거나 보고서를 쓰는 과정 모두 비선형적이다. 논문을 씀에 있어서 현상에 질문을 던지고 이론을 먼저 익혀 정리하고 실험을 하고 결과를 내어 분석하고 토론해서 결론을 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논문을 쓰는 과정은 한마디로 카오스였다. 어쩌면 내가 일을 하는 방식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물며 집안일을 할 때도 한방 한방 싹 정리하기보다 일의 동선에 맞추어서 정리하다보니 집안 전체를 조금씩 조금씩 치워서 한방이 끝날 때 쯤이면 집안 전체가 치워지도록 하는 내 방식 말이다.

큰 프로젝트일수록 작은 일부터 태클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다시 한번 배웠다. 우선 일에 착수하고 중간중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더라. 옌스가 했던 말이 있는데, 논문은 쓰기 시작하면 하루에 한페이지나 두페이지 라도 최소한 쓸 분량을 정해놓고 일을 하라는 것이었다. 잘 안써지는 날이 있다고 하루 이틀 미루기 시작하면 때려잡을 수 없는 괴물처럼 커져버린다고… 그러니 정말 하기 싫은 날이라도 한페이지라도 쓰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실행을 꼭 해야한다했다.

이런 성실함은 나에게 부족한 면인데, 성실한 남편 덕에 구체적인 실행 아이디어도 얻고 옆에 있다보니 자극도 되서 도움이 된다. 집 청소나 집안일에서 다른 스칸딕 대디에 비해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 외에는 일적인 면이나 생활 습관 면에서 부모님이나 책에서 배웠던 성실함과 근면함을 그대로 갖춘 옌스다. 기분파인 나와는 얼마나 다른지. 그래도 옌스의 그늘아래 있다보니 조금은 닮아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래서 그런지 주기적으로 찾아오곤 하던 슬럼프도 약하고 덜 찾아오는 것 같다.

오늘 서론을 다 썼다. 서론에 ambitious한 문구도 써넣었다. 아주 tiny한 구멍이긴 하지만 홍수 분야 문헌에 있는 구멍을 매우는 논문으로 유니크한 밸류프레포지션을 하는 논문이 될거라는… 엄마나야… 내 일에 이런 문구따위는 쓰지 않던 사람인데, 나 혼자 보수적임을 자청하면서 내 논문에 너무 겸허한 자세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남의 논문들도 읽어봤는데, 좋게 평가할 건 스스로도 칭찬해주더라. 내가 아끼지 않는 자식은 남도 아끼지 않을 거라는 마음으로 내 사랑을 표현해줘야겠다. 이제 남은 건 결론과 perspective 챕터뿐이다. 이론 하나를 조금 수정해야 하고 교수 리뷰를 다음주까지 기다리고 있으니 8월 전에 제출할 수 있을 것 같다. 충분히 일찍 끝나면 조금 욕심을 부려서 LaTex로 논문의 포맷을 바꿔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는데, 그건 진행상황을 보고서…

논문이 끝나면 덴마크어 수업 외에는 실업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경제가 좋으니 경기가 한풀 꺾이기 전에 빨리 직업을 찾아봐야 할텐데 긴장이 많이 된다. 실업급여는 받지 않기로 했다. 나라에서 학생들 주는 용돈이 있는데, 그나마 들어오던 용돈이 잘리고 실업급여를 안받자니 조금 아쉽다. 하지만 요즘 갈수록 영주권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있고 이제 실업급여를 4개월 이상 받을 경우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몇년이더라 2년인가 4년인가 뒤로 밀리는 걸로 바뀌었다. 규정 강화가 일년에도 몇번씩 이뤄지고 있어서 이러다가 갑자기 실업급여를 받으면 영주권을 못받는 것으로 바뀔 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 마저 든다. 물론 비자야 계속 연장하면 되긴 하지만, 가족이 같이 삶에 있어서 종이 조가리에 삶이 자꾸 영향을 받을까봐 불안해하는 자체가 싫다. 나보다도 옌스가 더 그래서 혹여나 자기가 잘리더라도 일년동안 문제없이 살 수 있게 저축한 돈도 있고 현재 실업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그 돈 (그 돈이 사실 세전으론 거의 2백만원 돈이다. 물론 옌스 덕에 내 세율도 높아서 세금 내고 나면 거의 반토막 나겠지만.) 받지 말고 마음 편하게 살자고 하란다. 실업 급여 받으려면 졸업 후 2주 안에 실업급여에 가입을 해야하기 때문에 가입할지 아닐지를 고민하던 차였는데 그냥 지금은 가입하지 않으련다.

간간히 이러다 직장 못구하면 어떻게 해? 라고 물어보면 혼자 벌어도 돼 라고 이야기하는 옌스. 실업상태보다는 프로필에 안맞는 직장이라도 찾아서 일하고 싶다고 하면 그래도 좋다고 하면서도 프로필에 맞는 직장을 꼭 찾을 수 있다는 옌스. 어떻게든 직장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 같고, 안맞는 직장보다는 실업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잘 모르겠다. 뭐가 좋은 건지…

그냥 지금은 닥치고 논문을 써야겠다. 쓸데 없는 걱정 말고… 슬슬 취직 준비도 시작해보고…

논문 중간 진행상황 및 여름 휴가

Theory와 variable construction description 파트를 쓰면서 꽤나 오랜 시간을 쓴 탓에 기가 엄청 빨렸다고 할까? 과연 8월 6일까지 최종본을 제출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다행히 하나가 여름이라고 아픈 날이 줄어들어 주중에 쉬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다가 느리더라도 꾸역꾸역 쓰던 게 결합되면서 속도가 서서히 붙기 시작했다. 덕분에 Results section을 거의 썼고, 내일부터 결과를 theory에 쓴 것에 비추어 discussion을 쓰기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열흘 전에 theory 부분을 중심으로 1차 드래프트를 제출했고 금요일까지 우선 중요한 내용은 최대한 다 써서 2차 draft를 낸 후 코멘트를 받아 최종본은 8월 6일에 제출하면 된다.

시험 일정 컨펌으로 교수의 연락을 받았는데, 이론 부분은 way above average이고 더이상 개선할 만한 사항이 거의 없다고 했다. 한 섹션만 조금 더 클리어하게 쓰면 좋겠다고 했으니 이건 2차 draft 제출 후에 수정 보면 될 것 같다. 교수의 기대수준을 잘 모르겠었는데, theory가 무사히 통과를 했으니 나머지는 그냥 쓰는 대로 쓰면 될 것 같다는 결론이다. 이제 23000 단어를 썼으니 지난번 불평했던 일주일 전보다 4400단어를 더 썼다. 수식도 별로 없고 그래프도 그릴 게 없는데다가 source가 덕지덕지 붙는 파트도 아니라 속도가 나는 모양이다. Econometric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이론을 실무를 통해 익히는 연습도 겸하는 탓에 재미도 있다. 간혹 계수분석을 위해 오랫동안 손을 또 놓고 있던 선형대수를 살짝 다시 접하는 재미도 있달까?

다음주엔 가족 여름휴가로 시댁이 있는 보언홀름에 간다. 시부모님은 별장에 가 있기를 원하시는데, 난 일하려면 도서관에 가야해서 주로 시댁 아파트에 머물다가 하루정도나 별장에 다녀올 것 같다. 목표는 2차 draft 제출 후 2주 이내에 editing만 남기고 다 쓰는 것이다. 그래야 교수 코멘트도 반영하고, 최종 점검도 할테니까.

시험은 대충 22일로 잡힐 것 같다. 교수가 컨펌을 다시 해주기로 했으니. 최초에 교수가 제안한 날짜와 시간은 그 많고 많은 날 중 딱 컨퍼런스 내 발표시간에서 1시간 뒤였다. 거리가 물리적으로 멀어서 완전히 불가능한 탓에 날을 다시 조정하기로 했는데, 아마 그대로 확정될 것 같다. 다행히 부모님이 참석하실 수 있는 기간에 잡힐 것 같다. 디펜스 22일에 컨퍼런스 23-24일 참석이라니… 완벽한 일정이라고 해야하나 어쩌나. 22일 저녁엔 친구와 피아노 콘서트 참석 일정도 있는데… 이 주간은 엄청나게 바쁠 것 같다.

교수는 컨퍼런스에 논문을 내보라고 해놓고 자기가 못가게 되었다면서 다른 동료가 내 논문 발표할 때 잘 듣고 질문도 하라고 해두겠단다. 그래야 웰컴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고 편한 기분으로 발표할 수 있을거라면서 논문 내용에 관심 있을 사람 많으니까 편하게 발표하란다. 이런 세심한 코멘트에서 느껴지는 배려에 참 고마움을 느낀다. 나와 나이가 같은 교수인데, 참 좋고 스마트한 사람인 것 같다.

으쌰으쌰하고 차분히 하나하나 해결해야지!

So drained…

꾸역꾸역 쓰고 있다. 워드카운트가 18600을 넘었는데, 카운트가 늘 수록 그 증가율은 떨어진다. 후루룩 써 내려갈 것만 같은 마음인데, 막상 손이 가면 그렇지 않다. 일상이 정말 건조해지고 있다. 친구도 만나기 어렵고 옌스와도 짧은 대화 외에는 긴 대화를 하기 어렵다. 문화생활도 집에서 짬을 내서 볼 수 있는 TV 시리즈가 고작인 상황으로, 감성면에서 채우는 작업을 할 수가 없다보니 더이상 뺄 물이 없는 빈 욕조가 된 기분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른 걸 미뤄두고라도 논문에 집중할 때다. 한달 열흘이면 최종제출이니… 10시가 넘었으니 논문은 덮어두고 쉬다가 자야겠다. 너무 늦게까지 쓰면 잠에 들 수가 없어 다음날에 지장이 생기더라. 논문을 쓰는 모든 이에게 화이팅!

앞으로의 진로 고민

성적증명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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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이쪼가리를 시청에다가 보내면 자기네가 외국인/사회통합청에 사실여부를 확인한 후 가족비자에 딸린 보증금 일부를 돌려준다. 지난번 시부모님 오셨을 떄 이 증서 받으면 그 보증금 돌려받는 일 처리해야겠다고 했더니 옌스왈 그 보증금이라고 해봐야 자기 계좌 안에 못쓰게 묶어논 돈이고, 보증금에서 풀어서 다른 계좌로 옮겨놔도 이자 안나오는 거 마찬가지니 그런 일 번거롭게 할 필요 없단다. 시부모님도 나보고 이자 나오는 걸로 잘못 알고 있었냐면서 농을 던지시는데 머쓱. 아니 아주 조금은 나오지 않았나? 허허허. 뭐 안나오면 괜히 그런 일 할 필요 없는 걸로…

 

박사과정 지원 마감일이 이틀 남았지만, 지원은 안하기로 했다. 나를 아껴주시는 자원경제학 교수님이 자기가 추천이랑 그런 주변 서포트는 열심히 해주겠으니 지원하기로 약속하라고 하셨을 때, 그냥 나는 너무 쉽게 그러마고 답을 했는데… 박사는 뭔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뭔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문제였다. 진짜 하고 싶은 건지를 모르겠다. 석사를 시작할 때만한 동인이 마음에 없다. 나는 뭔가 주제가 주어졌을 때 그걸 파고 이해하고 하는 걸 좋아하는 거지, 내가 파고 싶은 주제가 없었다. 석사과정을 하면서도 그게 가장 두려웠다.

석사 논문 주제 잡는 것도 다른 친구들처럼 오랫동안 써보고 싶다고 생각해온 게 없었다. 애가 있는 나로서는 서베이 같은 필드조사가 필요한 건 너무 변수가 심해서 안될 거 같았기에 데이터로 모델링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 중 수업을 들어보면서 해보고 싶었던 헤도닉 가격 모형을 선택을 했고, 주제에 대해서는 조금 막연하게 사람들이 해수면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비하는 준비가 부족한 것 같아서 이에 대한 걸 써보고 싶다고 했더니 교수가 이런 저런 건 어떠냐 하고 제안을 해왔다. 거기에서 답을 찾아서 주제를 잡아서 다행히 쓰고 있는 중이다.

박사는 3년이란 프로젝트에 어느정도 지도교수의 조언을 받기는 해도 주제 부분이라던가 연구에 있어서는 석사 이상으로 자기 오너십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데, 영 그런 각이 안나온다. 논문 지도교수님은 예전에 박사과정에 합격한 사람들의 지원서를 보내니 참고해보라고 하시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해수면 상승분야에 펀딩 프로세스가 많이 진행되고 있어서 박사 자리가 날 것 같다고 하셨다. 나를 도와주신다는 교수님은 원래 다들 막연한 아이디어로 시작한다고 하면서 지도교수님에게 도움을 좀 더 받아보라 하시는데, 이건 영 아닌 거 같은 생각이 자꾸 드는 거다. 나를 도와주시는 교수님은 뭔가 약간 한국사람 같은 정이 넘치는 분이라 사람은 돕고 사는 거다는 정신이 강하신데, 내 지도교수님은 (나이가 나와 같은…) 나는 약간의 가이드를 해주는 거지 연구는 자기가 하는 거다 하는 쿨한 정신의 소유자이시다. (사실 이 말씀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런 교수님을 지도교수님으로 두면서 내 이 의존적이고 비자발적인 연구태도로 3년동안 내 프로젝트 4개를 끌고 나간다? 나의 부족한 self-discipline으로는 괴로운 3년이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석사 논문 6개월도 이렇게 간신히 끌고왔는데, 이의 6배가 되는 시간을 이보다 더 큰 프로젝트들로 채워야 한다고? 아… No way…. 주변에 물어봤을 때, 박사는 네가 하고싶어서 해야해. 라는 말들을 들어왔다. 이게 거의 유일한 답이었다. 하고는 싶은데 뭘 하고 싶은 지 모르겠어라는 말에 그거 말고 하고 싶은게 뭐가 구체적으로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받고 할 말이 참 없었다. 그래… 내 마음 깊은 곳에 답이 있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박사라는 타이틀에 관심이 갔던 것 같다. 취업시장은 어떨 지 영 아이디어가 없는데, 박사과정은 지원을 한다면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이고… 괜히 솔깃했던거다. 지금 내 마음가짐과 태도로 시작했다가는 금방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포기할 게 불보듯 훤하다.

지도교수님에게 몇 주 연락없이 조용히 집에서 일을 했더니 메일로 안부와 프로젝트 진행여부를 물어오셨다. 이래저래 진행하고 있고 박사는 지원 안하기로 했다했더니, 이해한다며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니 자신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

 

이제 남은 일은 열심히 논문을 써서 빨리 실업시장으로 나가는 것… 아… 컨퍼런스 발표도 남아있다. 프로그램이 나와서 이젠 정말 빼도박도 할 수 없다. 학계로 가는 게 아니라도 이런 경험이 나쁠 건 없고 또 이렇게 누구와 네트워크를 쌓을 지 알 수도 없는 일이니 성실하게 하도록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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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이 다 되어가는 하나와 나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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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 있으면 하나는 16개월이 된다. 키는 대충 재도 80센치니 그보다 큰 것 같고 (어느새 갑자기 훌쩍 컸다.) 몸무게도 10킬로가 거의 다 되는 것 같다. 키에 비해 몸무게가 천천히 느는 거 보니 이제 아기가 아니라 유아기로 들어서는 것이 이에서도 느껴진다. 어금니도 왼쪽 두개는 확실히 나고 오른쪽도 윗니는 터지기 시작해서 하얀 게 보이니 그 아랫니도 금방 열릴 거 같다.

긴 음절의 말은 톤과 소리만이긴 하지만 대충 흉내도 내고, 두음절 단어는 처음 듣는 단어도 곧잘 따라 하곤 한다. 처음 강아지 소리를 듣고는 자기만의 소리로 “앞앞!” 이렇게 표현하더니 모르는 동물은 무조건 앞앞으로 표현한다. 강아지는 멍멍이라고 알려줬더니 멍멍이라고 하고, 고양이는 먀옹이라고 하고, 새는 처음에 집에서 닭 사진을 보면서 가르쳐걸 기억해서인지 무조건 꼬꼬 라고 하더니 각각의 새를 보고 가르쳐 준대로 까마귀를 보면 까까라고 하고 비둘기는 꾸꾸라고 한다. 덴마크어로 아니오의 뜻을 가진 Nej는 아주 여유있고 시크한 톤으로 말해서 나와 옌스를 웃게 하고, 예는 아직 말하지 못하지만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여서 표현하는 덕에 의사소통이 아주 수월해졌다.

자기 이름을 엄청 좋아하고, 엄마와 아빠는 한국어로만 말하는 하나지만, 그 외에 말은 고맙다는 tak, 만날 때, 헤어질때 하는 인사 모두 Hej, Hej hej, Bye bye 모두 덴마크어와 영어이다. 소방차 소리를 바부바부 내는 걸로 봐서도 역시 덴마크어가 우월한 입지를 차지한게 느껴진다. 보육원을 다니면서 덴마크어 노출이 압도적이 되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하나에겐 항상 한국어만 쓰고, 옌스가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 식사시간에 한국어로만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 등이 앞으로 하나의 한국어 학습에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논문은 꾸역꾸역 쓰고 있다. 우선 긍정적인 것은 가장 중요한 모델링의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왔다는 것이다. 이론도 더 쓸 게 있고 몇가지 테스트할 것들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델링의 결과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의 게으름이 뚫고나와서 나를 갑자기 퍼지게 하는 사태를 만들지 않는 것만이 내가 유일하게 조심하는 부분이다. 교수가 덴마크 환경경제 컨퍼런스에 내 논문 요약문을 제출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의를 해왔다. 요약문 쓰는 거는 조언을 해줄 수 있으니 한번 제출해보라길래, 우선 알겠다고 했다. 받아들여져서 발표를 하게될지까지야 모르겠지만, 그냥 그런 기회를 갖는 자체가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옌스 말로는 논문 주제가 재미있기도 하고, 우선 모델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왔으니 내보란 것 아니겠냐면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한다. 박사과정 지원도 한달밖에 안남았으니 이 또한 해야하는데… 뭔가 할 일은 많고 정신은 없다. 지난주까지 2주동안 하나가 아파서 모든게 또 정지해있는 상태였는데, 여름 동안 큰 탈 없이 지내서 논문을 잘 진행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 와중에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되는 게 하나 있다면 덴마크어다. 우선 덴마크어 시험 중 읽기는 만점이 나왔다. 쓰기 결과는 나와봐야 알지만, 쓰기 점수는 모의고사를 통해서 꾸준히 올려오기도 했고, 배운 걸 잘 소화해서 시험을 본 만큼 큰 변동 없이 10점이나 12점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말하기는 그 어느 것보다 일상 생활에서 가장 많이 연습하고 있는 것이고, 이제 일상생활에서 영어 없이 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만큼 upper-intermediate에 해당하는 B2 레벨을 인증하는 PD3 시험은 사실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물론 영어만큼 덴마크어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이젠 덴마크어가 더 자연스럽고, 사고의 언어 1순위가 덴마크어가 된 만큼 갑자기 덴마크어에서 영어로 전환하려면 자꾸 덴마크어가 튀어나오려 하는 정도이니 말이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영어권 국가에서 살았다면 어땠을까? 물론 일어나지도 않는 일을 생각하는 것만큼 낭비야 없지만, 그냥 조금은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물론 그랬다면 지금의 가족은 내 인생에 없었겠으니 생각해볼만한 가치가 없는 일이기도 하네.

이제 딴 짓 그만하고 다시 논문을 써야겠다. 그런데 어쩌다가 내가 이런 길로 걸어왔을까? 참 인생은 살고 볼 일이다. 끊임 없는 놀라움의 연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