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어 모듈 6 등록

모듈 6에 등록을 했다. 스투디스콜른은 더이상 코펜하겐시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관계로 시수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해도 대충 1000크로나 내외의 돈을 내야하는 것 같다. 모듈 6.1은 1245 크로나. 비자 문제로 나는 모듈 3까지 돈을 내고 다녔었는데, 6주에 5500크로나 정도 냈던 거 생각하면 이건 정말 돈 내는 것도 아니다.

모듈 6를 듣고 나면 Studieprøven이라는 시험을 치게 되는데, 이 시험을 통과하고 나면 학부과정을 덴마크어로 수학할 수 있다는 증명이 된다. 시험 자체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그런 레벨이 될 수 있는 트레이닝을 받는 다는 게 중요하다.

모듈 6.1에서 다루는 내용이 메일로 왔다.


Tal, læs, forstå og skriv dansk på avanceret niveau! Vi træner dine færdigheder i læsning, skrivning og mundtlige præsentationer på et niveau, der svarer til akademisk dansk. Vi læser tekster om videnskabelige emner, bl.a.:

  • grøn teknologi
  • nyhedsformidling
  • arbejdsmarked i forandring
  • aktivisme
  • demokrati

Du får øvelse i forskellige sproghandlinger:

  • at argumentere
  • at perspektivere
  • at ræsonnere
  • at eksemplificere

주제를 보아하니 재미있는 것도 재미없는 것도 있는데, 내 재미로 수업을 듣는다니 보다는 언어 계발을 위해 가는 거니까 꾸역꾸역 가본다.

이번에 반이 두반밖에 안열려서인지 이미 한반은 대기자명단이 생겼다. 내가 등록한 반은 저녁 7시에 시작하는 반이라 그런지 조금 더 늦게 채워지려나 보다. 하나를 픽업하고 밥 먹이고 재울 준비하고 학원에 가려면 7시 반이 이른 시간의 반보다 낫기도 하고 일을 시작하더라도 그게 더 낫다. 겐토프트에 있는 다른 어학원(헬러럽)은 겐토프트시 지원금으로 무료로 다닐 수 있긴 한데, 저녁반은 오후 5시 반에 시작해서 영 부담스럽고 오전반은 하나가 아프기라도 하면 쉽게 빠지게 될 것 같아서 별로다. 그리고 모듈 1, 2를 들어본 경험으로는 좀 루스한 분위기다. 과거에 스투디스콜른으로 옮겼을 때 타이트한 커리큘럼에 대한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기억나서 가급적이면 스투디스콜른에 머무르고 싶다.

8월 14일 시작이니까 부모님 방문하시기 직전부터 시작이다.

논문 디펜스를 앞두고 있을 시기인데, 생각만 해도 타이트하군. 컨퍼런스 발표도 있는데… 그래도 이때 시작 안하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하니까 그냥 무턱대고 등록했다. 저지르고 보면 또 해결이 되는게 사람 일이니 그냥 해보는 거다.

PD3 시험 후기 및 덴마크어 공부 팁

오랫동안 미뤄왔던 덴마크어 시험 PD3를 마쳤다. 한달 전 읽기와 쓰기 시험을 보고 오늘 구술 시험을 봤다. 모듈 6를 듣기 위해 각 부문에서 최소 10점을 받아야 했는데 (학원마다 기준이 다르더라.) 기쁘게도 세 부문 모두 12점을 받을 수 있었다. 하필이면 생일날 시험이 겹쳤는데 잘 마무리한 덕에 선물받은 셈 치기로 했다.

오랜 시간 수업을 들었다 말았다 하긴 했지만, 다 합쳐보면, 주 2회 나가는 걸 1년 반 이상 한 것 같다. 모듈 5에서는 따로 공부할 시간은 없었지만 주어진 숙제는 꾸역꾸역 해갖는데, 쓰기는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 같다. 읽기와 말하기는 그걸로는 부족하다. 내 개인적인 견해기도 하지만 선생님도 모듈 5에 올라왔으면 매일 신문도 읽고 뉴스도 봐야한다고 했다. 또 가급적이면 일상생활에 덴마크어를 쓰고 다큐멘터리나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드라마 등 텔레비전 시청도 다양하게 하라고 추천하더라.

요즘은 좀 덜 읽고 있지만, 남편이 신문을 매일매일 읽는 터라 나도 매일 신문을 꼬박꼬박 읽었다. 한국 신문은 이제 거의 끊었다. 오랫동안 한국 기사를 읽어왔는데, 이젠 그냥 그 시간을 덴마크어 텍스트를 읽는데 할애하고 있다. 읽기는 그게 다이긴 하다.

티비시리즈도 간간히 빈지워칭을 하는데, 정치드라마, 범죄드라마, 부동산 리얼리티 프로그램, 시사 고발 르포, 각종 영화 등 다양하게 방송을 시청한다. 특정 프로그램을 꾸준히 보면 그 분야 어휘가 쌓인다. (시사고발 르포를 보다가 거기서 본 사기를 나한테 치려고 하는 경험도 했다. 얼마나 황당하던지. 하이마트 같은 전자제품 리테일 체인에서 전기 공급자 약정을 특정업체 걸로 갈아타라면서 하는 마케팅과 관련된 거였는데, 토시하나 안틀리고 똑같이 말하는데 깜짝 놀랐다.) 그러다 보면 그걸 사용할 상황도 자주 직면하게 되고 또 쓰다보면 머리에 콕 박힌다. 그런데서 습득한 어휘를 쓰기 숙제에 다양하게 써보다 보면 잘못된 용법은 고치게 되고 잘 된 건 잘 기억할 수 있다.  물론 말하기도 마찬가지이고.

듣기를 늘리는 데는 라디오시청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시각적 자극이나 자막 없이 주구장창 말만하는데, 다양한 사람들, 방언, 주제 덕분에 리스닝과 어휘가 많이 는다. 물론 티비를 많이 보고 옌스나 시댁 가족 및 친척과 덴마크어로만 (아니 한국어도 간혹…) 이야기 하니 그 또한 듣기 연습이다.

말하기는 죽이되든 밥이되든 덴마크어로 얘기하는 것을 강하게 추천한다. 어눌한 말로 이야기하다보면 나를 바보로 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영 신경쓰일 땐, “덴마크어로 이야기하면 어휘가 딸려서 바보같아 보일까 싶어 영어로 말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자꾸 쓰지 않으면 안되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언급을 하곤 했다. 또 내 어설픈 말에 영어로 바꾸는 상대에겐 “내가 도저히 못알아들으면 그때 영어로 하겠으니 덴마크어로 말해주면 안되겠느냐?”라고 부탁을 했다. 간혹은 귀찮은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은 기꺼이 덴마크어로 바꿔주었다. 모듈 3부터는 의사를 만나든 어디에 전화를 하든 거의 다 덴마크어로 하고 중간에 모르는 문장 몇개만 영어로 했다. 어디 콜센터에 연락하거나 관공서 일을 처리할 때도 옌스의 도움은 받은 적이 없는데, 물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자가발전인 셈) 그 덕에 는 건 분명하다. 하나를 임신했을 때쯤 부터는 덴마크사람을 대상으론 영어를 쓴 적이 없는 것 같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영어가 월등히 낫지만, 덴마크어로 똑같이 말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덴마크어 문형이 내 입에 더 붙어있다. 논문 쓰는 것이나 한국인과 대화하는 제한적 상황 외에는 덴마크어로 듣고 읽고 말하는 게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쓰기 수업에선 마지막 한달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길게 써서 많은 문장을 써보고 여기저기서 듣고 읽은 단어를 실험적으로 써보는 데 주력했다. 써보고 틀려보지 않고서는 새 단어의 정확한 용법을 머리에 새겨넣기 힘들다는 게 내 지론이다. 길고 복잡하게 쓴 내용 첨삭하느라 고생스러웠을텐데 불평없이 첨삭해주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마지막 한달에는 실수했던 것들 반복하지 않는 것, 문법 전체 리뷰, 정확한 단어 사용에 집중했다. 그전에 못했던 읽고나서 리뷰를 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하니 모의 시험으로도 점수가 10점, 12점으로 차근히 오르더라.

쓰기를 하면서 문법을 다졌더니 말하기에도 실수가 줄어들었다. 옌스가 올해 5개월동안 모듈 5를 들으며 자잘한 실수들이 엄청 줄었다고 하더라. 물론 간간히 내가 반복적으로 하는 실수에 대해서는 모듈 5부터 옌스가 적극적으로 지적해 준 것도 도움이 되었다.

물론 내 덴마크어는 이제 중상급을 넘은 정도일 뿐이다. 영어와 같은 레벨이 되기위해선 아직 공부를 많이 해야하고 세월도 필요하다. 그건 시간이 해결해줄 부분도 있고 모듈 6를 들으면서 늘릴 부분도 있다.

아래에는 올해 시험을 본 내용 및 PD3 시험 유형을 공유하려고 한다. 쓰기는 문제를 갖고 나와도 된다해서 올 기출문제를 사진으로 찍어서 공유하고, 기타 기출문제라던가 시험정보 링크는 가장 하단에 공유한다.


읽기

  • 주어진 정보지에서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스캔해 정확한 답을 최대한 간결하게 적기
  • 공통의 주제를 가진 두 개의 긴 텍스트를 읽고 3지 선다형 문제 7개에 답하기
  • 한페이지의 짧은 텍스트를 읽고 8개의 빈칸에 채워넣을 알맞은 단어를 4개 선다에서 고르기

쓰기

  • 주어진 이메일에 답잡을 쓰기. 주로 이메일에 감사인사를 하고 이메일 상 질문에 모두 답을 한 후 상대방과 만날 약속 (집으로 초대하거나 밖에서 만날 약속) 잡는 내용을 쓰도록 되어있음.
  • 두가지 주제 옵션 중 하나를 골라서 최소 200 단어에 해당하는 텍스트를 쓰기. 하나는 통계 그래프가 주어지고 다른 하나는 논쟁 거리가 될만한 주제에 서로 상반되는 논거들이 6개 정도 주어진다.
    • 통계그래프의 경우, 이 그래프를 간단히 묘사하고 그 그래프가 묘사하는 상황의 원인을 문제가 제시하는 맥락속에서 분석해야 한다. 논거의 사실 여부는 판단하지 않고 어떻게 논리를 전개하는 지만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그래프와 관련된 가상의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에서 한 대안을 선택했을 때의 장점과 단점을 논해야 한다.
    • 논쟁거리가 주어지는 경우, 해당 주제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간단히 묘사하고 리스트에 주어진 논점에서 한두개 정도에 대해 논평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상의 상황을 주고 그 상황에 대해 논거를 갖고 평가를 해야 한다.
  • 이메일과 주제에 대해 논쟁하는 작문 두가지를 모두 2시간 반 안에서 알아서 시간을 분배해 쓰면 된다. 이메일과 논쟁 작문은 평가 비중이 다른데, 논쟁이 더 중요하다. 선생님이 이메일에 30분 정도만 투자하되 40분을 넘기지 말라고 권하더라.
  • 대부분은 논쟁거리가 주어지는 텍스트를 선택한다고 한다. 통계그래프의 경우 이용 가능한 예시적 논거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또 그래프 묘사는 짧게 하라고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통계그래프 묘사에서 문법적 실수를 하는 게 불편해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 반에서도 나를 포함해 세명이 통계그래프를 선택했는데, 선생님이 우리 반이 특별한 케이스라며 아무도 없는 반도 많단다.
  •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이든 내가 익숙하고 쓸 게 많은 주제를 선택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난 그래프를 선택했는데, 부모의 초산연령 증가 현상에 대한 주제가 나에게 개인적으로 와닿는 주제라 쓰기 편해서 그랬다. 초산연령 증가 현상의 원인, 커리어에 대한 야심을 위해 초산을 30대 후반으로 미루는 현상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평가하는 문제였다.
  • 일반적으로 학원에서는 너무 길게는 쓰지 말고 문법을 틀리지 않도록 쓰라는 것, 고득점을 위해서는 복문이 복잡하게 섥힌 문장들과 고급 어휘를 잘 섞어 쓰라는 것 등을 권고한다. 아무리 문법을 틀리지 않아도 쉬운 문장만 쓰거나 앞뒤 연결이 매끄럽지 않으면 고득점은 안된다고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3가지 논거 정도를 들면서 쓰고 싶은 말을 다 쓰다보면 길어지는 편이라 통상 500-600 단어정도를 쓰곤 한다. 많은 문장을 쓰다보면 다양한 어휘를 쓰게 되고 쉽고 어려운 문장을 고루 섞어 쓸 수 있으며 문장 앞뒤 coherence를 잘 맞출 수 있는 걸 보여줄 수 있다.

말하기

  • 시험은 대충 10일정도의 기간에 걸쳐 치뤄지는데, 자기가 시험을 칠 날짜와 시간은 시험을 치기 최소 1주일부터 약 20일 정도 전에 주제와 함께 알려준다. 6월 4일 쓰기와 읽기 시험의 성적과 함께 말하기 주제와 시험 일정을 통보받았다. 나의 경우 6월 15일인 오늘 오후에 봤다. 보아하니 9시부터 3시 사이에 타임슬롯을 배정받는데, 15분씩 주어진다.
  • 시험은 사실 10분이면 끝난다. 미리 주어진 주제에 대해 2분정도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3분 질의응답을 한다. 세개의 주제 중에 하나를 뽑고 그 주제와 함께 주어지는 두가지 그림을 주제에 연결시켜 1분동안 묘사한다. 그리고 4분동안 질의응답이 이뤄진다.
  • 나는 덴마크의 성인병(여기서는 라이프스타일 질병(livsstilssygdomme)이라고 한다.)과 그 원인과 예방법을 주제로 받았다.
  • 주제 발표에 대한 질문으로는 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누구의 책임이냐는 것을 물어봐서 그건 개인의 책임이지만 덴마크의 공공의료 시스템을 고려할 때 개개인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공공보건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으로 답을 했다. 또 다른 질문은 암도 라이프스타일질병의 하나로 뽑았는데, 왜 그렇냐는 것이었다. 이에 암은 유전적인 이유도 크지만, 나라에 따라 흔히 발견되는 암의 유형이 다르게 분포하며 이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에 기인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위암과 나트륨 섭취, 매운 음식 소비에 대한 예시를 들었다. 아주 짠 음식은 싫어하나 국과 짭짜름한 반찬을 통해 나트륩을 많이 섭취하고 매운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다는 것 등을 이야기했다.
  • 주제 뽑기에서는 미디어를 뽑았는데, 전통적인 미디어를 소비하는 사람과 소셜미디어를 소비하는 사람으로 나뉘어 있는 그림과 집에서 부부가 식사를 하며 태블릿으로 기사를 읽는 그림이 있었다. 그에 대해 묘사를 한 후 받은 질문은 이런 세태의 장점과 단점을 논하라는 것, 그리고 이런 새로운 미디어 활용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하라는 것이었다. 소셜미디어가 토론의 장이 되어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냐는 질문이 연계되었다.
  • 장점과 단점에서 논한 내용을 뒤 질문에서 연결해서 답했는데 난이도가 좀 있었다. 말하기 시험은 묘사에서 출발해 추상적 내용으로 답변의 난이도가 올라가게 되어있기 때문에 이 추상적 질문에 대한 답이 좋아야만 12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 나는 질문에 대해 대충 다음과 같은 답을 했다.
    •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언론을 소비하는 현대의 사람들은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로 언론을 평가하고 상황을 인지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알고리즘에 의해 매우 편향된 정보를 받고 있으며 객관적인 상황 인식이라는 게 매우 어렵다. 사람들이 스낵과 같이 편집된 형태로 뉴스를 소비하고자 하는 행태가 페이크뉴스의 횡행을 도와주고 있어 더욱 객관적 상황 인지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피할 수 없다. 미국의 대선 전 선거결과 예측과 대선 결과에 대한 내용을 예시로 들었다.
    • 소셜미디어가 공론의 장이 될 수는 있지만 모두 흩어져있기 때문에 이를 하나로 묶어주는 형태가 없다면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는 제한적이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선거에 사람들이 열심히 참여하는 등 실질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 총평은 논거를 댐에 있어서 풍부한 예시를 들고 논리적 구성이 좋았으며, 문법적으로도 복잡한 복문을 구성는 것부터 소소한 문법적 요소까지 실수 없이 잘 이야기했다고 했다. 또한 최근의 뉴스 등 시의성 있는 정보를 끌어다 쓰는 거나 풍부한 어휘도 좋았다 했다. 발음은 흠잡을 데 없이 너무 좋았고, 사소한 표현부터 매우 덴마크스러운 표현을 구사해 평소 덴마크 사용이 일상화 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Du er simpelthen så dansk!라며… 대화를 내내 내가 주도 했음도 좋은 요소였다. 12점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시험이었다고 하며 덴마크 사회에 기여하러 와줘서 고맙다는 농담으로 마무리를 했다. 나를 시험장으로 불러들일 때 그 전 응시자와 달리 이름 발음에 망설이길래, 혹시 발음 못해서 이름을 얼버무리는 거냐고 발음 해보라고 놀리면서 시작을 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분위기가 좋았다. 역시나 하인(여기 사람들이 주로 내 이름(HAEIN)을 하인(HA-EIN)이라고 오해하더라.) 이라고 발음해서 그 의미를 설명해주면서 해인(HÆIN)으로 발음해 달라고 정정해줬다.

PD3에 대한 안내문과 과거 기출문제, 구술시험 답안의 점수별 예시 파일은 아래 링크에서 찾을 수 있다. 덴마크어로 되어 있으나, PD3를 볼 사람이라면 이해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시험 안내문

http://uim.dk/arbejdsomrader/danskundervisning-og-prover-for-udlaendinge/danskuddannelse/danskprover-1/vejledninger-om-danskprover

과거 시험 예시

http://uim.dk/arbejdsomrader/danskundervisning-og-prover-for-udlaendinge/danskuddannelse/danskprover-1/eksempler-pa-tidligere-afholdte-prover

구술 시험 답안 예시 파일

http://uim.dk/arbejdsomrader/danskundervisning-og-prover-for-udlaendinge/danskuddannelse/danskprover-1/lydeksempler-pa-mundtlige-karakterer

2018년 5월 쓰기 기출문제

 

 

논문의 첫페이지 작성 시작, 그리고 덴마크어 선생님

아직 분석은 시작도 못했지만, 이제서나마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읽기는 읽어도 막상 쓰기까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나의 이런 완벽주의를 간파한 교수님이 완벽할 필요가 없으니까 우선 써내려가기 시작하라고 해서 그 첫발을 오늘 내딛었다. 그전에 옌스가 ‘논문은 우선 하루에 한장이라도 정해놓은 분량을 우겨넣든 어쨌든 쓰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총 8~90장 쓴다고 생각하면 매일 한장씩 쓸 때 꼬박 세달 걸리는 분량이다. 물론 모델을 만들고 돌리느라 한장도 쓰지 못하는 날도 있을 수 있지만, 또 방법론이나 모델을 돌린 결과를 쓰는 건 이미 고민을 많이 해 놓은 것이거나 드러난 결과를 요약하는 것일 뿐이기에 하루에 몇장씩도 쓸 수 있으니 못쓴 날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너무 바쁘다며 덴마크어를 중단할까 징징댔던 것을 후회할만큼 논문 작성에 덴마크어가 많이 필요하다. 덴마크의 현상을 주제로 잡은 이상 작게는 데이터의 변수명부터 크게는 정부 발표자료까지 많은 자료가 덴마크어로 되어있고, 이걸 구글번역기와 사전으로 들입다 번역해야 했었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사전의 이용은 피할 수 없지만 꾸준히 신문으로 긴 텍스트를 읽는 습관을 들인 덕분에 여기저기 흩어진 많은 자료를 스킴해서 논문에 녹여넣는 게 크게 어렵지 않게 되었다.

덴마크어 수업 모듈 5는 이번이 세번째다. 첫번째엔 나쁘지 않은 선생님을 만났지만, 학업이 지금보다 훨씬 더 바빠서 아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숙제를 제대로 할 여력이 없었다. 그 덕에 복습도 별로 못하고 사상누각같이 대충 대충 덴마크어를 쌓아올리는 기분이었다. 그 상태로 계속 공부하면 PD3면 모듈 6를 듣지 못하게 될 것 같아서 시험을 치지 않기로 했고, 5.2에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두번째에도 나쁘지 않은 선생님이었지만, 나와 맞지 않는 선생님이었다. 시험에 방점을 강하게 찍고 수업하는 스타일이라, 호기심 천국인 나에게는 너무 틀에 꽉 짜여진 수업시스템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두번째엔 5.2도 채 끝마치지 않은 상태로 중단을 결정했다. 대학원도 너무 바빴는데,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로 계속 수업을 듣기도 싫었다.

이번 선생님은 너무 마음에 든다. Einar라는 선생님인데, Studieskolen에서 수업을 들으려는 사람에게 정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선생님이다.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선생님으로 학생별로 강약점을 잘 파악해 그에 맞추어 코칭을 해준다. 수업의 기본적 틀은 유지하되 수업에서 나오는 질문들에 유도리있게 시간을 할당하고 학생들이 뭘 질문하는지를 빠르게 캐치해서 정확하게 답을 해준다. 작문숙제의 경우 한 학생의 작문을 골라서 모든 학생들에게 직접 첨삭을 해보도록 하고, 그 시간 중 직접 해당학생에게 붙어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춰서 첨삭을 해준다. 사실 선생님이 학생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다르게 첨삭해줄 수 있는 내용을 다른 의미로 바꿔주는 경우를 여러번 경험했기에 이런 첨삭교수법은 아주 신선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텍스트를 첨삭하는 것도 아주 재미있고 많이 배울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달았다. 이렇게 수정을 해주니 작문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 수업이 시작된 이래 불과 6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많은 발전을 느끼고 있으니 얼마나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것인가. 삼세번의 시도 끝에 합이 맞는 선생님을 만난 게 너무나 기쁘다. 바빠도 이 수업은 중단하지 않고 계속 해서 끝장을 봐야겠다. 마침 PD3 시험 신청도 끝났으니까.

진작 이 선생님을 처음부터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그런 사람은 진짜 행운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뭐 다 지나간 일이고, 지금부터 더 박차를 가해봐야지.

언어 공부에 있어서 발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내게 가장 오래된 취미는 언어공부다. 스트레스를 간간히 받지만서도 어려서부터 지금껏 꾸준히 즐겨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언어공부. 아빠는 나보고 언어학을 하면 잘 맞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간간히 하셨는데, 내 생각에도 그랬을 거 같다. 다만 밥 벌어 먹고 살기 꽤나 빠듯할 것 같다는 생각에 그 쪽으로 갈 생각은 들지 않았고, 이정도로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 언젠가 싫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굳이 업으로 삼지 않아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영어에 대한 호기심은 기억이 나지 않는 때부터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기억 나는 건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읽지도 못할 영어 원서 아동서적을 샀던 경험이다. 사실 내 나이 또래 애들이 읽을 법한 책을 영어도 모르는 내가 샀으니 읽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또 초등학교 때 해외에 잠시 살다온 친구들에게 엄청난 호기심을 가졌던 게 기억난다. 특히 기억나는 건 상민이라는 아이. 짝궁이었는데 그 애가 미국에서 살다왔다는 것을 알고 이것 저것 말해보라면서 엄청 귀찮게 굴었던 게 기억난다. 그러다가 좋아하게 되서 더 귀찮게 했던 것 같다. 사촌이 미국에 가서 잠시 살았던 것도 이유였을까? 영어를 잘 하고 싶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가 동네에 생긴 작은 영어학원에 오빠와 함께 보내주셨다. 그때만 해도 회화학원이라는 게 거의 없던 때였는데, 주한 미군 남편을 둔 미국인 여자분을 선생님으로 해서 파일럿 반을 열었던 모양이다. 거기에 나와 오빠, 고위, 도위라는 형제, 그리고 2명 정도 더 있었는데 (세상에. 성은 몰라도 이름은 아직도 기억나는 악몽의 고위, 도위 형제.) 시작은 오붓했던 것 같다. 그런데 선생님이 나에게서 무슨 싹을 본 건지, 어느날 내 어깨를 붙들고 student를 계속 발음하도록 시켰다. 스튜던트, 스튜던트 하고 계속 발음할 때마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다시 들어보라고 하면서 또박또박 말해주셨는데 갑자기 아하! 하는 순간이 왔다. 이 새로운 충격. 이 날을 계기로 내 발음에는 천지개벽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갑자기 원어민 발음에 가까운 발음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고 했던가. 고위, 도위 형제 뿐 아니라 오빠까지 합세해 발음 문제로 따를 당했다. 그게 싫었어도 영어를 배우는 게 너무 좋아서 열심히 다녔다.

중학교 때 3천명이나 되는 학생으로 버글거리는 명일여중을 다녔는데, 거기에 서울시 전체 중학교를 대상으로 5명의 원어민 교사를 시범사업처럼 파견하는 일이 있었다. 1학년 5개 학급을 대상으로 (총 17개 학급이었는데) 레베카라는 젊은 여선생님이 배정되었는데, 운이 좋게도 우리 반도 이에 해당되었다. 덕분에 영어를 조금이나마 또 써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고등학교는 외고를 다녔던지라 영어와 전공언어인 중국어를 배워야 했는데, 언어학습에 대한 호감은 이때부터 커졌던 것 같다. 엄마 아빠가 항상 언어는 도구라고 하셨던 탓에 이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도구인 만큼 항상 가까이 해야한다고 하셨기에 참 열심히 했었다. 이때부터 시작한 게 녹음해서 발음 교정하기였다. 어디서 들었던 걸까? 자기 목소리를 녹음해 들으면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정말 다르다는 것을. 오성식의 팝스잉글리시였을까? 그건 기억이 나지 않는데, 마침 오빠가 더이상 쓰지 않던 워크맨을 내가 빌려다가 녹음 기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문제집을 풀면서 지문을 읽을 때 그냥 읽는게 아니라 소리내어 읽으며 녹음하고 그걸 들으며 발음을 확인하곤 했다. 귀로는 원어민의 발음을 기억하고 있었으니, 내 발음과 원어민 발음의 차이를 메워보고자 뭔가 이상하게 들리는 단어는 적게는 한두번에서 많게는 수십번까지 다시 연습했다. 가장 어려운 발음은 elderly에서 처럼 rl이 겹치는 거라던지, ee나 ea처럼 입을 옆으로 쫙 찢어서 발음해야 하는 장모음 등이었다.

영어를 그렇게 하다보니 중국어도 그렇게 하게 되었고, 한자를 잘 못외워서 그렇지 말도 곧잘 하게 되었고 발음도 좋아졌다. 고등학교를 끝으로 중국어를 놔서 그렇긴 하지만, 스키캠프에서 만나 친해졌던 중국친구 짱펑과 국제전화 및 편지 교환을 통해 실력을 많이 늘리게 되었고 한때는 중국어 실력이 영어보다 좋았던 때마저 있었다.

취직해서 바쁘다보니 오랫동안 더 많은 언어를 공부하긴 어려웠지만, 그간 마음만 두었던 불어가 계속 눈에 밟혀 KOTRA에 다니던 동안 불어 공부도 1년간 했다. 매일 최소 한시간씩 꾸준히 하며 전화 불어도 하고, 프랑스 친구와 언어교환도 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더니 나름 대화도 어설프게나마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발음은 어찌나 중시했는지, 언어교환하던 친구도 네 언어 실력과 발음간에는 아주 큰 격차가 있다며, 발음만 잠깐 들으면 불어 잘하는 줄 알겠다고 농을 했다.

덴마크 오면서 불어는 다시 내려놓고나니 덴마크어에 눌려서 불어는 이제 거의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쉽다. 불어는 나중에 덴마크어 공부가 끝나면 다시 배우는 것으로 해야지. 아무튼 불어에 이은 언어는 덴마크어였다. 옌스 만나기 전까지 배울 일 없다 싶으면서도 동료에게 이런 저런 발음만 조금씩 배워두고 있었다. Rød grød med fløde 이라는 외국인들이 모두 하기 힘들어한다는 이 tongue twister를 열심히 연습한다던가, 일방통행이라는 뜻의 ensrettet 표지판을 볼때마다 읽어댔다. 이런 발음에 대한 나의 열정을 아는 옌스는 발음 교정에 적극 동참해주었고, å라는 모음을 정확히 읽을 때까지 1년 반동안 수없이 고쳐주었다.

언어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각자 언어 공부에 대한 원칙이 있겠지만 나에겐 발음이 첫번째 중요 요소이다. 발음은 굳어지면 굳어질 수록 교정이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고 또 그렇게 해서 발음이 좋아지면 듣기가 많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발음이 나쁘다고 해서 언어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소통의 도구이기에 발음이 아주 심각해서 원어민이 못알아들을 정도가 아니라면 발음보다는 컨텐츠가 중요한 건 분명하다. 그러나 학습의 관점에서 발음이 좋아지면 귀가 빨리 트인다. 귀가 빨리 트이면 학습의 방법이 다양해질 수 있다. 라디오도 듣고, 영화, 텔레비전도 보고. 그리고 내 말을 상대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으니 못알아듣는다고 속상해하는 기간을 최대한 짧게하고 일상생활에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자꾸 그렇게 연습하다보면 모르는 단어를 봐도 사전을 찾아보기 전에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대충 감이 잡히고, 사전 찾아보면 내 추측이 맞는 경우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제는 예전처럼 자주 녹음해서 듣지는 않지만, 몇개월에 한번 씩 발전상황을 점검해보고자 녹음을 해보곤 한다. 오늘 5~6개월만에 신문 아티클 하나는 읽어보고 들어보니 지난번에 있던 실수들은 거의다 없어져서 이제 외국인 액센트가 거의 없어졌더라. 남편이 아주 간혹 몇 단어에서 느껴지는 거 빼면 발음만으로는 원어민 같다고 하더니 드디어 발음은 거의 완성이 된 것 같다. 3년 반에 가까운 시간이니 길다면 길 수 있지만, 영어에 비해서는 훨씬 빠른 시간내에 도달했다. 그리고 주로 뉴스를 많이 듣고 공부한 발음이라 또박또박 듣기에 좋은 발음이라는데 듣기에 좋았다.

솔직히 국제결혼을 할 때만 해도 내가 이 사회에서 이 나라 말 잘 해가면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안한 건 아니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진 정해진 건 없지만서도 이 나라 말 잘 하고, 사람들 속에 잘 녹아들어 사회에 짐 되지 않는 인간으로 살 수 있는 데 문제가 없겠다는 걸 확인 한 작은 순간이다. 살다보면 중간 중간 vulnerable해질 수 있기에 스스로에게 작은 확신 같은 것을 줄 계기 같은 것이 필요한데, 아직 취업시장에 나서지 않은 나에게 언어는 일종의 최면술 같은 거다.

언어 공부엔 왕도가 없이 무지막지하게 열심히 하는 것 밖엔 방법이 없지만, 열심히 하는 게 책만 파야된다는 게 아니라 놓지 않고 계속 해야한다는 것이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생각한다. 요즘 덴마크어 어떻게 공부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이것 저것 잡다하게 들려주다보니 그 핵심엔 1. 발음 연습과 (발음 연습 하는 게 따로가 아니라 공부하면서 같이 하는 형태의 연습), 2. 모르는 컨텐츠라도 시간을 많이 내서 시청하기 (드라마, 영화, 뉴스, 토론 – TV/라디오 형태), 3. 하루에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게 아니라 더이상 해당 언어로 대화하기에 뇌에 부하가 걸릴 때까지 그 언어로만 대화하기, 4. 혼잣말 할 때 (속으로든 겉으로든) 그나라 말로 말하기. 5. 자기 전엔 신문 읽기 등이 있는 것 같다.

아직 내 덴마크어엔 갈 길이 멀지만 이제 중급은 거의 졸업한 것 같다. 사실 오늘 녹음을 해서 들어본 이유가, 요즘 덴마크어로 남과 대화하는 데 거의 문제가 없어진 것 같아서였다. 언어의 발전이 계단식으로 이뤄진다는데 그 한 계단을 더 올라선 것 같다.

옌스가 이제 덴마크어만 하지 말고 자기 한국어 더 열심히 도와주란다. 내가 바쁘다고 자기 한국어 안도와준다면서 투정을 하는데, 정신 차리고 열심히 도와줘야겠다. 물론 내 살 길도 찾아가면서.

Hannah startede i vuggestuen!

 

Hannah er nu lidt over 10 måneder og kan meget mere end før. Det føles som om, hun har været sammen med os for altid, selvom der kun er gået 10 måneder. Tiden er gået meget hurtigt. Det er meget sjovt, at det føles sådan, fordi jeg nogle gange klagede over, at tiden gik rigtigt langsomt efter fødslen. Måske var det fordi, det var ret fysisk hårdt at passe et lille barn, der ikke kunne gøre så meget selv. Jo hun kan stadig ikke så meget – hun er kun 10 måneder – men hun er ikke længere bare en baby. Hun er næsten en tumling!

Hun startede officielt i vuggestuen i går, hvis jeg ikke regner det første uofficielle besøg i mandags som den første gang. Det gik udmærket. Hun havde det sjovt og kravlede hele vejen rundt i vuggestuen. Hun så ud, som om hun godt kunne lide at lege med andre børn eller i hvert fald at være sammen med dem.

Nogle gange kunne jeg mærke, at andre børn udviste lidt aggressiv adfærd, mens pædagogerne ikke kunne mærke det på situationen. Der var, for eksempel, en dreng, der var lidt aggressiv generelt og skubbede Hannah og trådte på hendes fod. Jeg blev nødt til at sige, at han ikke måtte gøre det, og tog hende væk fra ham. Men det kan altid ske, og jeg kan ikke være der altid for at beskytte hende fra den slags situationer. Der er mange af mine venner, der selv har børn, som har fortalt mig, at jeg skal vænne mig til at se hende komme hjem med nogle skader i forskellige grader, store eller små. “Det gør ondt at se hende blive skadet, men det er den måde, man vokser op på.”, sagde de. Ja. Der er også det udtryk, at man bliver klog af skade. Hun vil også blive klog på den måde. (Men det er jo nemmere sagt end gjort!)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할 시기

대학원 동기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파티를 프로그램 책임교수의 예산협조를 받아 동기들끼리 주최했다. 하나를 데리고 가서 두어시간 있다가 왔는데 오랫만에 동기들을 만나서 학업과 취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니 기분이 참 좋더라.

내가 학업이 그립다고 하니 교수가 한말 하나는 커리어는 언제고 꾸릴 수 있지만, 지금의 아기와 보내는 시간은 단 한번밖에 없다는 것. 마음에 담아둘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건 그거고, 다시 돌아갈 학업을 위한 준비는 필수불가결한 것. 어려운 논문을 잘 끝내고 디펜스중인 친구들을 보니 나도 자극을 받아 미루고 미뤄왔던 데이터 서칭 작업을 시작했다. 크게 두가지 데이터가 필요한데 하나는 교수가 이미 갖고 있는 것이고, 하나는 GIS 데이터인데 로스킬레시청에서 자료를 갖고 발행한 보고서를 보니 데이터를 구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출산 전에 논문 작성을 위한 타임라인을 작성해본 적이 있었는데 간만에 그걸 들여다보니 11월에 시작하면 딱 맞는다. 그러나 이보다 미리 시작해서 손해볼 건 없는게, 내 담당교수가 정말 똑똑하고 능력있는 교수인 건 맞는데 시간이 없어서 미리미리 열심히 쫓아다니지 않으면 원하는 지도를 시간내 받을 수 없을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 오늘 필요한 자료에 대한 요청메일들을 보내놨으니 뭐라도 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항상 그렇지만 시작하기까지가 부담스럽고 막상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면 일은 풀리게 되어있다는 것. 조급한 마음은 버리고 한걸음씩 나아가 봐야겠다.

한국 갔다오면 비자 연장, 하나 보육원 보내기, 대학원 및 덴마크어 공부 재시작 등 할 건 많은데 마음만 바쁘다. 한국가면 엄마아빠 도움받아 조금씩 다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한국 갈 날도 3주도 안남았는데, 이것저것 준비해야겠다.

논문 프로젝트 시작

출산 및 육아휴직때문에 논문의 공식적 시작은 2018년 2월부터지만 교수의 너그러운 배려 덕분으로 Contract sign 없이 미리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첫 미팅은 잘 끝났다. 이렇게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논문을 쓸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의외로 주제 뽑는 문제가 스르륵 풀려버려서 이제는 데이터 수집하고 준비해서 쓰기 시작하면 된다. 덴마크어로 된 자료 수집도 필수불가결한 거라, 교수가 덴마크어 어느 정도 하는지 물어봤는데, 사전 써가며 신문 읽을 정도 된다고 하니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정부 보고서가 덴마크어로만 된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논문 키워드는 헤도닉 모델, 홍수이다. 계량경제학, GIS, 헤도닉 모델을 열심히 파게 될 것 같은데, 하나가 얌전한 아기로 잠을 많이 자주면 조금 더 미리 많은 것을 할 수 있어 홍수피해방지책에 대한 CBA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 그 건 번외로 하고 논문은 범위를 조금 더 줄여서 컴팩트하게 가려고 한다.

쿨한 교수와 함께 하게 된 것도 좋은데, 교수가 이 주제대로 나오면 정말 cool할 것 같다고, 덴마크에 없는 자료를 만드는 것이니 여러 지방정부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서 더 좋았다.

논문이란게 이렇고 시작하다가도 여러가지 장벽을 만나 꼬여 방향을 틀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지만, 사람들이 한결같이 우선 쓰기 시작해야 한단다. 그래야 고칠 게 있지, 쓴 게 없으면 고칠 수도 없단다. 맞는 말이다. 지난 번 소논문 쓸 때도 쓴 게 없으면 지도교수도 도와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고, 실제 그를 피부로 느꼈다.

아직 하나가 나올 때까진 시간이 있으니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봐야겠다. 읽을 거리들도 읽어두고, 뇌도 계속 깨워두고.

교수가 카페에 데려가 옆에 재워두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라떼 아기”이면 미리 일하기 수월할 것이고, 그게 아니라 끊임없이 소리지르고 우는 아이면 애를 보육원에 보낼 때까지 일하는 건 거의 포기해야 할 것이란다. 그래서 한국 갔다와서 한 9~10월때쯤 애를 보육원에 보내려한다 했더니, 자기네도 9개월 때 보냈다며 그때 보내기 괜찮은 때 같단다. 애가 스스로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하는 타이밍이라 그런대로 보낼만 하다고. 그전에 보내면 그런 소통 자체가 어려우니 혼자 거의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좀 많이 안쓰럽다고. 그렇게 애를 보내기 시작하면 좀 본격적으로 일 할 수 있을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도 해준다. 중간에 언제고 연락하고 찾아오란 말을 더하며.

마음이 편해졌다. 집에 오는 길에 우체국에 들러 연하장도 부치고 나니 뭔가 한 해를 거의 마무리한 느낌도 들고. 하나가 좋은 타이밍에 와줘서 삶이 조금 더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이는구나 싶어 고맙기도 하고 좋다. 비가 와 날은 참 우중충하지만, 바나나와 아몬드, 고지베리를 넣고 따끈하게 오트밀을 끓여먹었더니 마음도 푸근하다. 조금 있다가 오후에 옌스와 함께 산모교실도 다녀오고 하루를 잘 마무리해야겠다.

새 블록의 시작 – 이 산뜻한 기분

항상 이렇게 시험이든 뭐든 한 템포 끊어주고 새로 시작하는 이벤트가 있는 것이 정신건강에 참 유익하다. 시험이 다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기분은 어찌나 산뜻한지. 아침에 일어나는 마음도 가볍고, 학교 가는 발걸음도 날아가는 듯 하다. 땅에 구르는 낙엽조차도 이쁘고,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절로 웃음으로 인사를 하게 된다. 내가 웃음으로 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엄청 뚱한 표정을 멈추고 밝은 웃음으로 답하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될 때면 그 기분은 더욱이 좋다. 힘찬 발걸음으로 이번 학기 첫 수업을 들어갔는데, 수업 전 리딩을 마치고 가는 여유에 더욱 힘이 났었다. 과목이 하나 뿐이라 마음에 부담도 적고, 농업경제학의 Head of studies인 교수가 가르치는 Economic Efficiency and Benchmarking 과목은 교수의 오랜 경력과 민간과의 많은 공동프로젝트 경험 덕분인지 설명이 아주 명쾌, 명료했다. 생산 단위의 성과 측정은 과거 근무했던 은행에서나 KOTRA에서나 모두 KPI로 대변되는 단순한 성과측정방식에 기대고 있었기에 이보다 더 advanced한 성과평가 방식인 Data Envelopment Analysis와 Stochastic Frontier Analysis가 어떤 식으로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할지 궁금하고, 따라서 수업도 매우 기대가 된다.

행정적인 업무들도 미루지 않고 제때 처리하고자 국가에서 지급되는 학업지원금 SU를 육아휴직 기간에도 받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학교 SU 담당 사무실과 우리 SCIENCE faculty 학생서비스 사무실 모두에 질의해두었다. 정부에 육아휴직 기간 중 추가 SU를 수급받는 건 온라인으로 쉽게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답변을 받았는데,  이 기간 중 학적 처리 방식에 대해 학교 규정이 매우 애매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자세히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달라고 보내두었다.

논문 주제도 결정하고 수퍼바이저도 대충 정해둬야 출산 및 육아휴직 기간에 천천히 시작할 수 있어서 희망 교수에게 여름에 미리 운을 띄워두었는데, 이 또한 구체화를 시켜야겠다 싶었다. 지난 주 세미나가 있어서 겁먹지 말고 빨리 착수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해두었는데, 뭘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만 하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은 나같이 쉬는 기간이 없으니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그걸 보고 있으니 나도 자극이 되어 오늘 도서관에 앉아 이것저것 리서치를 하기 시작했다.

어떤 방법론으로 접근하고 싶은지만 정해져 있었는데, 바로 Environmental amenity/characteristics에 대한 economic valuation을 Revealed preference method를 통해 하고 싶다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환경의 어떤 요소를 평가하고 싶은건지가 모호했고, 뭘 하고 싶은지가 애매했다.

그러다가 지난 학기에 코펜하겐 시와 컨설팅 코스에서 협업을 했던 프로젝트가 기억이 났다.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해서 했던 프로젝트로, 해수면 상승과 발틱해 상류에 폭우가 쏟아져 북해로의 유량 공급이 증가할 경우 발생할 Storm surge에 코펜하겐 시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에 대한 것이었다. 홍수 피해에 대한 Economic valuation을 하면 어떨까 싶었다.

Revealed preference method과 GIS를 결합해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내 희망지도교수의 이메일을 찾으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기후변화적응 스페셜리스트라는 타이틀도 있는게 아닌가. 뭔가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예감이 좋았다. 내 관심 방법론과 분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뭔가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느냐고, 주제 분야 토론을 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더니, 아주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 논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많다고.

뭔가 움직이기 전엔 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크고 뭐부터 해야할 지 잘 모르겠는데, 막상 손과 발을 움직여 구체화하려면 의외로 실타래를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의 느낌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6개월동안 하나만을 파야 하는 논문은 자기가 관심있는 주제가 아니면 중간에 막혀서 허우적 거리고 지치기 십상이라는 이야기를 주구장창 들어왔다. 또한 교육을 마치고 처음으로 구하는 직장은 논문과 연계되서 구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 전략적인 요소를 고려해 어떤 방법론을 택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 또한 들어왔다. 그래서 중요하다는 생각에 부담감만 백배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시작은 쉽게 풀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좋은 석사 논문들 보면 정말 큰 연구를 수행한 것들을 보았기에 그 과정 자체는 절대 쉬울리가 없다는 건 안다. 그러나 긴 시간 꾸준히 시간과 과정을 관리해가며 차근차근 나아가야 하는 길을 생각하면 좋은 시작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번 여름학기 수업을 들으며 여름방학이 짧아진 것과, 여름학기/가을학기 간 한주간의 방학도 없다는 것에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내 희망 지도교수와 연결의 끈을 갖게 된 것과, 그 때 고생한 덕에 지금 한과목만 들으며 논문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시간 여유가 조금 더 있기에 신문과 방송도 봐가며 덴마크어 학습도 병행할 수 있기도 하고, 출산 준비도 조금씩이나마 할 수 있을 테니 그 또한 좋은 일이고.

대학원 수업으로는 마지막이 될 블록을 맞아 시작부터 예감이 좋다. 나머지 기간동안도 잘 해서 논문 전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고, 논문 시작의 초석을 잘 닦을 수 있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고 행복하겠다. 오늘 아침, 3가지 조건이 만족되어야만 볼 수 있다는 불타는 아침 일출 하늘을 보았는데, 이 또한 좋은 시작을 알리는 그런 징조인 것만 같아 (뭐 그런거 안믿지만…) 더 기분이 좋다.

Master thesis seminar at IFRO, KU SCIENCE

There was a master thesis seminar for IFRO students at KU SCIENCE today. Heads of studies, who organized the seminar, said it was the first time they tried this type of introductory seminar for master’s programme students.

It was a very productive seminar to understand what we should expect and know in the process of thesis writing in the following semester. I will take my maternity leave for most likely a year starting from next semester, therefore, the process will start a year after. But no matter when I start writing my thesis, it was very good to know answers for following questions: how I should approach potential supervisors; how I should formulate idea and research questions when not knowing too well what to write about; how I should deal with problems such as poor research results turning out to be crappy due to low quality data or insufficient data; whether I can have a head start during the maternity leave without signing on a formal contract with my future supervisor.

The most relieving fact was that it is okay to come up with bad research results. Bad research results can produce a good master thesis depending on how to communicate the results in the paper, e.g. why the expected outcome based on theory is not observed in our empirical model; what it would have looked like if we had different datasets; what are the limitations of models that we used. If that is the case, we would not be able to publish our thesis in a journal, but what can we do if we encounter this situation? There are always risks of ending up in this situation. But this is not a professional researcher’s article that has to be published, but an outcome of a learning process to present what we have studied and found, and what we have learned from this.

Students who just finished their theses and defenses came to share their experience throughout the whole process of writing: how they started from the scratch; how they found their supervisors and group members in case of writing in groups;  how they dealt with situations like being stuck in the middle of different types of problems; importance of time management. It was good to know that not knowing where to start was not rare and a lot of other fellow students shared the same fears that I had.

It will be a challenging journey to conduct an independent project for six months. It is a long enough period of time to feel loneliness while tackling this big vague monster that we have to deliver at the end somehow. Hence, it is good to know what to expect, how to do, and so forth.

After the seminar, a small discussion and networking session with researchers at IFRO, who can provide us some guidance and offer potential project ideas. As I only had a vague idea about what kind of scientific methodology that I wanted to master with this thesis project, I stayed with our head of study, Søren, asking him some extra questions together with my fellow students. Discussion shed more lights on what I should do later on, e.g. where to browse relevant studies to inspire my own project, how to contact researchers before writing a formal contract with them.

The discussion was continued by some chats about the university reforms, PhD positions and fundings for PhD, and job prospects as an environmental economist. Well, the university reforms and budget cuts affecting PhD funding from research foundations are not favoring us at the moment. What Søren said is that PhD funding is very cyclical and now it is in its downward cycle. Arghh… Anyway, I could ask him many questions that I was curious about but did not ask before, as I did not pursue to find the time to have a meeting with him.

The seminar and following discussions lasted about two hours and a half and, in the end, it was very satisfying. I hope more could have come and joined us today, as some could not make it.

나의 덴마크어 학습방법

모듈 6를 꼭 듣겠다는 마음으로 Prøve i Dansk 3 시험을 계속 미뤄왔다. 모의 시험으로만 보면 우수한 성적은 아니더라도 이미 통과할 수 있었던게 벌써 7~8개월 전이니까. 읽기, 듣기, 구술, 작문 시험 모두 10점 또는 12점을 받아야 모듈 6를 들을 수 있기에 완전히 준비될때까지…라는 마음으로 오기를 부려왔다. 6개월을 쉬고 다시 등록했다가 4번 나가고 수업에 다시 나가지 않았다.

대학원 공부만으로 정신적으로 벅차졌고, 새로운 선생님은 시험준비에만 몰입해 수업을 진행하는 탓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열심히 배우면 시험은 따라오게 되어있다는게 내 시험 공부의 지론이다. 그래야 시험성적과 언어의 수준이 따로 놀지 않게 되어 있으니까. 이런 건 어떻게 표현하느냐고 물어보면, 그런건 시험에 중요하지 않다고, 시험에 복잡한 문장 쓰지 말고 간단히,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게 적당한 문형을 활용해서 쓰라고 하더라. 같은 모듈 5 선생님인데도 그 전 선생님과는 너무 달랐다. 빠르게 의욕을 잃고나서는 안그래도 큰 마음 먹고 가야하는 덴마크어 수업이 멀게만 느껴졌다.

그렇다고 덴마크어 공부를 안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그냥 나 하고 싶은대로 공부하다가 나중에 시험 치고 싶을 타이밍 직전에나 학원에 다시 가야겠다.

그래서 하는게 닥치는 대로 방송을 보는 것이다. 드라마, 뉴스, 다큐멘터리 등. 집에 TV가 없어서 인터넷으로 국영방송인 DR (Danmarks Radio)만 시청할 수 있다. 처음엔 자막을 주로 깔고 보다가 요즘은 자막 없이 보기도 한다.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는 방법이라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본다.

신문 기사를 하나 정해서 필사를 하며 모르는 단어를 찾는다. 예전엔 대충 이해하면서 읽었다 하면 이제는 완전히 이해하려고 읽는다. 짧은 기사야 금방 읽지만, 신문 양면을 꽉 채운 특집기사는 다 읽는데 두시간 이상 걸린다. 긴 기사를 읽는 건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반복되는 어휘가 몇 개씩 꼭 있어서 그런 단어들을 외우기 좋다. 그리고 이런 기사는 일반적으로 중요한 경우가 많아서 덴마크 사회와 정치, 문화 등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영어를 배울 때부터 느낀 건데, 내 발음이 정확해야 상대 말이 들린다. 우리말 식으로 발음을 해석하지 않고, 원어민을 귀찮게 해서 내 발음과 상대의 발음의 차이를 찾아내서 같게 만들면, 상대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귀가 트이는 속도의 차이는 내가 얼마나 그 발음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물론 그걸 인지해도 발음으로 복제해내지 못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걸 해내면 귀가 금방 트인다. 그런데 단어 하나하나의 발음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걸 문장으로 엮었을 때 어디에 강세를 두어야 하는지, 어떤 발음은 흘리게 되는지 등도 알아야 그게 대화로 옮겨졌을 때도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듯이 어느 나라 말이든 한 음절 음절 똑똑히 발음하며 대화하는 언어는 설령 있다 하더라도 많지 않을테니까.

예전엔 옌스로부터 인터네이션 교정을 많이 받았다. 신문 기사나 책 등을 한 문장씩 읽어가며 강세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걸 잘 못하면 상대가 내 말을 잘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기도 한다. 그게 엄청 도움이 되서 이제는 새로운 문장을 읽거나 말할 때 큰 오류 없이 문장 속 중요 어휘와 문법적 요소를 찾아 강세를 바르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발음이나 강세로만 놓고 보면 외국인이란 느낌이 크게 들지 않는다고 할 정도니 이 부분에 내가 얼마나 공을 들여왔는지 알 수 있다.

2014년 8월 중순부터 덴마크어를 배우기 시작했으니 이제 2년 3개월이 되었다. 조금 독학으로 찾아 읽은게 5월부터니까 그것까지 치면 2년 6개월. 대충 2년 정도 지나서부터 유럽 언어공통기준으로 중급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 그런데, 언어가 중급 이상으로 늘기 시작하면 더이상 타인 주도의 학습으로는 큰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자기가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초급이나 중급에서는 조금만 해도 느는 자기의 말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쉽게 할 수 있는데, 고급부터는 미묘한 문장 구성과 내용의 발전, 어휘의 배가 및 활용도 증진, 언어 구사의 능숙함 등에서 늘어나는 거라 하루가 다르게 느는 것을 느끼기엔 어렵다. 따라서 스스로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고 당근을 주지 않으면 꾸준히 하기 참 어렵다.

덴마크어 수업을 쉬는 동안 드라마 보고 띄엄띄엄 신문 좀 읽는 것 외에는 열심히 안했는데, 대학원 슬럼프 3주간의 기간 동안 지난 시즌 재상영이나 새시즌이 시작된 드라마 3개와 저녁 뉴스를 열심히 봤다. 완전 딴짓은 아니라는 자위를 하며. 그런데 그게 듣기에 도움이 되는게 새삼 또 느껴지니까 또 다시 동기부여가 되더라.

마지막 블록은 어려운 과목 하나만 들으면 된다. (옌스가 듣더니, 그거 어려운 수업인데… 란다. 왠지 더욱 오기가…) 그러면 남은 시간엔 덴마크어를 내 나름의 방식으로 공부하려한다. 그리고 옌스가 책 한권을 다 떼서 그 책에 있는 표현을 갖고 이야기 몇 편을 써달라 한다. 대화체 이야기, 서술형 이야기 등 섞어서. 이미 대화체 한편은 썼는데, 옌스도 참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열심히 한다. 이제 간혹 전화통화 하면 한국어로만 대화하거나, 산책 나가있는 동안엔 한국어만 쓰기 등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예전 내가 덴마크어를 배우던 초기에 쓰던 방식인데, 그게 참 도움이 되었다. 옌스가 나 말고 한국어라곤 쓸 데도 없는 환경에서 완전 독학으로 이만큼 온 게 놀랍다.

서로 주고 받거니 하면서 양쪽의 언어를 배우는 건 즐겁다. 고맙기도 하고. 서로의 언어를 공부하는 모습을 하나가 보면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공부하는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언제 내 덴마크어가 원어민 수준으로 올라갈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3년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거라는 낙관을 해본다. 2년 뒤엔 취업시장으로 나서야 하는데, 일할 수준으로는 충분히 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나이 들어 영어 말고 제2외국어를, 특히 덴마크어를 배워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게 꼭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