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활 종료 단상

오늘 합격통보를 받고 세시간만에 합격통보 이메일이 왔다. 그에 대한 승락메일을 보내면 계약서 사인은 아직 없어도 서로에 대한 구두 계약이 완료된 것이므로 기존 직장을 다니는 경우 이 메일을 근거로 사직 통보를 해도 된다는 메일이었다. 계약서는 기존 이력에 대한 경력증명서를 다 보내고 난 뒤 만들어지는데, 근무시작일로부터 한달 이내까지만 작성될 수 있도록 서류를 준비해주면 된다고 한다. 즉 고용주의 계약서 교부 의무기간은 근로시작 한달 이내까지인가 보다. 

이 합격통보메일이 안올 줄 알고 면접을 보러가려했는데, 이미 이를 받고 이에 대한 승락메일까지 보냈으니 면접을 보러가는 건 잘못된 일이라 연락처를 찾아서 이메일로 내일 면접 못가게 되었다고 통보 메일을 보냈다. 

기쁜 마음에 옌스에게, 그리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시부모님에게도 연락을 드리고 덴마크에 사는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소식을 알렸다. 하나에게도 (알아 듣지야 못하지만) 엄마 취직했으니 축하 뽀뽀를 해주겠냐고 물어봤다. 다른 거에 집중하고 있어서 반응이 없는 듯 하더니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하며 일어나더니 뽀뽀를 하라며 자기 볼을 내주더라. 뽀뽀를 받지는 못했지만 해줄 기회라도 주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뽀뽀를 해줬다.

새로운 교육을 받아 전문직으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탓에 경력인정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23개월을 경력으로 인정해준단다. 공무원이라 그런지 월급 수준은 기대이하이다. 그래도 아이 엄마로서 주당 근로시간이 5-60시간씩도 될 수 있고 고객 데드라인이 끊임없이 있는 컨설팅 업계보다는 급여가 낮더라도 근로형태가 좀 더 유연할 수 있는 공공부문이 더 끌렸었다. 덴마크도 대부분 엄마가 아빠보다 커리어를 많이 희생하는데 실제 옌스가 나보다 커리어면에서 이미 안정적이고 좋은 위치에 있으니 내가 좀 여유가 있는 직업을 구하는 게 맞기도 했다. 그래서 옌스도 내가 공무원이 된 걸 매우 좋아하더라.

사기업에서 경력을 시작해 준공무원 생활을 오래하고 나서 이제는 공무원이 된 게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은 우습다. 남의 나라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게 될 줄이야.

내년 초까지 남은 기간, 덴마크어 남은 오럴시험도 보고 통계프로그램 연습도 하고, 친구 만나고, 크리스마스 명절 보내고 하면 정신없이 시간이 갈 것 같다. 5주밖에 안남았네. 흐미. 진짜 즐겨야겠다!

드디어 취직…

오눌부로 졸업 디펜스를 한지 딱 삼개월이 되었다. 삼개월이 실업 기간 후 취직이 되었다. 내년 1월 3일부 출근. 계약서에 사인은 해야하지만 어차피 공무원 월급은 협상 여지가 별로 없으니 그냥 받아들일 계획이다. 일이 너무 재미있을 거 같아 엄청 기대중이다. 요즘 이력서를 내면 면접에 대부분 불러줘서 예감은 좋았지만 또 이렇게 확장되고 나니 너무 좋다. 내일 볼 면접이 하나 더 있는데 연락처도 없고, 옌스도 그냥 가서 보라고 해서 분위기나 볼 겸 가련다. 일이나 여러 면에서 오늘 된 곳에서 꼭 일하고 싶으나 또 다른데 봐서 나쁠 건 없으니까. 연말 따뜻하게 편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 ㅠㅠ

시간외 수당이라는 신선한 충격

이번 프로젝트는 시간당 페이를 받게 되어 있었다. 난 당연히 칸설턴트식 페이를 생각하고 그냥 시간 곱하기 계약된 시간당 페이를 주려거니 했다. 일한 시간 내역과 일의 내용을 정리해서 보냈더니 야근과 주말수당을 고려해서 주는 게 아닌가. 시간당 근무하고는 해본 적이 없고, 법적으로는 야근 수당과 주말 수당을 주게 되어있어도 은행이었든 공기업이었든 한달에 줄 수 있는 주말, 야근 수당이라는 게 9시간, 10시간 이런 식으로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내가 일한 대가는 다 월급에 포함된 걸로 하고 야근으로 인한 (대중교통이 끊겨 생기는) 택시비는 내 월급으로 내곤 했는데… 그냥 신선한 충격이었다. 물론 여기도 딱히 야근수당 없는 건 같다. 다만 그렇게 초과근무를 하면 휴가로 돌려준다. 뭐가 되었든…. (매년 넘쳐 다 못쓰는 옌스의 휴가를 보면 그냥 다 부질없긴 하다. 전문작은 어딜 가나 그냥 과잉 노동이 당연한 모양이다.)

보육원 학부모 면담

학부모 면담을 다녀왔다. 옌스가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새벽같이 집을 나선 탓에 하나를 보육원에 내가 보내고 바로 이어 면담을 시작했다. 선생님은 하나의 발달에 대한 두페이지짜리 리포트를 준비해두고 있었고, 우리와 선생님의 설문조사에 의거해 외부 컨설팅기관에서 분석한 내용을 도표로 만들어 선생님과 우리의 아이의 발달에 대한 인지상황을 비교해보았다. 우리보다 하나의 발달에 선생님이 더 높이 평가하고 있는 몇가지를 제외하면 아이의 발달에 대해서 양측의 견해가 일치했다. 애들이 집과 보육기관에서 큰 편차를 보이지 않는 건 좋은 일이라고 했다. 

하나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잘 자라고 있었다. 사회성, 신체적 발달 (대근육, 소근육), 정서적 발달, 사회규범에 대한 적응 등 다방면에서 기대 이상의 발달을 보이고 있었다. 독특한 걸로는 신체적 접촉을 두려워하진 않지만 손 잡는 건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의 제일 탁월한 능력은 언어능력이라고 했는데, 이건 그닥 놀랍지 않았다. 보육원에서도 다른 큰 애들보다 언어능력이 뛰어나다고 대단하다는 말을 거의 매일 듣고 있었는데다가 집에서 매일매일 놀라고 있었으니까. 꽤나 독립적인 아이이지만 간간히 도움을 청하는 걸 보고 좀 더 독립적이 되도록 관심을 기울여야하나 했는데, 집에서보다 보육원에서는 훨씬 독립적인데다가 오히려 도움을 청하는 상황을 판단해서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발달단계상에서 후에 나타나는 일이라고 했다. 집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적극적으로 도와주라고 했다. 이미 보육원에서 충분히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기에 자기가 의지하고 편히 기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며. 그런 부분도 있구나 싶었다.  

앞으로 또 다른 힘듦이 있을 수 있겠지만 처음 1년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육아휴직도 있는 거겠지만. 요즘은 힘든 것보다는 매일매일이 놀라움인 것 같다.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의 새로운 능력을 마주하는 놀라움. 

오늘 친구네 집에 가서 7개월 근처의 아이들을 보며 놀다 왔는데 그때가 기억이 가물가물할 만큼 지금과 그때는 너무 다르다. 지금의 생각으로 돌아보면 이렇게 빨리 자랄 줄 알았으면 덜 힘들었을 것 같다. 이미 익히 들었던 이야기지만, 그걸 내 시간 감각으로 예상하기엔 경험 없이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그게 끝나면 곧 두돌이 될텐데 그게 얼마나 놀라운 일지. 내가 자는 애를 유모차에 끌고 미팅에 가려 나타났던 날,  지도교수는 세살 반만 되면 정말 다 키운 거라면서 그 다음엔 어휘의 차이일 뿐이지 거의 어른과 대화하듯 대화가 된다고 했는데 진짜 그럴 것 같다. 너무 빨리 자라지 마라는 말을 하지는 않겠지만, 이 순간을 하나하나 내 마음에 아로새기듯이 기억을 하며 키우고 싶다. 그래서 나중에 그 시간이 새록새록 내 기억속에서 살아나기를…

21개월 3주 하나

내일은 학부모면담이 있는 날이다. 아침 8시에 하나를 등원시키고 나는 면담까지 하고 돌아오면 된다. 옌스는 자기가 주재하는 외부전문가 미팅이 있어 새벽같이 나가는 터라 나 혼자 가야한다. 월요일에 리허설까지 다녀온 거니 중요하긴 한 모양이다. 내용도 재미있어보이긴 했는데…

요즘 하나는 엄청 말이 늘고 있고, 요즘은 말을 가려해야지 (물론 딱히 가려할 건 없긴 하지만.) 듣는 걸 그대로 옮기기 시작했다. 오늘 선생님들이 초콜렛케이크 (쇼콜렐케이) 를 이야기하자마다 쇼콜렐… 쇼콜케이..하면서 따라했다며 긴 음절도 빠르게 따라한다며 놀랍다고 했다. 보육원에서 몇개월 차이나는 큰 애들도 많은데 가장 말을 잘하는 아이라고 하니 언어재능이 있는 모양이다. 선생님이 자기가 말한 단어를 못알아 듣는 것 같으면 한국어에서 덴마크어로 바꿔 말하고. 선생님들도 하나가 말하는 게 뭔지 모르겠는 거 같으면 한국어려니 미루어 짐작을 하고 그게 틀렸다고 하지 않고 덴마크어로 표현하게끔 도와주는 게 좋다. 

키를 재보지는 않았지만 바지들이 급속히 짧아지고 신발들도 사이즈를 바꿔줘야 하고 언뜻 봐서도 커진 느낌이니 꽤 큰 것 같다.

좋아하는 강아지 인형만 들고다니더니 다른 인형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강아지 인형 (훈이)에게 다른 인형을 소개시켜주고 대화를 시키기 시작했다. 돼지를 꿀이라고 부른다. 돼지가 뭐라고 말하냐 하면 꿀꿀 하는데, 그 소리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훈이에게는 기저귀를 채우기 시작했고, 보육원에서도 인형 밑에 방석을 깔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씽크대 장난감에 아기를 데려가 엉덩이 씻긴다는 거 보면 세면대에서 내가 엉덩이 씻겨주는 습관을 그대로 옮기고 있어서 깜짝 놀랬다. 

보육원 아이와 선생님 이름을 노래를 부르며 연습하는 걸 좋아하며, 밖에 나가면 낙엽을 하늘로 뿌리며 노는 것을 좋아한다. 길을 건널 떈, 하나, 둘, 셋을 덴마크어로 세고 누! (지금) 이렇게 외치면 후다닥 건넌다. 보행신호가 엄청 짧아서 어른도 서둘러 걸어야 하는 걸 감안하면 왜 애들이 이 신호에 뛰는 연습을 했는지 쉽게 유추해볼 수 있다. 

요즘은 좋아하는 옷들이 생겼다. 옷 고르고 있으면 옆에 와서 이거 달라 저거 달라 이런게 있다. 주로 동물이나 꽃 같은게 그려있거나 달린 옷이다. 그래서 오늘은 사이즈 큰 양말 사 올 때 동물이 그려져 있는 걸 열심히 찾아서 사왔다. H&M에서. 하나가 엄청 좋아하더라. 

하나 엄청 웃긴건 오페라를 매우 좋아한다는 거다. 다른 음악 틀면 오페라로 바꾸라고 한다. 그 특유의 발성을 알아챈 게 놀랍다.

아. 피곤하다. 얼른 정리하고 자야겠다. 오늘 여기저기 엄청 돌아다녔더니 커피를 사발로 들이켰음에도 피곤하네. 화요일밖에 안되었는데 곧 주말이어야할 것만 같다…

거울방이 이제는 무섭지 않아요!
역시 오페라야. 플라시도밍고가 역시 좋구만.
소세지빵을 즐기며 집으로 가는 유모차안에서 훈이와
기저귀를 찬 훈이
친구들과 기차로 15분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숲에 나들이를 나선 나비그룹 아이들
엘리자벳 선생님 찍어주신 하나 독사진. 너무 귀엽다!

또 다른 면접 일정이 잡혔다.

덴마크가 요즘 완전고용수준에 달해있다고 하더니만 정말 그런가보다. 어제 이력서를 한군데에 더 냈는데 오늘 전화가 와서 금요일에 면접을 보자고 한다. 8군데 지원했는데 4군데 면접이니 나쁘지 않다. 우리 동기들도 보면 덴마크어와 스웨덴어만 하면 각자 자국에서 바로바로 직업들 잡았던 것 보면 언어만 되면 몇달 안에 자리 잡는게 일반적인 것 같다. 물론 덴마크어가 안되는 친구들은 다 자기 나라로 결국 돌아갔다. 직업을 1년이 지나도록 못구해서… 슬프다.

덴마크도 기업이나 기관간 면접형태나 느낌이 다르긴 하지만 큰 기업이나 기관의 경우 나름의 공통의 특징이 있다. 기관 소개나 면접관 소개와 같은 것, 우리보다는 면접이 친절한 것 같다. 그리고 면접은 반드시 1인 단독으로 본다는 것. 구직자가 여럿이 들어가는 우리네 대기업 면접을 이야기하면 다들 눈이 동그래진다. 그렇게도 면접을 하느냐며.

그렇지만 또 기관별 특성을 볼 수 있는 점에서 재미도 있다. 여기는 뽑는 부서장의 의견이 일반적으로 제일 중요하지만 공공기관의 경우 노조와 같이 동료의 의견을 반영할 사람이 꼭 들어간다더니 정말 그렇더라. 그래서 부서장과 구직자의 전문지식을 확인할 동료 하나, 동료대표 한명 이렇게 세명이 기본으로 들어오더라. 목요일 2차 면접을 치를 경쟁소비자국에서는 2차엔 HR 담당자 한명까지 추가해서 네명이 들어온단다. 금요일 면접을 치를 에너지/유틸리티/기후부에서도 세명이 들어온다고 하고. 

산별노조가 우리는 직장의 산업에 따라 나뉜다면 여기는 자기가 속한 직종에 따라 나뉜다. 나는 DJØF라고 법률 및 경제 분야에 공부/근로하는 사람이 가입할 수 있는 노조에 가입해 있다. 오늘 여기서 하는 커리어 수업에 갔는데 나처럼 커리어체인지를 하는 사람 같은 경우 미리 커리어와 기관 연봉 통계 분석을 통해 가능 연봉을 확인하고 연봉협상에 임하라고 하더라. 아직 된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미리 준비해서 나쁠 건 없는 것 같아 내일 전화를 해보려고 한다. 

오늘은 지난 한달 일한 COWI에 가서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왔다. 시간이 너무 타이트해서 데이터 분석 결과를 읽기 좋은 형태로 줄 수 없는 건 알지만 시간 여유가 있었더라면 어떤 식으로 줬으면 더 좋았을 지를 설명해준다고 해서 좋은 설명 들었다. 고객 미팅에 내 분석 내용을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형태로 탄탄한 근거하에 고객의 궁금증을 잘 해소해줘서 좋았다고 했다. 태도 및 컨텐츠 모두. 120시간 정도 일했는데 200만원 정도 받기로 했으니 세금 때고 뭐하면 진짜 저임노동을 했지만 그게 나에게 좋은 경력이 되니 불평은 안하련다. 지금 면접보는 곳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그와 관련된 그의 조언도 들었다.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 추천이 필요하면 이야기 하라길래, 면접보는 곳들에서 요청이 들어올 것 같으니 그럼 잘 좀 부탁하겠다고 했다. 고객의 컴플레인 없이 깔끔하고 빠르게 프로젝트가 정리되어 만족스러웠다고 했으니 추천도 잘 해줄 것 같다. 실제 경쟁소비자국에서 그 짧은 기간이지만 COWI와 일했다고 하니 높게 사줬던 만큼 나에게는 손해볼 게 없는 장사였다. COWI는 싸게 내 노동력을 사고 나는 경력을 얻었으니 윈윈이지. 

금요일 면접볼 부처에서는 1차 면접만 있는건지 뭔지 이미 인적성검사를 보고 면접을 보자고 한다. 부처마다 조금씩 다른 듯. 여기는 인적성검사도 다른 회사를 이용하더라. 내일 하나 학부모 면담이 있으니 그거 끝나고 좀 맑은 정신으로 풀어야겠다. 이번건 12분동안 50문제 푸는 적성검사와 (아마 이게 가장 세계적으로는 표준인듯. 지난번 30분 80문제가 좀 덜 일반적이었던 듯하다.) 20분정도 걸리는 인성검사이다. 인성검사는 시간제한이 없고 정답이 없으니 내일 옌스가 퇴근하는 것을 기다려 이해 안되는 문장도 물어가며 해봐야겠다. 

일은 목, 금 면접볼 두 곳 모두 재미있을 것 같은데 목요일에 볼 곳은 좀 더 스페셜리스트로서 경제학자의 역량을 활용하는 업무를 하게 될 것 같고, 분야는 수자원 관리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 내가 논문을 쓴 방법론과는 다르지만, 주제 면에서는 홍수를 다뤘기에 이 또한 재미있을 것 같다. 금요일 면접볼 곳은 에너지다. 2050년까지 화석연료 졸업을 하기 위한 전략수립을 위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경제학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장관 보좌 업무도 들어가있으니 계량적 분석도 필요하긴 하지만 그에 대한 요구수준이 낮은 것 같다. 약간 제너럴리스트 성향이 강한 것 같다. 국제 협업이 많아서 해외 대사관으로 나가는 업무도 많은 일자리가 제공할 수 있는 장점으로 내세웠는데, 외국인으로서 덴마크에 뿌리 내리려는 나에겐 큰 메릿은 아니다. 하지만 2050년 화석연료 졸업을 위한 전략수립이라니… 내용은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이미 면접을 본 곳은 상사가 될 분이 너무나 좋은 것 같고 (아마 나랑 동갑이거나 한살 어릴 듯?) 같이 일하게 될 동료도 좋은 것 같아서 사실 마음이 확 기울어있긴 하지만…

대충 유관분야에 맞아야만 지원하는 대신, 지원한 곳에서는 어디든 받아주면 감사하면 들어가겠다고 했었는데, 여기저기 면접을 보기 시작하니 어디가 나에게 더 맞을까 하며 비교하는 간사한 마음이 고개를 든다. 중요한 결정이긴 하니까 잘 생각은 해봐야겠다. 하긴 김칫국을 마시진 말아야하는데… 환경경제학은 아무튼 잘 선택한 것 같다. 수요가 꾸준하고 앞으로 전망이 밝은 곳이니까. 오늘 다녀온 곳에서도 유망 분야라며… 

요즘 입사지원 이외에는 별로 뭐 하는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바쁘다. 다음주말엔 시댁에 다녀오기로 했는데. 갔다 와서 연말 전에 일을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건강하고 맛있는 바나나빵

하나가 유당불내증이라 빵을 구우려면 유당이 들어가지 않은 레시피를 써야한다. 우유나 크림 양이 많아지면 배가 아프니까. 보육원에 두돌 때 빵을 들려보내려다보니 설탕이 많이 들어간 걸 만들면 안되서 이런걸 만족하는 바나나 빵을 찾다보니 아래 레시피를 찾았다.  

https://cookieandkate.com/2015/healthy-banana-bread-recipe/

처음엔 빵틀이 없어서 알루미늄 포일을 높이조정만 해서 썼더니 열 전도율이 떨어져서 그랬는지 굽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번엔 이케아에서 빵틀을 샀더니 레시피 시간대로 정확히 구워졌다. 모양도 이쁘고 맛도 짱. 설겆이도 별로 안나와서 좋다. 덴마크 사니 엄마가 해야할 일이 참 많다. 생일 때 케이크도 만들어 보내야 하고 (사서 보내는 건 설탕이 많아서 안된다고 거절당하고 또 주문은 너무 비싸고…) 두번 해보니 요령도 생겨서 빨라진다. 덴마크 발령 전 밤마다 빵굽던 기억이 나네… 

Livet forandrer sig, når man får barn.

Min livsstil har jeg ændret ret meget takket være Hannah. Jeg har ikke så meget råd til at udsætte ting længere, for jeg skal regne med, at pludselig kan Hannah blive syg, og én af os, enten Jens eller jeg, skal blive hjemme og passe hende. Det er næsten umuligt at arbejde hjemme, mens jeg passer hende. Og det fleste tilfælde er det mig, der skal blive hjemme, fordi jeg ikke arbejder fuldtid indtil nu. Så hvis der er én eller anden stilling, jeg skal søge, så skal jeg gøre det nu eller snarest som muligt uden at udsætte det. Når jeg tænker på, hvor meget jeg har udsat så mange ting i mit liv, er der en kæmpe stor og positiv forandring. 

I dag har jeg søgt en anden stilling hos et ministerium. Jeg håber, at den 2. runde jobsamtale hos en offentlig styrelse går godt, og så behøver jeg ikke at tage nogen samtale bagefter. Den afdelings chef og hendes kollegaer var virkelig søde, og deres arbejde lyder rimelig spændende. 

Hannah har været lidt svær siden i går. Måske er der noget stort udviklingsforløb er i gang, og Hannah har det også svært ved det lige som, hvilket hun har oplevet i løbet af mange Wonderweeks. Hendes sproglig udvikling er næsten voldsom. Der sker noget hele tiden. Hun kan imitere mange nye lyde med flere stavelser. Hun kan også synge mange sange med temmeligt korrekte udtaler. Impornerende.

Jeg lærer meget fra hende. Jeg vidste ikke, at menneskes læringsproces er så kompleks og nuanceret. Nu har Jens og jeg fået mange udfordringer ved at få Hannah med at passe og opdrage hende, hvilket har vi aldrig haft inden, vi har fået hende. Men det er hende, som har givet mig stærkere vilje og mod mod livet og lært mig, hvordan jeg kan elske én så højt uden overhovedet vilkår. Jeg er glad hver eneste dag på grund af Hannah. Jeg har også lært, hvordan mine forældre kunne have elsket mig, mens jeg vokset op. 

Mit liv har været fyldt op med mange gode oplevelser og overraskelser, efter jeg fik Hannah. Hvor er jeg heldig!

인성검사는 항상 어렵다

항상, 절대, 간혹, 자주… 이런 부사가 들어간 질문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나도 어떤지 잘 모르겠는 것이 많다. 거기에 덴마크어로 물어보니 간혹은 숙어 표현 때문에 이게 뭔 뜻인가 싶은 것까지 있었다. 혹시나 싶어 옌스가 집에 있을 때 검사를 치렀는데 잘한 결정이었다. 왜 나를 이해하는 건 이렇게 어려울까? 나 하나 이해하기도 어려운데 남을 이해하는 건 얼마나 더 어려울까? 

면접을 통해 인성검사 결과를 좀 들어보면 좋겠다. 나도 좀 나에 대해 더 잘이해해보게.

경쟁소비자국 1차 면접후기

오늘 konkurrence- og forbrugerstyrelsen에서1차 면접을 보고 왔다. 여기에 center for vand이라고 수자원과 관련된 자연독점형 공기업의 규제를 담당하는 곳이다. 벤치마킹 분석을 통해서 관련 기업의 수익한도를 설정하고 경영효율화 가능 부분을 찾아 평가하고 규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지역난방과 전기, 가스는 에너지국에서 모두 담당하는데, 수자원은 경쟁소비자국 산하에 수자원센터를 둬 여기서 관리를 하고 있는게 조금 생소했다. 

면접은 여태까지 본 데 중에서 가장 기분이 좋은 곳이었다. 케미가 맞는 느낌이랄까? 내가 그런 느낌을 받은 것만큼 그쪽도 좋은 느낌을 받았나보다. 1차 면접자 5명중 내가 가장 마지막 면접자였다고 했는데 면접을 보고 30분 안에 합격 및 2차 면접 일정을 통보받았다. 일정 리스트를 보아하니 나를 포함 2명이 2차 면접에 든 것 같았다. (1차엔 타임 슬롯이 7개였는데 5명 초대했다고 했는데 2차엔 타임슬롯이 2개였다. 그러니 2명일 확률이…) 면접은 다음주 목요일. 그 전에 아이큐테스트와 인적성검사를 미리 집에서 봐야한다. 인적성검사와 아이큐테스트는 옛날 국민은행 입사할 때 15년 전에나 해본 건데… 그 사이에 머리가 많이 퇴보했을 것 같아 조금 신경이 쓰인다. 

면접 내용은 뒤죽박죽으로 기억나긴 하지만, 내가 왜 오랜간의 경력을 뒤로 하고 새로운 공부를 해 커리어체인지를 하는지, 1개월간 했던 COWI에서의 프로젝트를 두고 그 경험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전 직장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인지, 그걸 어떻게 해결했는지, 수리적인 분석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관련 분야에 대해서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그 밖에 기타 개인적인 성향이나석사논문 내용, 국민은행에서 했던 일에 대해서도 흥미를 갖고 수자원 기업의 투자 분석도 해당 부서의 새로운 업무 중에 하나거 될텐데 이런 일도 관심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또 하나 재미있던 질문은, 사실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것과도 관련있었지만, 내 덴마크어와 관련된 거였다. 경제적 분석을 하고 글을 써야 하는데, 덴마크어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내 감정이 어떤지를 물었다. 영어와 달리 쓴 것을 다시 읽어보면서 틀린 것을 찾고 교정할 때, 완전히 다 잘 고쳤는지 확인을 했다는 확신을 갖기가 어렵다. 그래서 실수 없이 글을 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답을 했더니, 덴마크 사람도 글을 쓰면 실수를 하고, 내 덴마크어는 아주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내가 글을 쓰는 자체에 부담을 갖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교정은 동료들이 봐줄 수 있는 부분이니 그런 문법적 실수는 크게 괘념치 말라면서. 그래서 글을 쓰는 건 좋아하고, 덴마크어 공부를 하면서 일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점에서 난 오히려 너무 좋다고 했다.

내 논문 내용에도 관심을 갖길래 간단히 설명을 했더니, 이 부처 업무와도 관계가 있고 내용도 너무 재미있는 것 같다면서 기뻐했다.

덴마크 에너지 협회가 뭔가 직원들관 화합에 가장 큰 초점이 맞춰져있던 것 같은 느낌이라면 (모두 장기 근속하는 사람들이고, 서로 협력이 중요해서 너무 경쟁적인 것 같은 사람은 자기네랑 안맞는다며, 내 학점이 너무 높은 것에 대해서 다소 우려를 하며 관련 질문을 했었다.) 여기는 일이 가장 중요하나 서로 협력한다, 이런 분위기였다. 분위기는 너무 좋아보였다. 일도 재미있을 것 같았고.

우선 인적성 검사 및 아이큐검사를 어느정도는 잘 봐야할 것 같은데, 덴마크어로 봐야해서 짧은 시간안에 얼마나 빨리 풀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언어 부분도 평가를 하는데, 덴마크어의 부족으로 인한 부분도 있을테고… 뭐 걱정해봐야 소용은 없으니까.

지난번 덴마크 에너지 협회 면접은 너무 바빠서 아무 준비를 못하고 봤다면 이번엔 통보받고 너무 짧은 기간 후에 면접이 있었고 사이에 미리 잡아놓았던 일정들로 너무 바빠서 준비를 별로 못했다. 에피소드라면 에피소드도 있던게 원래 내가 잘 아는 사람이 요청하는 거 아니면 통역 안하는데, 덴마크에 계시는 동안 나를 잘 챙겨주셨던 연대 선배님이 계셨다. 여기 국립박물관에 교환큐레이터로 나와계셨던 분이었는데, 그분 소개로 국립박물관 지방분원에 관장님 및 큐레이터 분들 이렇게 세분이 오셨다. 당초에 이걸 맡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문제가 없었는데, 화요일에 금요일 일정을 통보받고 보니 통역 끝나고 아슬아슬하게 가야 간신히 면접을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회의 일정도 길어져서 마지막엔 너무 초조했는데, 속도제한 110에서 140으로 달려가며 시간을 아주 조금 남겨두고 도착해서 면접을 볼 수 있었다.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하나의 동영상을 보면서 너털웃음을 지으며 긴장을 싹 풀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공채 면접 외에는 면접을 본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여기는 1인 면접에 평균 한시간 가까이 면접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면접을 보고 면접관이 조직에 대해서 왜 채용을 하는지, 무슨 일을 하게 될 건지, 자기는 무슨 공부를 했고 어디서 사는지 같은 것에 대해서 먼저 소개하고 시작한다. 면접자도 자기 소개를 간단히 할 기회를 받는다.

나는 연식이 오래되서 그런지 옛날 취직할 때 같은 긴장감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내 소개도 따로 준비하는 건 아니고, 그때그때 상대방의 소개에 비슷한 레벨로 맞춰서 진솔하게 내 생각을 털어놓는다. 그게 내가 면접을 본다면 상대방에게 원하는 바일 것 같기도 하다. 정답은 없겠지만.

우선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 테스트를 봐야겠다. 다른 곳에 지원서도 써야 하고. 

아… 취직이 얼른 되면 좋겠다. 벌써 졸업한지 3개월이 거의 다 되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