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어 모듈 6 등록

모듈 6에 등록을 했다. 스투디스콜른은 더이상 코펜하겐시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관계로 시수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해도 대충 1000크로나 내외의 돈을 내야하는 것 같다. 모듈 6.1은 1245 크로나. 비자 문제로 나는 모듈 3까지 돈을 내고 다녔었는데, 6주에 5500크로나 정도 냈던 거 생각하면 이건 정말 돈 내는 것도 아니다.

모듈 6를 듣고 나면 Studieprøven이라는 시험을 치게 되는데, 이 시험을 통과하고 나면 학부과정을 덴마크어로 수학할 수 있다는 증명이 된다. 시험 자체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그런 레벨이 될 수 있는 트레이닝을 받는 다는 게 중요하다.

모듈 6.1에서 다루는 내용이 메일로 왔다.


Tal, læs, forstå og skriv dansk på avanceret niveau! Vi træner dine færdigheder i læsning, skrivning og mundtlige præsentationer på et niveau, der svarer til akademisk dansk. Vi læser tekster om videnskabelige emner, bl.a.:

  • grøn teknologi
  • nyhedsformidling
  • arbejdsmarked i forandring
  • aktivisme
  • demokrati

Du får øvelse i forskellige sproghandlinger:

  • at argumentere
  • at perspektivere
  • at ræsonnere
  • at eksemplificere

주제를 보아하니 재미있는 것도 재미없는 것도 있는데, 내 재미로 수업을 듣는다니 보다는 언어 계발을 위해 가는 거니까 꾸역꾸역 가본다.

이번에 반이 두반밖에 안열려서인지 이미 한반은 대기자명단이 생겼다. 내가 등록한 반은 저녁 7시에 시작하는 반이라 그런지 조금 더 늦게 채워지려나 보다. 하나를 픽업하고 밥 먹이고 재울 준비하고 학원에 가려면 7시 반이 이른 시간의 반보다 낫기도 하고 일을 시작하더라도 그게 더 낫다. 겐토프트에 있는 다른 어학원(헬러럽)은 겐토프트시 지원금으로 무료로 다닐 수 있긴 한데, 저녁반은 오후 5시 반에 시작해서 영 부담스럽고 오전반은 하나가 아프기라도 하면 쉽게 빠지게 될 것 같아서 별로다. 그리고 모듈 1, 2를 들어본 경험으로는 좀 루스한 분위기다. 과거에 스투디스콜른으로 옮겼을 때 타이트한 커리큘럼에 대한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기억나서 가급적이면 스투디스콜른에 머무르고 싶다.

8월 14일 시작이니까 부모님 방문하시기 직전부터 시작이다.

논문 디펜스를 앞두고 있을 시기인데, 생각만 해도 타이트하군. 컨퍼런스 발표도 있는데… 그래도 이때 시작 안하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하니까 그냥 무턱대고 등록했다. 저지르고 보면 또 해결이 되는게 사람 일이니 그냥 해보는 거다.

논문의 첫페이지 작성 시작, 그리고 덴마크어 선생님

아직 분석은 시작도 못했지만, 이제서나마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읽기는 읽어도 막상 쓰기까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나의 이런 완벽주의를 간파한 교수님이 완벽할 필요가 없으니까 우선 써내려가기 시작하라고 해서 그 첫발을 오늘 내딛었다. 그전에 옌스가 ‘논문은 우선 하루에 한장이라도 정해놓은 분량을 우겨넣든 어쨌든 쓰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총 8~90장 쓴다고 생각하면 매일 한장씩 쓸 때 꼬박 세달 걸리는 분량이다. 물론 모델을 만들고 돌리느라 한장도 쓰지 못하는 날도 있을 수 있지만, 또 방법론이나 모델을 돌린 결과를 쓰는 건 이미 고민을 많이 해 놓은 것이거나 드러난 결과를 요약하는 것일 뿐이기에 하루에 몇장씩도 쓸 수 있으니 못쓴 날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너무 바쁘다며 덴마크어를 중단할까 징징댔던 것을 후회할만큼 논문 작성에 덴마크어가 많이 필요하다. 덴마크의 현상을 주제로 잡은 이상 작게는 데이터의 변수명부터 크게는 정부 발표자료까지 많은 자료가 덴마크어로 되어있고, 이걸 구글번역기와 사전으로 들입다 번역해야 했었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사전의 이용은 피할 수 없지만 꾸준히 신문으로 긴 텍스트를 읽는 습관을 들인 덕분에 여기저기 흩어진 많은 자료를 스킴해서 논문에 녹여넣는 게 크게 어렵지 않게 되었다.

덴마크어 수업 모듈 5는 이번이 세번째다. 첫번째엔 나쁘지 않은 선생님을 만났지만, 학업이 지금보다 훨씬 더 바빠서 아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숙제를 제대로 할 여력이 없었다. 그 덕에 복습도 별로 못하고 사상누각같이 대충 대충 덴마크어를 쌓아올리는 기분이었다. 그 상태로 계속 공부하면 PD3면 모듈 6를 듣지 못하게 될 것 같아서 시험을 치지 않기로 했고, 5.2에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두번째에도 나쁘지 않은 선생님이었지만, 나와 맞지 않는 선생님이었다. 시험에 방점을 강하게 찍고 수업하는 스타일이라, 호기심 천국인 나에게는 너무 틀에 꽉 짜여진 수업시스템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두번째엔 5.2도 채 끝마치지 않은 상태로 중단을 결정했다. 대학원도 너무 바빴는데,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로 계속 수업을 듣기도 싫었다.

이번 선생님은 너무 마음에 든다. Einar라는 선생님인데, Studieskolen에서 수업을 들으려는 사람에게 정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선생님이다.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선생님으로 학생별로 강약점을 잘 파악해 그에 맞추어 코칭을 해준다. 수업의 기본적 틀은 유지하되 수업에서 나오는 질문들에 유도리있게 시간을 할당하고 학생들이 뭘 질문하는지를 빠르게 캐치해서 정확하게 답을 해준다. 작문숙제의 경우 한 학생의 작문을 골라서 모든 학생들에게 직접 첨삭을 해보도록 하고, 그 시간 중 직접 해당학생에게 붙어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춰서 첨삭을 해준다. 사실 선생님이 학생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다르게 첨삭해줄 수 있는 내용을 다른 의미로 바꿔주는 경우를 여러번 경험했기에 이런 첨삭교수법은 아주 신선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텍스트를 첨삭하는 것도 아주 재미있고 많이 배울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달았다. 이렇게 수정을 해주니 작문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 수업이 시작된 이래 불과 6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많은 발전을 느끼고 있으니 얼마나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것인가. 삼세번의 시도 끝에 합이 맞는 선생님을 만난 게 너무나 기쁘다. 바빠도 이 수업은 중단하지 않고 계속 해서 끝장을 봐야겠다. 마침 PD3 시험 신청도 끝났으니까.

진작 이 선생님을 처음부터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그런 사람은 진짜 행운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뭐 다 지나간 일이고, 지금부터 더 박차를 가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