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공부는 역시 플래시카드

엄청나게 영어단어를 외워대던 시기, 나의 친구는 플래시카드였다. 고등학교때, 사회 나와서 영어공부할때 등등 영단어 실력이 엄청 늘었다 했을 때 함께했던 것은 항상 플래시카드였다. 만들기 귀찮지만 만들어서 쓰면 도움이 엄청 되는. 덴마크어 학원에서도 패턴 드릴을 할 떄면 이것 저것 문형이 써져있는 플래시카드를 갖고 파트너를 바꿔가며 그 문형을 연습했었는데, 그게 참 많은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다. 플래시 카드가 좋은 건 내가 원하는 말을 하고 싶을 때 사용해야할 단어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뇌의 능동적 시냅스를 만들수 있기 떄문이다. 그냥 사전 찾아서 기억하고 넘어가면 타켓 언어로 듣거나 읽은 내용을 이해하게 되는 수동적 시냅스만 만들게 되는데 되는데 말이다. 독일 아마존에서 플래시카드를 주문하니, 수요일까지 도착한다고 하더라.

처음 공무원생활 시작하면서 관련 법령을 숙지하고, 우리가 작성해야 하는 결정문을 비롯해 다양한 보고서를 읽고 쓰고 하느라 새로운 어휘가 쏟아졌는데, 어학원 끝나고서는 그때 바짝 단어공부를 하고 말았더랬다. 더이상 사전을 찾아서 단어장을 만들고 하는 수고는 하지 않았는데, 이제 정말 실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직장에서 더이상 말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어지고, 글 쓰는 것도 부담없어졌는데, 이제 좀 더 세밀하고 적확한 단어를 사용해 커뮤니케이션의 질을 높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요즘 ChatGPT덕에 신문을 읽을떄 튀어나오는 모르는 관용적 표현, 숙어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불과 일년전만 하더라도 해당 표현의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고, 만약 그 해당 표현이 있으면 그걸로 이해하고, 아니면 구글검색 등을 통해 내용을 확인해야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건 ChatGPT가 상세히 예문과 함께 설명해주고, 표현의 유래 등에 대해서도 물어보면 자세히 알려줘서 공부가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니 이렇게 도구가 따라줄 때 –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 공부를 좀 바짝 해야겠다.

Et kort skriv

I 2025 som mit nytårsforsæt har jeg besluttet mig at skrive hver dag et kort skriv på dansk. Hvad det skal være, har jeg ikke besluttet mig om endnu. Formålet er at få min skriveglæde tilbage, som lige nu er meget aftaget – nærmest forsvundet, samt at få min mentale barrier til at skrive på dansk ned. Her vil jeg gerne prøve at skrive varierende tekster end faglige tekster, som jeg er vant til. Forskellige sætningskonstruktioner vil jeg også gerne prøve dertil. For fokusset ligger i skriveglæden, vil jeg ikke tænke så meget på at skrive 100 pct. grammatisk korrekt. I stedet vil jeg prioritere at skrive et eller andet stykke skriv – i det mindste én sætning – om dagen.

제2외국어 삶의 피곤한 순간

모국어도, 제1외국어도 아니라 성인이 되어 배운 제2외국어로 일해야 하는 외노자라면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언어에서 오는 피곤함이 있을 것이다. 덴마크어로 일한지 5년정도 되지만 지금도 갈 길이 멀다. 제2외국어로 일하는 외노자는 언제 어떻게 피곤함을 느끼는가?

구체적인 사례를 들자면 모국어로는 그냥 들어도 귀에 쏙쏙 박혀서 거의 토씨까지 틀리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제2외국어로 들으면 듣는 순간은 다 알아들었는 것 같은데 뭘 들었는지 기억이 안난다던가, 전체적인 맥락은 이해가 가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거나, 새로이 접하는 단어지만 그 상황에서는 알아들었는데, 그걸 다시 말하려면 새로운 단어가 기억이 안나서 돌아돌아 설명을 해야한다든가 하는 것 말이다. 즉 일을 하는 맥락에서 컨텐츠와 관련된 뇌의 활동 외에 언어와 관련된 뇌의 활동이 동시에 활성화가 되어야 하는데서 오는 피곤함이 있다. 퍼포먼스도 컨텐츠만 갖고 뇌가 프로세싱을 해야할 때보다 떨어질 것이고. 어떤 자료를 읽고 숙지해야 하는 상황, 회의에서 듣고 토론해야 하는 상황 등에서 상황별로 다른 로드가 걸리고, 언어적 로드가 없는 사람에 비해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모국어로 대화를 할 때면 경험할 일이 없으나 제2외국어로 생활하면 경험할 만한 것으로 또하나는 어느 날은 듣기도 더 잘되고, 말도 잘 나오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떤날은 재차 물어야 하거나 점심시간의 대화중 놓치는 게 많고 단어도 딱딱 떠오르지 않는 날도 있다는 것이다. 모국어로 느낀 적이 없는 부분이다. 피로도가 원인일까? 뭔지 모르겠다. 그냥 내 덴마크어가 퇴보했나 싶은데, 또 막상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 모습이 느껴지기에 그건 아니고. 실력을 그래프로 그리자면 우상향으로 진보하는 트렌드를 보이지만 일정한 상승이 아니라 그 트렌드 안에서 세부적 그래프는 상승장과 하락장을 경험하는 모양이다.

여전히 토론은 상당한 집중을 요한다. 사실 우리말로도 토론은 집중을 요하는데, 제2외국어 두뇌까지 가동을 해야하니까. 그나마 발전된 것이라면 이제는 생각 안나는 단어는 영어로 생각이 난다는 데 있다. 따라서 혹여나 단어 하나에 딱 막혔을 때 얼어붙지 않게 된다. 과거엔 “영어로 말해도 돼”라는 말이 제일 부담스러웠던 것이, 하도 두뇌가 덴마크어를 돌리느라 풀가동이 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국어 외에는, 또는 한국어 단어로도 기억이 안나고 그냥 백지가 되곤 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의 중구난방 정말 다양한 주제의 대화는 가장 난이도가 높다. 농기구, 건자재, 기계, 사냥, 펜싱, 승마, 집 레노베이션과 관련된 프로세스, 여행, 각 나라와 도시의 덴마크어식 지명, 요리, 문화, 역사, 철학, 각종 인물의 이름, 정치. 두서없이 늘어놓은 이상으로 정말 다양하고 예측불가하다. 그리고 테이블이 양쪽으로 나뉘어 대화가 두갈래로 진행되면… 이제 헛소리 안하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체로 다행이다. 간혹은 주제가 바뀌고 바로 캐치업이 안되서 1분정도 가만히 듣고 있으면서 파악을 해야할 때가 있다.

대화중 숙어 사용도 이해도를 떨어뜨리는데 기여한다. 어제 유난히 숙어가 많이 인용되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정말 추론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회의가 어땠냐는 물음에 완전 모자와 안경이었다는 것이었다. “모자와 안경?” 그게 뭔 뜻이야 하고 물어볼 수밖에. 엉망진창이었다는 뜻이었다.

간혹 딴소리를 하게 된다. 우리 뇌는 아주 놀랍게도 필터링을 잘한다. 대충 한두단어 안들린 것이 있다 했을 때, 그게 대세에 지장이 클 것인지 아닌지를 자체적으로 신속 판단해낸다. 그런데 이 자체신속판단이 항상 정확한가 하면 아니다. 따라서 간혹 그게 의미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단어인 경우 딴소리를 하게 된다는 것. 귀가 안좋은가 하면 한국말은 잘 들리는 거 보면 그것은 또 아니다. 귀를 탓하고 싶지만… 그조차도 마음대로 안되네.

여러모로 피곤하게 하는 상황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길을 희미하게나 밝혀주는 희망의 빛줄기라 하면, 내가 회의에서 이야기를 할 때 긴장하지 않게 된 것, 타인의 얼굴 속에 스치는 “음?”하는 표정을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있다. 피곤하지만 덴마크어 사용이 내게 열어준 새로운 기회와 이해의 폭을 생각하면 어찌 불평할소냐.

새로운 블로그: 덴마크어 공부

각자 일터에서 자기계발의 목표가 있듯이 나의 자기계발 목표에는 덴마크어 실력 향상이 있다. 이 목표라는게 누가 정해주는 건 아니고, 내가 제안하고 상사가 받아들이면 그게 목표가 되는 건데 내 자기계발 목표 몇가지중 하나가 서면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이다. 여기서 서면 커뮤니케이션이라 함은 좋은 보고서 작성 능력을 이야기하는 거다.

덴마크어를 공부한다함은 문법상 틀림이 없는 덴마크어를 쓰겠다는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내용을 타인에게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문법상 틀림이 없게 쓰는 건 지금도 가능하지만, 틀릴 확률을 제거하기 위해 어렵지 않은 문장, 확실히 아는 단어로만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건 지루한 일이다. 나에게도, 읽는 사람에게도.

이제는 덴마크어로도 글을 유려하게 잘 쓰고 싶다. 일터에서 그냥 읽고 쓰고, 모르는 단어 사전 한번 찾아보고 스쳐지나가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거 같아서 새로운 전용 블로그를 열었다. 나를 위해 연 블로그이지만 나와 같은 여정을 떠나는 사람이 있다면 또 그에게도 영감과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덴마크를 배워라! 라는 의미를 담아 Lær dansk!로 도메인을 잡고, 블로그명은 ‘나는 덴마크어를 배웁니다.’라는 뜻의 Jeg lærer dansk로 정했다. 관심있을 사람을 위하여 도메인을 공유하자면: https://laerdansk.com/

덴마크어 학습방법

팔꿈치 신경이 눌려서 새끼와 약지손가락에 살짝 저림이 생겨서 의사를 만나고 왔다. 팔꿈치 터널 증후군때문인데 클라이밍에서 난이도를 올리면서 내 현재 팔 인대가 감당할 이상의 부하를 준 탓인 듯 하다. 팔을 접고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도 한몫 한 것 같고.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하는데, 저리다는데 쓰이는 표현을 søvnig라는 단어로 했는데, 약간 다른 sovende라는 단어로 표현했어야 했던 모양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졸려운”과 “자고 있는”의 차이인데 자고 있는에 해당하는 단어를 썼어야 했다. 의사가 정정을 해줘서 정확한 표현을 하나 알고 넘어가게 되었으니 하나의 수확. 아 대충 잠과 관련된 단어를 쓰는 것 같아서 søvnig로 썼는데, sovende였었냐며 알려줘서 고맙다고 했다.

진료가 끝나고 덴마크에서 산 지 얼마나 되었냐고 의사가 묻는다. 2013년 7월 말에 왔으니까 이제 9년이 좀 넘었다고 했더니, 놀랍다며, 진료하면서 보면 오랫동안 살아도 덴마크어 못하는 사람 정말 많은데 søvnig 아니었으면 몰랐을 거라고.

연극 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걸 혼자하는 것보다는 누군가와 함께할 때 더 좋다. 그런데 의사가 말한대로 오래 산다고 해서 덴마크어를 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걸 같이할만한 친구가 많지 않다. 발레 친구들은 발레 보는 걸 좋아하지 연극을 좋아하지는 않더라. 사실 난 덴마크어를 잘 못할때도 연극을 종종 봤는데, 배경 지식을 갖고 들어가면 그런대로 따라갈만했고, 또 그런 경험을 통해 덴마크어가 조금씩 는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욱 의식적으로 그런 활동을 찾았던 것 같다. 모든 것을 이해해서 온전히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다 이해하지 못할 때도 take away 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괜찮다는 어프로치로 감상하면 공부도 되고 문화생활도 되니 좋지 아니한가!

내 주변에 도대체 어떻게 덴마크어를 늘려갈까 고민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아이디어로서 영감을 주기 위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그래서 내 문화생활 파트너를 늘려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사심이 가득한 글.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재미있기도 하고 스트레스받기도 하는 일이다. 이미 영어로 생활이 가능한 사람이 비영어권 국가에 살면서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래서 더욱 쉽지 않다. 굳이 그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새로운 언어를 쓰고 배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말을 더듬어가며 바보같아 보여지는 상황에 나를 던져넣고 싶지 않고 싶은 건 대부분이 느끼는 심정일 거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나를 던져 넣지 않고 책으로 영화로 말을 늘린다는 건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 능독적 활용 없이 수동적 인풋만을 활용하는 학습만으로는 능동적 활용능력과 수동적 활용능력의 갭이 갈수록 커져서 능동적 활용을 오히려 꺼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덴마크어처럼 빠르게 말하고 우리 기준에서 매우 미묘한 차이를 가진 다수의 모음 음가를 지닌 언어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능동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자신의 어휘와 독해 능력 대비 타인이 내 말을 알아듣게 하거나 내가 타인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게 되서 시간이 갈 수록 자신감을 잃게 된다. 내가 쓴 시간에 비해 나아지는 게 크게 없다는 생각이 들 때 특히 자신감을 잃게 된다.

성인이 되어 비영어권에 나와 언어를 배워야 되는 상황이라 하면 어떻게 하는 게 빨리 배우는 방법이 될까?

우선 일상에서 그 언어를 최대한으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상대가 답답해서 영어로 전환하더라도, “내가 덴마크어를 배워야 돼서 덴마크어로 대화를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최대한 덴마크어로 하고 싶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거나 표현이 안되면 그때 영어로 일부 이야기하겠다.”라고 표현하면 여태까지 딱 한명 빼고는 다 기꺼이 덴마크어로 응대해줬다. 덴마크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바로. 음식을 주문하는데 필요한 표현, 상점에서 물건을 살때 가격을 묻고, 물건의 위치를 묻고, 결제 방법에 대한 대화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대화 표현을 학원에서 배웠으니 그걸 바로 써보는 것이었다. 당연히 일상 생활에서는 예상치못한 추가 질문이 따라오기도 하고 그를 이해하지 못해서 재차 물어보다가 이해 안되서 영어로 바꾸게 되는 일도 있고, 실수를 해서 엉뚱한 결과가 생기기도 했다. 그런 에피소드들은 일련의 대화를 더욱 쉽게 기억하도록 한다. 실수했던 일이야 말로 잘 기억이 나게 되서 다음에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것이라서 처음 한 챕터 정도는 내가 마주하는 단어의 10% 정도를 사전에서 찾아야 하는 책 정도가 좋다. 소설이든 뭐든 대부분 어떤 주제나 장르상의 일관성이 있기 때문에 같은 단어가 여러번 나오게 된다. 단어장을 만들어서 그냥 그 단어를 찾은 결과를 적어내려가면서 읽다보면, 동사와 같이 문장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어중에서 자꾸 기억이 안나 여러번 사전을 찾아야 하는 단어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걸 왜 기억 못하지 하는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그냥 여러번 단어장에 기록을 한다. 그러다보면 어느 타이밍에는 기억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처음엔 사전찾느라 정신없던 챕터 두어개가 지나고, 슬슬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구간이 나온다. 책 한권을 다 끝내지 못해도 좋다. 그렇게 몇 챕터 읽고 다른 책을 또 읽고 하다보면 작가별로 다른 어휘나 문장의 사용형태에 노출이 되면서 어휘와 표현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책이 지겹거나 공부하기 싫을 땐 영화나 티비 트라마, 리얼리티쇼,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별로 내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보면 된다. 자막 띄워 놓고 다 이해한다는 목표 의식은 옆에 접어 두고 즐기면서 보되, 반복되는 모르는 단어때문에 이해에 방해가 된다 싶은 건 사전을 찾아보면서 본다. 시간이 흐른 후에 실력이 조금 더 늘었다 싶을 때 또 한번 본다. 그러면 그 전보다 더 많이 들리고, 더 많이 이해된다.

영상의 경우 음성보다 영상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음성 노출을 위해서는 라디오나 팟캐스트를 이용하는 것이 아주 좋다. 전적으로 음성에 의존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압도적인 양의 노출이 가능하다. 그리고 뭔가 읽으면서 해독할 수 있는 보조 매체가 없기 때문에 귀의 민감성이 고조된다. 쉐도윙을 하면서 굳이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따라 말하며 듣기도 하고, 굵직한 내용을 중심으로 따라가면서 관련 어휘들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 주제에 따라 반복되는 단어가 있기 때문에 그 단어를 모르더라도 소리를 따라할 수 있고, 그게 워낙 중요한 단어의 경우 소리 비슷하게 구글 검색해보면 오타가 나더라도 비슷한 추천단어 검색결과를 볼 수 있고, 매체의 프로그램 소개 내용을 통해 관련 내용을 검색해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관련된 글 등을 찾아 읽어보면 음성으로 들었지만 정확히 뭔지 몰랐던 단어를 눈으로 마주했을 때, ‘아, 이건가?’하는 생각과 함께 사전을 찾아볼 수 있고, 그 궁금증이 해소되었을 때 경험이 그 단어를 보다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게 도와준다.

연극을 보는 것은 영상과 또 다르다. 중간에 멈추고 사전을 찾아볼 수 없지만, 영상보다 또박또박한 발음을 들을 수 있다. 발성에 있어서 전문가인 배우들이 나와서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미리 내용을 학습하고 가서 볼 경우 그걸 토대로 상당 부분 따라갈 수 있다.

잘 이해될 수 있을 때쯤 봐야지, 들어야지, 경험해야지, 말해야지라고 생각한다면, 반대로 보고, 듣고, 경험하고, 말해야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조언하고 싶다. 순서가 반대다. 공을 어떻게 차야하고 다루는 지에 대해 정말 잘 설명한 책을 자세히 읽는다 해도 축구를 직접 해서 몸에 익히지 않고서는 그 책에 기술된 내용을 다 이해할 수도 없고 그렇게 다 기술된 책을 찾을 수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완벽하지 않게라도 일상생활을 덴마크어로 완전히 전환하는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학업이 영어로 이뤄졌기에 전문적 영역에서의 덴마크어 전환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서 상황에 던져져서야 이뤄졌으니 정확히는 4년이 걸렸다고 할 수 있겠다. 어렵게 이력서를 써서 제출했기에 가능할지 어쩔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되었던 직장에서의 첫 한두달은 업무시간의 40%를 사전 찾는데 쓴 것 같다. 법전이며, 공문서, 리포트 등 읽을 게 태산이었는데다가 보고서를 쓰면서 정확한 표현을 쓰기위해 사전에 크게 의존해야했기 때문이다. 중간에 스트레스로 10개월 정도 쉬었던 기간에 다양한 텍스트를 읽고, 학원에 다시 나가 조금 더 인텐시브하게 공부한게 한단계 언어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4년이 지난 지금은 한국어 다음으로 덴마크어가 편하다. 어휘는 덴마크어가 영어보다 부족할지언정 듣기능력에서는 덴마크어가 더 낫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실생활의 표현에 있어서 덴마크어 표현력과 이해력이 영어의 그것보다 낫다. 아무래도 영어 공부를 예전처럼 안하기도 하고 영어로 된 영화나 티비 시리즈를 안보는 이유가 한 몫 하는 거 같다.

오늘은 영어로 하고 다음에 덴마크어로 해야지, 덜 중요한 것일때 덴마크어로 해야지, 이런 마음은 옆에 고이 접어두고 이 말 빼고는 못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할 때 언어가 는다. 원래 쉬운 길이 있으면 그리로 가게 되어 있다. 그 두 길 다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길은 공사중으로 닫아두고 언젠가는 가야 할 길로 지금 당장 가자. 훨씬 더 빠르게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덴마크어 글쓰기 능력 향상

한국에서 계속 살고 일을 했다면 국어로 글쓰기에 대해 조금 더 공부를 했으려나? 아니면 그냥 우리 말이니까 딱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일 하다보면 경험이 쌓이면서 더 좋아질거다 생각하고 넘어갔을 것 같다. 보고서 쓰면서 아쉽다는 생각을 간간히 하면서도 크게 글쓰기에 별도의 노력을 안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으니까.

대학원에서 논문을 쓸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다행히도 그 땐 논문 작성을 위한 글쓰기 클래스에서 글을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 등을 배우기도 했고, 개별적으로 드래프트를 보내 첨삭도 받으면서 아카데믹 글쓰기에 필요한 테크닉을 훈련받았다. 영어는 관련 자료도 많은 편이라 의지만 있으면 글을 좀 더 정갈하게 쓸 수 있었고, 2년동안 무수히 많은 그룹 과제를 내면서 친구들끼리 같이 글을 쓰는 과정에 서로 긍정적인 영향도 받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하나하나의 문장을 잘 쓰는 법, 그 문장이 문단에서 잘 어우러지게 하는 법, 지루함이 없게 문장의 구조를 바꿔가면서 쓰는 법, 그렇지만 읽기에 어렵지 않도록 어려운 개념도 쉽게 전달하는 법 같은 건 딱히 배운 적이 없다.

글을 잘 쓰는 법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게 된 건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덴마크어 학원에서 글을 아무리 잘 써봐야, 직장에 가서 글을 잘 쓸 수는 없었다. 첫 직장에서는 정말 많은 첨삭을 받았다. 지금은 그렇게 많은 교정을 받지 않지만, 내 문장들의 구성이 문단내에서 단조롭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래서 사두고 묵혀놨던 글쓰기 책을 펼쳤는데, 세상에. 이건 좋은 책이었네! 외국인을 위한 글쓰기 책이 아니라 보다 나은 덴마크어를 구사하고 싶은 덴마크인을 위한 책이다. 저널리스트들이나 방송국 아나운서의 글과 스크립트를 실제 사례에서 뽑아서 좋은 예, 나쁜 예로 예시를 들고, 어떻게 문장과 문단 구성을 바꿔볼 수 있는지, 그러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어떻게 쓰면 좋을 지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책을 구성했는데, 마음에 쏙 든다.

덴마크어에서는 도치가 엄청 많이 쓰인다. 영어와 도치의 방식 자체는 비슷하지만 그 사용되는 빈도로 봤을 때 덴마크어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고, 종속절, 주절의 순서로 구성되는 복합절 문장의 경우에 주절의 주어 동사의 순서가 동사 주어의 순서로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던지 하는 면에서 영어에서 더이상 잘 사용되지 않는 문장 규칙이 덴마크에서는 살아있다. 그런 덴마크어만의 특징을 활용해 문장을 다채롭게 할 수 있고, 반대로 그걸 잘못 쓰면 또 의사 전달이 더 어렵게 될 수 있기도 하다. 이책은 이런 덴마크어 문법의 특징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지부터 시작해서 아직 내가 읽어보지 않은 다양한 방법으로 “좋은 덴마크어”를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1년에 한번 Medarbejder Udviklings Samtale (MUS)라고 직속상사랑 인사 면담을 한다. 내 강점이 어디에 있고, 지난 1년간 계발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그 전의 계발계획이 달성되었는지, 앞으로 어떤 분야의 계발을 이루고 싶은지, 그 계발을 어떻게 이룰지에 대한 실천 계획까지 다룬다. 내가 계발하고 싶은 분야의 하나로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을 선택했는데, 그 실천 방식 중 하나로 코스를 듣거나 이런 책을 읽고 이를 업무에 반영하는 것을 골랐다. 지금 이 책을 읽는 것도 따라서 내 업무 중의 하나인 것인데, 얼마나 좋은가.

언어 공부 책이 영어처럼 다채롭지 않아도 찾아보면 보물찾기하듯 뭔가 걸려나오는 것들이 제법 있다. 지금 이 책 이름은 “Godt dansk” (https://www.universitypress.dk/shop/godt-dansk-1235p.html) Syddansk Universitet에서 발간한 대학교에서 사용되는 글쓰기 교재로 보이는 책으로, 글쓰기 능력 향상을 원하는 덴마크어 고급학습자에게 강추한다.

언어, 문화, 적응, 변화

글을 쓰면 내 스스로 교정을 볼 수 있어 그 글을 받아 읽는 사람은 최종본만 일게 되지만, 말은 한번 뱉고 나면 주어담을 수 없어서 상대가 내 실수를 다 들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외국어를 배우다보면 쓰기보다 말하기가 더 쉽기도 하면서 더 어렵기도 하고 그런 거 같다. 맞는지 틀리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말하느라 정신없어서 뱉어버리고 나서 내가 무슨말을 했는 지 기억도 잘 나는 단계면 쓰기가 더 부담스럽고 – 교정을 잘 볼 수 없는 단계라 화석처럼 남아있게 되는 실수가 두려워서 – 교정을 볼 수 있는 단계가 어느정도 되면 말로 하면 글처럼 수정을 볼 수 없어 실수를 남에게 보이게 되는 게 두려워서 말이다.

이제는 그 단계를 지나가는 것 같다. 실수를 아예 안해서가 아니라, 내가 말을 하면서 만드는 실수를 사후적이나마 빨리 고칠 수 있게 되었으며, 실수 자체를 크게 줄였으니 말이다. 요즘 느끼는 건 전 직장은 나에게 언어적 측면에서 트레이닝의 장이었고, 덕분에 엄청 늘었지만, 당시의 내 실력으로는 참 힘든 곳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직장에서 수월하게 기능하려면 지금 수준의 언어가 필요했던 거다.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지만, 이제는 두려움은 떨쳐내었다. 듣기에서 추측을 하는 부분이 없어진 것과 어떤 상황에서건 필요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떄문이다.

언어실력이 좋아지려면 그 언어와 친해져야 한다. 문화화도 친해져야 하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그 구석구석의 메커니즘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익힐 수 있으니까. 그러다보면 내 사고회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내게 새겨진 문화와 새로운 문화가 나도 알 수 없는 새에 내 안에서 얽히고 섥혀 융화가 되면 내가 원래 그런 줄 알았었던 것마냥 나도 모르는 새에 내가 바뀐다.

요즘 한국노래를 듣고 있었다. 가사를 안듣고 노래 음정만 듣는 습관이 있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 생일 때 한국 가요의 감수성에 대해 이야기가 나와서 요며칠 가사에 신경을 써서 들어봤다. 나이가 들어서 생각이 바뀐 것도 있지만, 내가 가슴에 절절히 와닿는다면서 좋아했던 한국가요의 가사를 들으며 creepy하다고 느껴지는 사랑 노래가 너무 많다 느꼈다.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의 남자다움이 폭력으로 느껴지는 이곳에서 살다보니 사랑 노래의 절절한 가사가 스토킹, 나르시즘, 착각, 자기만의 감정에 취한 것, 오지랖, 등등처럼 전혀 그 전의 내가 느낀 바 없는 감정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냥 그당시 내 시간에 얽혀있는 노래를 들으며 즐기는 것은 그와 상관없이 여전히 좋지만, 내가 변해서 그 노래가 더이상 내 감수성에 어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어디 가든 적응하게 되어있지만, 어디 가서도 빠르게 변화하고 적응하는 한국인의 유전자 덕에 내가 이 곳 덴마크의 사회와 문화에 유독 빨리 적응해서 한국의 감수성에서 더울 빨리 멀어진 게 아이러니하다.

ByHæin 유튜브채널

너무 어설프게 시작하긴 했지만, 동영상을 하나하나 찍으면서 조금씩 자연스러워 지는 모습도 보이고, 편집 프로그램도 조금씩 수월하게 느껴지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덴마크어 공부를 위한 컨텐츠를 중심으로 올리고 있는데, 또 앞으로 어떻게 컨텐츠를 확장해나갈지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앞으로 잘 지켜봐주시길…

Min fars krig

Jeg synes, at DRs nye tv-serie, Min fars krig, er en fint lavet dokumentarfilm. Filmen omhandler en forfærdeligt sørgelig, men samtidig vældig modig historie, der baserer sig på virkeligheden. Det gjorde ondt på mig at se de omstændigheder, man var lagt under krigen, og hvor umenneskelig og ond eller modig, men traumatiseret, man kan da blive dermed.

Vores bedsteforældres generationer i Korea har også oplevet det samme under besættelsen af Japan, blot værre og meget længere end det – omtrent et halvt århundrede – der oplevedes i Danmark den gang under besættelsen af Tyskland. Så jeg kunne på en måde forholde mig tættere til filmens fortæller, der følger efter sin fars spor i modstandskamp mod tyskerne under den anden verdenskrig ved hjælp af DR, Rigsarkivet, mf.

Men det gik op for mig, at jeg ikke har tænkt på, at modstandsfolk også havde familien og deres kære, som de aldrig ville gøre ondt eller komme til at skade, og at de også var pisse bange. De gjorde alt det med modstandskampen med de risici, at de slet ikke ville kunne se deres kære, dvs. deres kone/mand, børn, forældre, eller at de kunne miste dem på grund af sin kamp. Jeg så dem indtil nu som et historisk objekt, men ikke som det samme menneske, som jeg er. Det gik simpelthen op for mig. Hvor har jeg været ikke-empatisk!

Nu har jeg min datter. Kan jeg mon gøre det samme, som de modstander har gjort, fordi jeg ville give et frit land til min datter ved at risikere at miste hende og livet sammen med hende? Hvor er det hamrende svært. Nej. Måske ville det ikke være så svært for mig. Jeg tror ikke, at jeg vil kunne gøre det.

Jeg skal huske og aldrig glemme de store indsatser, de modstandsfolk mod Japan har gjort for mig og mine kære, også dem mod Tyskland, da ellers ville jeg, Jens og Hannah ikke kunne have været sammen her og nu. De var modige og de var vores helte.

작은 두려움의 연속

연봉협상 시즌이 돌아왔다. 작년 센터 성과는 좋았고, 나도 내 담당 업무의 목표를 달성했다. 공무원은 크게 협상 여지가 많지 않다는데 얼마만큼 해야하는데 아직 감이 잘 서지 않는다. 덴마크어로 일하는 데서 오는 생산성 손실을 다른 경쟁력으로 얼마나 메우고 있는지도 불확실한 터라 더욱 그렇다.

매일 매일 작은 불안함을 갖고 지낸다. 커뮤니케이션이 항상 큰 부담이다. 내가 원하는 바를 잘 전달하지 못할까봐서. 또 언어의 부족으로 인해,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의 부족으로 인해 의견의 강약 조절에 있어서 의도치 않게 실패를 할까봐서. 그래서 조직에 피해를 끼칠까봐. 그 결과로 타인의 시선과 단정적 평가를 받을까봐. 그래서 성과 협상은 더더욱 불안하다.

일년의 기간이 흘러 이제 나는 나대로의 위치가 정해졌고 업무 영역이 넓어졌다. 앞으로도 내 위치와 업무 영역은 크든 작든 변해가고 책임도 늘 것이다. 내가 적응을 한다 싶으면 또 변해가겠지. 그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다는 게 두렵다.

사실 정 안되면 관두면 되지. 이런 마음으로 일하면 될 것 같기도 하면서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어쩌면 한국어로 했어도 가졌을 두려움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런 두려움은 앞으로도 계속 원치않는 친구같이 데리고 나아가야할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타인에 대한 단정적 평가가 왜 두려울까? 내가 가진 원래의 가치보다 낮게 보이는 게 두려운 걸까? 생각을 좀 해 볼 문제다. 내가 잘났다는 생각이 있는 걸까? 실제보다 못나보일까 걱정하는 걸까? 좀 못나보이면 어떤가? 남이 어떻게 평가하는 게 왜 나에겐 그렇게 중요할까? 어려서 높은 기대 수준 속에 내가 원하는 만큼의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게 지금도 여전히 내 속에 남아있는건가? 만약 그렇다면 그런 감정을 어떻게 해소하고 달래가야 하나? 많은 질문이 꼬리를 문다.

잘 모르겠다. 내 인생이 힘들다는 것도 아니고 직장생활이 불행하다는 것도 아니다. 다 좋고, 감사한데, 그냥 서서히 그런 두려움을 안고 가는 내가 이해가 안된다. 이해를 하려 하는 이 과정이 두려움을 맞이하는 길이 되겠지. 우선은 덴마크어 공부도 하고 업무도 열심히 하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가면서… 올 한해 큰 모델 마무리 짓고 보고서고 발안하고, 입법안 초안도 내고 기타 운영업무도 하면 한 해가 흘러가 있겠구나.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