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선물로 받은 상품권 중 와인바 상품권이 있었다. 상품권은 빨리빨리 써야된다는 것을 알게된 오늘. 몇 달 전만 해도 잘 운영하고 있는, 품평이 좋은 와인바였는데. 이 상품권을 선물로 준 친구를 초대해 와인바에 가려고 주소와 상호 확인하려고 방금 인터넷을 뒤지니 부도가 났단다. 뭔지는 몰라도 수지타산이 안맞게 했던 모양이다. 좋은 와인을 과하게 저렴한 가격에 냈든 어떻게 했든간에 부도가 났다니 안타깝다. 미슐랭 별점을 받은 식당 상품권이 있는데, 이건 하나 태어나기전에 얼른 가야겠다. 무슨 이유든 문 닫으면 못쓰니까. 흠흠흠…
다음주엔 그냥 좋은 와인바 가서 마시는 것으로… Ved Stranden 10으로 결정. 임신한 내가 술을 마시면 한국에선 난리가 나겠으나, 일주일에 와인 한잔은 괜찮다는 덴마크 보건당국의 임산부 건강수칙에 따라 옌스의 보수주의를 더해 나는 샴페인 한 잔 시켜 옌스가 반을 마시는 것으로 했다. Ved Stranden 10는 웬만해서는 실패하지 않는 셀렉션과 좋은 분위기, 유쾌한 서비스 등으로 좋아하는 곳이다. 위치도 Holmens Kanal 옆으로 Nørreport 역에서 걸어가면 되서 편하다. Nørrebro에 있는 Vinhanen이라는 곳을 더 좋아하지만 거긴 우리가 만나기로 한 월요일에 문을 안연다. 늦게까지 여는 곳이라 주 2회 휴무를 하는 듯. Ved Stranden 10는 일요일 빼고는 다 여는데, 10시까지만 문을 연다. 바가 주 목적이라기보다는 바와 와인샵 기능이 동시에 중요해서 그런 듯 하다.

Vinhanen에서. 부활절 직전에 친구들과 함께.

Ved Stranden에서 친구들과의 모임. 이때는 입덧으로 주스만 들이켰는데… 사실 입덧이라 하기에도 애매할 정도로 약하던 것이 이 뒤로 며칠 지나 심각해졌었다.

여기가 바로 Ved Stranden 10. 무슨 패션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와인바와 바는 거의 다 이 친구들이랑만 갔었구나.
옌스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인 밥 딜런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또 오는 모양이다. 어제 자기전 침대에 누워 신문을 보다가 광고를 발견했다. 문화면을 꼼꼼히 챙겨보는 건 그래서이려나.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들 안놓치려고. 4월 초에 오는 일정이다. 내일 회사에 가 있는 중 예매가 시작된다며 좋은 자리를 예매하고 싶은 그가 시무룩해졌다. 그러다가, “너 내일 학교 안가지?” 라며 반색을 한다. 두 장 예매할 거 맞냐고 물어봤는데, 물어보나마나다. 당연히 혼자 가는 건 싫으니 친구를 데리고 가겠지. 시부모님을 불러 애를 맡기고 가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가서 조느니 (꼭 공연 전 마시는 와인 한잔 때문에 난 어떤 공연을 가도 존다. 지난번엔 엄청 시끄러운 락 공연 가서도 졸았다.) 옌스가 함께 열광할 친구와 가서 신나게 즐기고 오는게 더 좋을 것 같다.

하이, 바비! 웰컴 투 덴마크!
이 공연은 와인바처럼 부도가 안나겠지. 아니, 혹여나 공연 기획에 뭔가 차질이 생겨도 돈은 돌려줄테니. 쩝. 와인바 부도는 매우매우 아쉽지만 (따라서 선물이 공중분해…) 친구를 만난다는 것과 맛난 샴페인 반 잔 마실 생각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밤이나 삶아먹어야겠다. 금요일엔 대학원 친구들 두커플 불러서 한국메뉴로 크리스마스 디너를 하기로 했는데 그걸 생각하며 남은 며칠 잘 보내봐야겠다. 흠흠… 뭘 먹여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