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선물한 게으름의 하루

오늘은 내 생일이다. 옌스가 지난 6개월동안 들어온 MMPI 과정의 마지막 주 첫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부터 3일 동안 다른 도시에 있는 연수원에 가서 수업을 듣고, 과제도 발표하고, 최종 시험도 본다. 덴마크에선 Rounded birthday(Afrundet fødselsdag)라고 0으로 끝나는 생일에나 파티와 함께 크게 기념하고, 나머지 생일은 아주 가까운 사람들끼리나 작은 선물을 주거나 말거나 한다. 오늘은 만 35세가 되는 날. 사실 생일은 쇠털같이 많은 날 중 하루일 뿐이고, 매년 한번씩 돌아오는 날이다. 꼭 특별한 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기념해서 나쁠 것도 없는 그런 날.

아침식사으로 왠지 미역국이라도 끓여 먹어야 할 것 같아 냄비를 꺼내려 했지만, 혼자 먹을 미역국을 끓이기도 귀찮거니와 이상하게 여기 쇠고기로 끓이는 미역국은 그냥 그렇기에 애꿎은 찬장문만 열었다 닫았다. 매일 먹는 오트밀을 생일날에도 먹기엔 좀 심심하지 않나 싶어, 어느 날 점심메뉴로 먹어볼까 싶어 샀던 훈제숭어를 꺼내들었다. 아침 식사론 비린 메뉴였지만, 왠지 단백질 식사는 특별하고 화려한 느낌. 크래커와 함께 곁들여먹은 숭어는 예상대로 비렸다. 그래도 좋아하는 크래커가 매진되어 할수없이 새로 시도해본 크래커가 더 맛있어서 그 맛에 먹었다.

입가심하려고 새로 사온 리들(Lidl)판 염가 룽고커피캡슐로 커피를 내려보니, 맛이 꽤나 괜찮다. 개당 250원 꼴이니, 한잔 마시면 500원이다. 실업자가 비싼 캡슐을 소비해야 쓰겠나 해서 정품 네스프레소를 버리고 짝퉁 캡슐을 사본 건데, 크게 불평할 일은 없겠다.

크래커를 우물거리며, 커피로 입가심을 하면서 어제 쓰다만 블로그 포스트를 마무리했다. 집에 혼자 있는 날의 장점은 머리가 헝클어져 있어도, 혹은 떡져있어도 괜찮다는 것이다. 애벌레가 허물 벗듯이 침대에서 내가 나온 흔적을 그대로 발견할 수 있게 일어나 방은 어수선하고, 나도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좋다.

페이스북에 많인 친구와 지인의 축하 메세지가 온다. 행복한 하루되라거나, 옌스와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라는 인사들이 많이 보인다. 아쉽게도 옌스와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낼 수는 없지만, 행복한 하루는 보낼 수 있다. 뭘 할까? 내가 좋아하는 갤러리를 가보려고 하니, 아뿔싸. 오늘은 월요일, 휴관일이다. 아침에 쨍하던 해도 어디론가 들어가 사라져서 날씨도 꾸물꾸물하니 밖으로 나갈 의지는 쉽사리 꺾여버렸다.

오늘은 계량경제 공부하는 날인데, 그걸 해야되나 생각하다가, 나에게 주는 선물로 좋은 게 생각났다. 죄책감 없이 게으름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점심 한끼 맛있는 것을 요리해 나에게 대접하는 것으로 선물을 정했다. 저녁마다 얼굴을 보면서든, 떨어져 있는 날엔 전화로든 그날 무엇을 했는지 서로 자세히 이야기하는데, 게으름을 피운 날엔 그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떄로는 열심히 해야한다는 채찍질을 당하기도 하기 때문에 게으름은 최대한 지양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보내기로 결정해서 아무것도 안하는 것은, 게으름을 게으름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주는 훌륭한 선물인 것이다.

더위를 많이 타는 옌스는 여름엔 꼭 창문을 열고 자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창문을 열고 자고 있는데, 그리하여 최근에 알게된 사실은 새들은 생물학적 시계가 아닌 일조량의 시계에 따라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요즘 세시 반이면 동이 트기 시작해 네시 반에 일출이 있는데, 부지런한 새들은 세시반부터 지저귀기 시작한다. 고용한 새벽에 들리는 울려퍼지는 새소리는 아름답다. 까마귀면 그닥 아름답게 들리지 않겠지만, 다행히 이름 모를 새소리가 귀에 즐거운 소리라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 새벽에는 꿈에서 새가 지저귀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꿈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깨고 보니 새벽 세시 반. 부지런도 하다.

그 다음부터는 깊게 잠이 오지 않아 깜빡깜빡 졸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뒤척거리면서 잠시 눈을 뜬 옌스와 눈이 마주쳤다. Tillykke med din fødselsdag, skat. 생일 축하해 내 사랑. 아침 잠결에 나도 기억못한 생일을 잊지 않고 축하해준다. 그 아침을 여는 한마디와 배경음악처럼 깔린 새소리. 오붓한 저녁식사도 좋지만, 가장 행복한 것은 이런 소소한 기쁨이다.

저녁 9시. 게으름의 하루가 저물고 있다. 하루를 이렇게 보내면 원래 마음이 불편하기 짝이 없는데, 오늘은 그런게 전혀 없어서 특별하다. 이제 내일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겠지.

엄마, 아빠.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덴마크에서 가족의 의미와 결혼 그리고 결혼식

덴마크에 온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좋은 시간은 항상 그 순간에 묶어두고 싶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버리고 만다. 그래서 그런지 덴마크에서의 2년이라는 시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인도에서 근무했던 2년반의 시간을 기억하면, 항상 귀임 희망일을 D-day 삼아 매일 손가락으로 꼽았음에도 그리 지나지 않는 길기 긴 시간이었는데, 덴마크에서의 시간은 나를 스쳐지나간 것만 같다.

새롭고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항상 꿈꿔오던 유럽에서의 생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옌스를 만나기 전 덴마크의 삶은 사실 그렇게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 겉껍질을 뚫고 들어가 친해지기 정말 어렵고, 한번 친해지면 깊은 속을 내어준다는 덴마크인은 때로는 코코넛으로 비유되는데, 나처럼 뜨내기로 지내다가 돌아가는 외국인은 그들만의 리그를 살아가야 하기에 항상 겉도는 느낌을 갖게 된다. 간신히 한두명 사귀면 친교의 기쁨을 충분히 느끼기도 전에 여러가지 이유로 덴마크를 떠나버리곤 해 허탈함만 남기곤 했다. 이런 공허한 인간관계만으로 4년을 잘 살아갈 수 있을지 두려웠고, 덴마크의 어둡고 음산한 겨울은 유독 마음을 외롭게 했다. 부모님과 보리가 옆에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시간이었다.

크리스마스, 새해맞이가 다 끝나고 더이상 기념할 것도, 즐길 것도 없어 덴마크인들이 제일 우울해한다는 2월, 옌스와 만났다. 그 이후의 시간은 소소하면서 즐거운 촘촘한 추억으로 채워졌고, 새로운 것들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었다. 덴마크인과 연인이 되고 가족이 되는 것이 그들의 사회로 깊숙히 들어가는 지름길이라는 게 무슨 말인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설명으로 듣고 머리로 이해했던 그들의 삶을 체험하며 배울 수 있었다. 전통과 현재, 삶을 대하는 태도, 일과 가정의 양립, 가족관, 지역간 감정, 정치, 사회문제, 외국인에 대해 느끼는 감정 등 많은 것을 말이다. 특히 결혼한 커플들과 만나 교류하거나 그들이 결혼하기 전에 만나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를 가진 두 번의 경험을 통해 덴마크인이 생각하는 가족과 결혼에 대한 의미를 배울 수 있었다.

물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덴마크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이곳도 많은 사회문제를 안고 있는 여느 나라와 같은 한 나라일 뿐이니까. 옌스와 그의 가족도 그렇고, 내 친구들도 대부분 나와 정치나 여러면에서 비슷한 견해를 가진 보수적인 사람들로, 사회에서 안정된 위치에 가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니, 그들을 통해 듣는 덴마크는 편향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어차피 세상을 중립으로 사는 것은 불가능하고 내가 속한 곳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며, 실제 내가 느끼고 배우는 것은 지금 내가 서있는 곳과 그 주변인으로 부터이니, 내가 하는 이야기는 바로 내가 느끼는 덴마크일 뿐이다. 이점은 우선 짚고 넘어가자.

덴마크에선 이혼이 흔하다. 주변에 이혼한 사람들도 많이 있고, 그것이 흠이 될 일도 아니다. 애가 있는 커플들도 마찬가지로 많이 이혼한다. 오래 살다가 애를 하나 둘 낳다가 결혼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면을 보면 결혼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사람들인 것 같고, 우리나라에선 이들을 가리켜 근본없는 사람들이라 부를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아니 많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곳 부부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나 가족을 대하는 방식을 옆에서 지켜본다면 결코 그렇게 폄하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새 느끼게 될 것이다. 맞지 않는 부부는 인내하며 사는 방식을 택하는 대신에 갈라서는 것이고, 직장내에서나 친구사이에서 혼외 여자친구가 있는 것을 자랑한다면 매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될 만큼 커플간의 신뢰와 헌신을 중요시한다. 물론 누군가와 연인관계를 맺기 전까지 다른 국가에 비해 열린 성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맞는 이야기지만, 그건 딱 그때까지이다. 가족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마스를 중심으로 한 연말이나, 소소한 일에 자주 모이고 서로 초대하기 때문에 가족들과 보고 함께 보낼 시간이 많다. 손주들이나 자식, 며느리, 사위 생일 등에 사돈이 함께 모일 일도 많이 있다. 때로는 그로 인해 여기도 고부갈등이나 장서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그래서 부모자식지간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부부는 내가 함께하기로 선택한 반려의 입장을 이해하고, 내 부모라고 꼭 좋은 관계를 맺으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같이 잘 지내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라도 그것이 부부간의 갈등을 일으키도록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결혼은 진정한 축하의 장이다. 프로포즈를 받고 우는 사람은 있을지언정, 결혼식은 모두가 행복하게 웃는 곳이다. 자식이 결혼하면 짠하고,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할 때 괜시리 뭉클해지는 마음에 눈을 적시는 것은 우리네 정서이다.  결혼 만찬은 통상 6~7시에 시작해서 신혼부부가 추는 웨딩댄스가 자정 직전에 있기까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는데, 중간중간 부모와 형제, 친한 친구들이 각각 5분에 가까운 결혼 축사를 한다. 부모의 경우, 어린 자녀가 자신에게 주는 의미를 작은 에피소드들과 함께 소개하기도 하고, 얼마나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는지 이 또한 여러 에피소드와 함께, 또는 시와 함께 소개하기도 한다. 그들의 만남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 인생에 대한 덕담 등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덴마크인 특유의 유머감각과 더불어진 축사를 듣자면 참으로 놀랍다.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에 옌스가 아버지 칠순잔치에 말할 내용을 미리 써서 연습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보다 훨씬 길게 하는 결혼 축사는 얼마나 정성을 들여 준비하고 연습했을 지 상상이 된다. 우리네 일상이 바쁘고, 뭐든지 효율적으로 빨리빨리 처리하려다 보니 삶이 건조해지고, 표현을 하지 않다보니 마음도 때로는 건조해지는 경우가 많다. 대충 이해해주겠지 하다보면 소홀해지기도 하고. 이 곳의 여러 축하문화는, 선물의 내용이나 가격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돈으로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가급적 고민을 해서 준비하고 카드를 쓴다. 마음이 동하면 표현하게 될 수도 있지만, 표현하다보면 마음이 동하고 행동이 마음을 낳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런 하나하나의 작은 행사가 추억을 만들고 관계를 돈독히 하게 하는 윤활유가 된다.

결혼식엔 많은 전통적 요소가 아직도 남아있다. 결혼식을 마치고 난 신혼부부에게 쌀을 던져주며 축복하는 의례나 하객들이 결혼만찬 중 바닥을 발로 구르면 신혼부부가 테이블 아래로 들어가 키스를 해야 하는 것, 반대로 하객들이 접시를 포크나 칼로 두드려대면 신혼부부는 의자 위에 올라서서 키스를 해야 하는 것들이다. 신부나 화장실을 가느라 자리를 비우면 하객 중 여자들은 모두 일어나 신랑 볼에 키스를 해야 하는 것이나 반대로 신랑이 가면 남자들이 똑같이 하는 것 등도 재미있는 전통이다. 웨딩 댄스가 끝나고 나면 남자들은 신랑을 헹가래 치듯이 들고 신발을 벗겨 양말 끝을 가위로 잘라낸다. 이 밖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

만찬 도중 같은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에서는 결혼을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는데, 대부분이 하는 현대적 결혼식을 이야기해줘야 하는지, 전통 결혼을 이야기 해야하는지 갈등이 되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예전 3일 가량 동네에서 잔치하듯 했던 결혼 전통이 현대에 들어 가정의례준칙의 도입과 함께 어떻게 서구화되었는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진행되었는지, 또 그래서 요즘 왜 사람들이 작은 결혼에 관심을 갖는지 설명해주었다. (결혼 만찬장으로 가는 차안에서 한국 음식의 매운 맛은 고추가 소개된 나름 최근에 있었던 (Modern introduction) 일임을 이야기했다가, 500년이 최근이라는 이야기에 다들 배를 잡고 웃었는데, 결혼식의 변화도 500년전 있었던 일이냐고 농담을 해서 멋적게 웃었다. 이는 Modern이 아닌 Contemporary 현상이라고 덧붙이면서.) 우리 결혼에 전통 요소가 많이 사라진 것은 아쉽긴 하지만, 어차피 세상은 변해가는 것이고 전통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만들어지는 것이니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고, 전통을 재해석해서 더 좋은 것을 만들어가면 될 것이다. 특히 나처럼 이문화에서 온 두명이 한가족을 이루게 되는 경우 문화접변이 일어나고, 세계가 더 긴밀하게 연결되며 나같은 사례가 워낙 많기에, 뭐가 전통이라고 해야 할지 흐려지는 경향도 생길 수 있다.

이미 둘이 같이 산지 2년이 된 커플로 8월이면 태어날 아이도 있는 그들의 결혼식에서, 신부 입장을 기다리는 신랑의 바짝 긴장한 모습과 마른 입술과 함께 초조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며, 결혼은 누구에게나 떨리고 긴장되는, 인생의 반려를 맞이하는 소중한 것임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올 연내 결혼을 할 나에게도 간혹, ‘아, 정말 나도 결혼을 곧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그 무게가 불현듯 실감이 나며 설레면서 긴장이 되는 순간이 있다. 재단에 서서 신부를 기다리는 신랑의 마음이야 오죽 더 긴장될까.

이러저러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Regitse(레깃써)와 Michael(미케엘) 커플의 앞날에 좋은 날만 가득하길 빌어본다.

<  Regitse & Michaels Bryllu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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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ren & Sunes Bryllu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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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여름날, 혼자만의 프레덴스보 여행

유난히 해가 쨍하고 뜨거운 날씨. 올해 진정한 여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첫날이었다. 고백하기 부끄럽게도 게으름이 뼛속까지 배어있는 나에게는 아무리 좋은 날씨라고 몸을 추스려 밖으로 나가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직장을 다니면 원하지 않아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어 밖으로 나서게 되는데, 그렇지 않은 지금은 자유와 방만함 사이의 줄타기를 하며 지내고 있다. 열심히 지내는 날이 있다가도 정말 손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이 있으니 그게 우연히 날씨가 좋은 날과 겹치면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집에서 공부를 하는 경우라면 육체적으로는 게을러도 지적으로는 부지런하다며 자위라도 할 수 있는데, 아무 것도 안하면서 나가지도 않다니 한심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렇지만 어제는 날이 너무 좋았다. 이러저러한 일들로 수학공부를 게을리한지 몇날이 흘렀으니 사실은 연필을 쥐고 책상 앞에 앉았어야 쓰겠으나, 이렇게 좋은 날씨를 나가 찬양하지 않기엔 왠지 모르게 다른 종류의 죄책감이 들었다. 흔하지 않은 날을 기념하지 않고는 이런 날씨가 서운해서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

밖에 나가기를 결심하고 막상 밖으로 나서기까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침 9시, 옌스에게 “나 오늘 짧은 여행을 하고 올거야. 기차타고 자전거 타고 유채꽃이 핀 들판을 찾아 나설거야.”라고 문자를 보냈다. 저녁에 오늘 공부 뭐했냐고 물어보지 않기를 원하는 문자다. 조심하라는 답을 듣고, 사실 진짜 조심하긴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뜬금없는 들판 한가운데서 자전거 바퀴라도 펑크나면 어떻게 해야할 지는 나도 모르니까.

작년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고속도로를 타고 멀리 여행할 때면 유채꽃이 한가득 핀 들판이 끝도 없이 펼쳐진 것을 본 적이 몇 번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와 함께 밀이 누렇게 영글어 있는 들판이 있었음을 기억한다면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가 최절정에 이르는 시기임을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어제는 그런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열심히 구글 검색을 하느라 쓸데 없이 시간을 낭비하다가, 이러다 또 나가기를 관두겠다 싶어 그냥 외어순스토(Øresundstog)를 타고 올라가자 마음먹고 비스켓 하나, 물 한병, 깔고 앉을 담요를 한장 챙겨서 서둘렀다. 벌써 정오였다.

열차 안에 자전거를 고정시키려다가 자전거에 걸려 넘어질 뻔 했다.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칸은 소풍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로 가득차있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나를 보고 귓속말을 하는 아이도 있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아이도 있었다. 이런 일에 신경쓰려면 한도 끝도 없는 해외생활이기에 그냥 이어폰을 귀에 꼽고 음악을 들으며 알랑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조금 읽자니 나의 게으름과 그에 따른 죄책감을 그도 똑같이 느꼈다는 사실에 실소를 흘렸다.

“… 이 책들은 각기 다른 방식이지만 입을 모아 바깥에는 마드리드라고 부르는 흥미진진하고 다채로운 현상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곳에는 기념관, 교회, 박물관, 분수, 광장, 쇼핑거리 등이 수도 없이 널려 있다고 외치고 있었다. 나도 그런 유혹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또 내가 그것을 볼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 자신의 게으름과 좀 더 정상적인 관광객들이 느꼈을 진지함을 비교하며 냉담과 자기혐오가 뒤섞인 느낌에 시달리기만 했다. 나는 그냥 침대에 누워있고 싶은 욕구, 가능하다면 얼른 비행기에 올라타 집에 가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혔다. …” <알랑 드 보통, 여행의 기술>

5페이지도 채 읽지 않은 짧은 기차여행에서 그 부분을 읽었다는 사실이 묘하게 느껴지며, 나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괜히 더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대미술관 중의 하나라는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이 위치한 홈르백(Humlebæk)에 내려 왕실의 여름궁전인 프레덴스보(Fredensborg)에 가기로 했다. 그 길로 가는 중엔 유채꽃밭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2년이나 살면서 그곳에 아직 가보지 않았다는게 게으름의 표상인 것 같아, 아무도 비난하지 않지만 스스로 비난받은 듯한 느낌마저 들어 선택한 곳이었다. 남들은 굳이 힘들게 돈과 시간을 들여 오는 여행지중 하나인 유럽에 살면서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지 않는 건 귀한 걸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을 다녀올 때면 흔히 이용하던 고속도로까지 가는 지방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니 주변 풍경이 사뭇 달랐다. 지방도로가 자전거도로와 높이가 다른데다가 가로수로 가려져 있어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전거도로는 들판 안쪽으로 훨씬 가까이 붙어 차도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2시가 거의 다 된 시간. 집에서 나올 때보다 한결 뜨거워진 공기가 느껴졌다. 이날 따라 바람이 덜 부니 22도밖에 되지 않는 온도도 매우 덮게 느껴졌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해가 더 쨍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시골이라 인적이 드문 길이 많았다. 이름 모를 보라색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길에 잠시 멈춰 한참 사진을 찍다가 다시 페달을 힘차게 밟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공간을 즐기다보니, 아차. 어느 새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리고 바퀴가 큰 자전거임에도 40분은 족히 달려야 할 거리라 빨리 다녀와야 저녁시간에 늦지 않게 집에 돌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진 탓이었다.

갑자기 훅하고 코를 잡는 꽃향기. 라일락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뜨거운 공기 속에 열기인지 향기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자전거를 달리면서 느끼는 그 기분이 좋아 굳이 멈춰서지 않고 계속 페달을 밟았다.

밀밭은 알이 충분히 영근 밀작물로 짙은 초록색을 뽐내고 있었다. 그 옆의 유채꽃밭은 이제 갓 꽃몽오리가 진 유채꽃 사이에 성급히 터진 어린 꽃들만 조금 보여, 그 노란색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았다. 6월 말에서 7월 정도 사이에 다시 오면 노란 물결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다 싶었다. 아쉽다고 느끼는 순간, 그럴 거 없이 또 오면 된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또 한번 이런 여행을 해야겠구나.

간간히 지나가는 차들 빼고는 인적은 거의 보이지 않는 밭과 멀리보이는 농장을 지나치며, 여기서 타이어 터지면 정말 난감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물지만 가파른 언덕에서 20kg에 달하는 나의 무거운 애마의 페달을 간신히 밟아가며 오르다, 잠깐이지만 내가 이런 고생을 사서 하고 있다니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다음 만나는 내리막길에선 신나게 바람을 즐기며 내려갔지만, 반대로 집에 갈 땐 어쩌나 하는 두려운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그렇게 도착한 프레덴스보 궁전은 여름 별궁답게 소박한 느낌이었다. 관광철이 아니라 그런지 북적임도 없어 궁전 부속 공원을 산책하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작은 새들이 조잘거리는 소리는 어찌나 영롱하고 행복한지. 굳이 여기가 아니라도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새소리이지만, 적막함과 바람소리에 어우러지는 새소리는 메아리까지 쳐서 들려 한차원 다른 소리로 들렸다.

공원의 끝에 접하고 있는 이스훔 호수(Esrum Sø)는 크고 고요했다. 나중에 지도를 살펴보니, 셸란(Sjælland) 섬에서 두번째로 큰 호수이다. 그 큰 공원과 호수를 몇 안되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호사스러울 지경이었다. 관광철에 와서 북적임을 느낀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즐거울 수 있겠지만, 북적임보다는 적막을 좋아하는 나에겐 이쪽이 훨씬 좋다.

집에서 싸온 비스켓을 우물우물 씹어먹으며 앉아있는데, 예전이면 외롭게도 느껴졌을 수 있던 그런 순간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길지 않은 시간, 땀을 식히며 앉아있는 그 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다. 초록색이 가득한 곳이라 그랬을까? 사람들로 북적이는 길거리 까페에서 홀로 앉아있으면, 내 땅에 두고 온 가족과 친구들이 보고싶어 유독 고독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별로 없는 그곳에 앉아 있으니, 간혹 산책하는 사람들 한두명과도 눈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오히려 혼자가 아님을 느꼈다.

돌아가는 길은 다행히 다른 루트로 운행하는 로컬 열차가 있어 쉽게 돌아왔다. 그 열차 속에 앉아, 그 무수히 많았던 날들처럼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몸을 일으켜 나온 5시간 전의 나에게 감사하며, 또 이런 혼자만의 여행을 나서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덴마크 정당의 정치성향 스펙트럼

오늘 덴마크어 수업시간에는 덴마크 정당별 정치성향에 대해 간단히 배웠다. 최근 새로운 정당이 늘어났으나, 지난 총선때 나왔던 정당으로서 일반 사람들이 뚜렷하게 그 성향을 이해하고 있는 정당은 크게 8개가 있다.

이들 8개 정당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Socialdemokraterne/사회민주당
  2. Radikale Venstre/급진좌파당
  3. Det Konservative Folkeparti/보수국민당
  4. Socialistisk Folkparti/사회국민당
  5. Liberal Alliance/자유연합당
  6. Dansk Folkeparti/덴마크국민당
  7. Venstre/좌파당
  8. Enhedslisten/적녹연합당

(2015년 총선에 새롭게 나타난 정당은 Kristen-Demokraterne/기독민주당, Alternativet/대안정당 등 2개다.)

정당별 성향은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구분한다. 전반적 성향을 기반으로 단순히 진보냐 보수냐를 따진 첫번째 방식이 있고, 경제분배측면과 가치측면(경제분배측면을 제외한, 이민자 정책, 법률, 문화 등의 정책을 의미)의 축을 중심으로 분할된 4분면에서 진보, 보수를 입체적으로 따지는 두번째 방식이 있다.

덴마크 정치분면 2

첫번째 방식에 따르면, 진보 진영에는 집권연정인 사회민주당, 급진좌파당을 비롯해 사회국민당과 적녹연합당이 있으며, 보수진영에는 지난 정권의 여당인 좌파당을 비롯해 자유연합당, 보수국민당, 덴마크 국민당 등이 있다. 이중 적녹연합당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도를 기준으로 약간 진보와 보수로 퍼진 정도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진보냐 보수냐에 따라 적색블록과 청색블록으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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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방식에 따르면 경제분배측면으로 구분했을 가장 보수적인 것은 자유연합당이고, 보수국민당, 좌파당, 급진좌파당 등이 그 뒤를 이으며 보수 분면에 위치해있다. 가장 진보적인 것은 적녹연합당이며, 사회국민당, 사회민주당, 덴마크국민당 등이 진보세력을 이룬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제분배측면이다. 평균소득세율 50%, 부가가치세 25%, 기타 고율의 에너지세 등 막대한 세수를 토대로 다양한 복지 및 경제지출이 이뤄짐에 따라 덴마크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가치축의 핵심은 이민정책이다.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자유로울수록 진보이고, 이를 멀리할 수록 보수이다. 자유연합이 청색블록에서 유일하게 진보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는 블록 입장에 맞춰 분포해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덴마크에서 아무리 보수적인 정당을 가져다가 미국 정당에 어느 정당이나 극히 급진적인 진보성향을 보인다고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을 덴마크에 갖다놓으면 급진보수당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최근 젊은 힙스터들이 많이 지지하는 정당으로 대안정당이 있는데, 여기 분류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나중에 정책표 비교로 다시 다뤄보고자 한다.

Typical Danish Luxurious Hipster / 전형적인 덴마크 럭셔리 힙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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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www.dr.dk/nyheder/kultur/musik/grafik-er-du-en-typisk-northsider

(한국어 내용은 아래쪽에)

From Danish Radio, the biggest media channel in Denmark, I read an article today. It is about a typical Danish luxury hipster. It was so fun to read because it was so true. So I share the article and the infographic about it.

Luksus hipsteren (The luxury hipster)

Age: 25-34

Graduated – After long period of higher education

Music – One wants to be the one who knows the names of unknown indiebands. In fact, they hate enough to love already known popular bands.

Dark clothes – Woodwood, Ralph Lauren, M.M

Clothes are intentionally worn out. – It must look like unintentionally done.

Rayban’s sunglasses

Full beard

Carries a full wallet – There should be a party, so let there be a party. Doesn’t mind to pay lot of money, since it is a part of showing oneself off.

Expensive luxurious organic beer

Freshly washed clothes – Unlike to go to the Roskilde festival

Being refreshed – Goes home and sleeps in a real b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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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트레이너와 함께한 동네 자전거 여행과 덴마크 삶의 소소한 즐거움

CBS에서 MMPI 과정을 듣느라 6월까지 꼼짝없이 바쁜 옌스의 스케줄로 인해 같이 있지만, 따로 활동하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덕분에 집에 면학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된다.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SNS를 하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던 나였는데, 옆에 앉은 그가 독서를 하니, 뭔가 눈치가 보이기 시작해서 나도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옌스는 습관의 사람이다. 습관을 잘 만들고, 한번 만든 습관은 잘 유지한다. 뚝심의 인간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뼛속까지 경제학자라 시간 낭비를 하기 싫어해서 자기에게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 시간을 잘 배분한다. 난 습관을 잘 못들이는 사람이다. 중요하다고 하는 순간 마음먹고 집중을 해 원하는 결과를 내는 일에는 강하지만, 인생지사 그렇게 짧고 굵게 살 수 없다. 따라서 난 자꾸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 내 스스로 동기부여가 안되면, 옆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사람을 두고 스스로를 독려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내가 제일 배우고 싶은 성실함과 뚝심을 갖고 있는 옌스가 내 옆에 있어줘서 참 고맙다. 한없이 게을러지고 싶은 순간, 다시 정진하는 길로 돌아올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옌스가 빠뜨리지 않는 것은 체력관리이다. 아침마다 윗몸일으키기 등을 포함해 15분 정도 꼭 근력운동을 하고, 카약과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꼭 2번씩은 한다. 10kg씩 몸무게가 오르락 내리락 변하던 내가 살이 크게 않고 유지하는 것도 옆에서 운동을 장려하고, 나를 데리고 나가는 그 덕분이다. 걸어서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하러 나가자고 한다.

겨울에 한번, 정말 나가기 싫은데 옌스가 산책을 나가자고 하길레 간신히 따라 나선적이 있다. 정말 추웠는데, 조금 걷고 나니 좋았다. 그 날, “앞으로 내가 나가기 싫어해도 사실 나오면 좋아하니까 게으름 피워도 꼭 끌고나와줘.”라고 부탁을 했다. 나가자고 할 때, 기다 아니다는 말을 안하고 미적대고 있으면, “Come on, it’s good to have some fresh air.”라고 하며 독려하는데, 안나갈 수가 없다. 내가 한 말도 있고 하니.

그래서 가급적이면, 나가고 싶지 않아도 옌스가 나가자도 하면, 흔쾌히 좋다고 답을 해버린다. 그러고 나면 이상하게 나갈 마음이 생긴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다. 저녁 먹고 8시가 넘었는데, 바람도 많이 부는데, 자전거 투어를 나가자고 한다. 나가면 좋을 것 같기도 해서 알았다고 했는데, 안나갔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낮에 비가 많이 오고나서 구름이 이쁘게 남았더라. 자전거를 타고 쌩쌩 움직이니 바람이 온몸을 휘감는다. 비포장 산책길이라 중간중간 쿵하면서 튕겨 놀라기도 한다. 갑자기 오리 또는 거위때가 나타나기도 하고, 탁트인 호수가 나오기도 한다. 습지인지라 다채로운 생태가 발견되고, 갈대숲에선 바람에 사라락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게 천국인가 싶은 그런 느낌.

덴마크의 삶은 한국의 삶에 익숙하고, 그 삶의 패턴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에겐 힘든 것이라 생각한다. 불편함을 받아들여야 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출장온 대기업 중역분들 중엔, 여기서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물어보신 분들도 많았다. “차도 비싸 코딱지 만한 차 사야지, 밥 값 비싸지, 맛집도 적지, 술도 비싸고, 문도 일찍 닫고, 세금 많이 내지, 무슨 재미로 살아요? 한국은 돈만 있으면 살기 정말 좋아. 여긴 재미없는 천국이야.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지만.” 판에 박힌듯한 이야기를 해주신 분들이 꽤나 있었다.

다행인건 내가 소비보다는 경험 중심의 삶을 원하고, 북적이는 거 싫어하고, 술 집에서 와인이나 한잔 남친과 기울이면 되고, 소소한 즐거움에 행복을 크게 느끼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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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국회의원은 무보수명예직이 아니다.

도대체 덴마크 국회의원이 무보수직이라는 이야기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덴마크 총선으로 나라가 시끄럽다고 하니, 덴마크는 국회의원이 무보수 명예직이라 하던데 맞느냐는 질문을 몇번 받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기억이다. 우리나라에서 덴마크 국가의 청렴을 예로 들 때 나오는 것이 무보수 명예직 국회의원에 대한 이야기라는데, ‘돈에 관해 철저한 덴마크인들이 돈도 안받고 저렇게 풀타임으로 일을 할리가?!’ 하는 마음에 궁금해서 찾아봤다.

2015년 4월 1일 기준으로 제시된 국회의원 보수는 다음과 같다. (자료: 덴마크 국회 홈페이지-덴마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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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월별                            연간
기본급 (과세)                                                               52,073.91                   624,887
비용 보조 (비과세)
– 덴마크 거주자                                                             5,008.58                     60,103
– 그린랜드/패로제도 거주자                                            6,678.08                     80,137

월급이 한 850만원에 세금 떼면 대충 400만원 받는 것 같다. 기타 비용 발생부분을 보전해 주기위한 돈은 비과세 대상이다. 따라서 약 80만원 정도라 하면, 총 월 480만원 정도가 된다. 고액연봉자는 아니지만, 현지 급여수준을 생각하면 평균 이상으로 충분히 받는 것이다.

연금은 자기가 일한 기간에 맞추어 환산된 금액이 연금수령 개시시점부터 지급된다.

그런데 이런 풍문의 원천이 어디인가 찾아보니, 군소 지방언론과 일베, 뽐뿌 등의 신뢰하기 어렵고,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게시글인 것 같다. 그러다가 덴마크에 대한 기사를 자주 다루는 오마이뉴스에서, 지난 4월 문재인 대표의 발언에 대한 언론 및 새누리당의 행태를 논하면서 덴마크 이야기를 끌어쓸 때 이 이야기를 언급한 적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해당 기사) 이렇게 출처가 불분명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오해하고 있는 것 보면, 인터넷 언론이 포털을 통해 쉽게 복제, 유통되면서 꽤나 널리 읽히기 때문인 것 같다.

얼마전 덴마크 정부에서 발의한, 현금 의무 수납제 폐지 법안에 대해서 중앙일보가 마치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덴마크가 현금사용을 없애려고 하는 것처럼 기사를 썼다. (“덴마크 정부는 ‘현금 없는 경제’를 통해 탈세의 온상인 지하경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라는 문구는 기자의 마음대로 창작물이다.) 그러나 이는 우체국, 약국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 현금 수납을 업장에서 선택하게 함으로, 사실상 현금 사용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몇 번 있을 거래를 위해 현금 시재를 보유하며 발생하는 기업의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 법안 발의의 핵심이다. 더불어 현금시재 미보유에 따른 강도범죄 피해율을 줄이는 것도 부수적인 긍정적 효과이다. (재미있게도 중앙일보의 보스턴 판인 보스턴 중앙일보는 정확히 기사를 썼다.)

급한 마감을 맞추려고, ‘대충 들은 게 맞겠지.’ 또는 ‘우리랑 비슷한 이유로 이런 정책을 폈겠지.’라면서 확인하지 않고 쓰거나, 혹시나 더욱 심각한 경우로 원하는 결론을 위해 사실과 다름에도 원하는 방향으로 사실과 다른 기사를 쓰는 것은, 언론으로서 절대적으로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덴마크 국회의원은 월급을 받는다! 🙂

덴마크 기상청의 약속에서 시작된 공공부문에 대한 심각한 이야기

6월부터 여름이 시작이라더니, 정말 그러려나보다. 6월 날씨에 대한 덴마크 기상청의 약속을 믿는다면 말이다. 5분마다 변한다고 하는 하루하루의 날씨가 아니라 기간에 대한 예측이니 대충 맞을 듯 하다. 일중 5~15도의 날씨를 오락가락하는 5월의 봄날씨는 흐리고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날엔 유독 춥게 느껴진다. 6월 중엔 드디어 25도의 고온도 맛볼 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덴마크는 날씨에 대해 기상청이 약속했다(DMI lovede)고 표현한다. 기상청이 태풍을 약속했다, 태양을 약속했다고. 그 약속은 상당히 자주 지켜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했다는 표현을 쓰는 것으 보면 덴마크의 약속 개념이 약한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덴마크어 수업에서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보면 유럽 내 덴마크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게 참 재미있다.

우리가 행복한 복지국가 덴마크에 갖는 환상적인 이미지와 다르게, 덴마크는 유럽 내에서 가장 해고가 쉬운 나라에 속한다. 실업 복지가 뒷받침을 해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flexicurity model), 좋은 직장에서 자리 잘 잡고 일하는, 좋은 경력을 추구하는 사람에겐 이러한 급작스런 해고통보가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프랑스에서 잘 나가는 변호사로 일을 잘 하고 있다가, 덴마크 사람과 결혼을 하고 이곳으로 이주해온 한 컨설턴트는 덴마크를 북유럽의 이탈리아, 그리스로 표현하는데, 웃음이 나오면서도 맞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사업부문 정리와 함께 사람들을 대량 해고하는 것이나, 어떤 기한내 일을 처리해주겠다고 하고 잊어버리거나, 회의에 참석하기로 하고 잊어버리는 일도 꽤나 자주 발생하며, 일정의 지연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일들을 예로 들며, 덴마크는 충분히 신뢰하기엔 의외로 어려운 곳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불평은 않는다면서, 지금 구한 곳은 자택근무를 허용해주는데, 두터운 신뢰기반이 받혀주는 덴마크에서나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 또한 공감하는 이야기다.

미국인들이 특히 놀라워하는 일은, 앞의 프랑스인의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지만, 많은 공사가 지연되고, 공공프로젝트가 허망한 투자로 끝나도 이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하철 공사가 대표적인 예다. 2018년까지 끝나기로 한 프로젝트에 대해 대부분의 덴마크인은 2019년은 되어야 끝날 것이라고 했다. 어느샌지 슬그머니 준공시점 안내문에 2019년이 표기되어 있다. (아마 2020년에 끝나려나보다.) 미국에서는 공기가 지연될 경우 막대한 지연배상금이 일단위로 계산되기 때문에 준공을 칼같이 지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덴마크에서는 계획은 수정될 수 있다고 보고, 변동되는 현실에 맞춰 합리적으로 프로젝트 기간을 연장한다.

변화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덴마크의 시스템이 있기에 기일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은 생기지 않거나 적게 생긴다. 그러나 모든 일에 양면이 있듯이, 간혹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며 유야무야 봐주는 경우도 생기고, 대규모 투자가 들어간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하게 오랜기간 진행되다가 실패로 드러나는 경우도 생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탈리아에서 도입하려던 IC4 열차 프로젝트이다. 일명 IC4 스캔들이라고도 불린다.

2000년 2월, DSB(덴마크 국영 철도운영사)는 50억 달러 규모의 도시간 철도용 열차를 EU 공공입찰을 통해 발주했다. 12월, 제일 싼 가격으로 이탈리아의 AnsaldoBreda사가 낙찰을 받게 되고, 2002년 12월까지 납품을 받기로 한다. 원래는 2003년 4월부터 운행을 할 목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새로운 열차에 맞춰 주요 역의 플랫폼은 길이 확장을 위해 확장공사도 마쳤다. 그러나, 2004년으로 납품이 연장되고, 납품된 제품은 전기시스템과 열차용 컴퓨터와 기계장치 시스템의 상호작용에도 문제가 발생되어 프로젝트가 좌초위기에 있었다. 감리기업은 프로젝트 중단을 권고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DSB는 매몰비용이 너무 아쉬워, 사실 포기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끌고 나갔다. 결국 2007년 10월 4대의 열차가 최초로 납품이 되어 오후스와 올보 구간에서 운영되었으나, 2008년 2월 열차 매연에서 과다하게 발생되는 악취로 인해 운행을 중단했다.

이는 이 길디 긴 스캔들의 시작일 뿐이라 다 쓰자면 한도 끝도 없어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부 추가 차량이 납품되고, 문제가 생기고, 또 일부는 운영되었으나, 열차 여러개를 연결하는데 문제가 많아 운영할 수 있는 횟수가 극히 제한되어 효용이 크게 떨어졌다. 중간에 열차에 문제가 자주 생겨 별로 운영도 못해본 열차는 유지보수만 잡아먹는 하마가 되었다. 2013년 9월, 드디어 모든 차량 82대가 납품이 되었고, 현재 일부 구간에서 정기적 운행을 하고 있으나, 2014년 2월에는 해저터널에서 열차가 멈춰 다른 열차로 191명이 구조되는 일도 발생해 신뢰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14년 9월, 덴마크 교통부는 이 열차를 폐기하고 분해해 저속의 지역 열차로 개조해 이용하는 것에 대한 경제성 평가를 위한 조사단을 출범했다. 이는 DSB를 파산하게 만들 수도 있는 대형 스캔들이다.

이처럼 덴마크의 공공조달은 이런 유연한 합리성에 의해 많은 예산낭비를 가져오기도 했다.

한국엔 덴마크의 행복, 복지, 녹색 성장, 디자인 등만을 보고 좋은 이야기만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면서 일반화하는 것도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해답이 이곳에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 뭐 하나만 터지면, 선진국에서는 이러면 책임자 처벌하고 이런 일이 없도록 한다고 전국민이 공분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업무의 절차상 과실과 도덕성에 문제만 없었다면 책임자 엄벌, 이런 것은 여기선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약속 문화도, 서양 선진국은 다 약속 잘 지킨다면서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배웠는데, 알고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다 나라별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면서 공분하는 것보다는 우리 내부에서 우리의 상화에 맞는 해답을 계속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물론 잘못된 것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발전을 할테니까. 그리고 사회 구조의 변화 속에서 문제점을 이제 인식한 단계로 해답을 찾아가기 전 단계일 수도 있다.) 우리가 항상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서 좋아지길 원할 땐, 우리 좋은 것은 포기할 수 없고 남의 좋은 것만 받아들이고 싶어한다. 절대 그렇게 될 수 없다. 그런 좋은 것은 다른 나쁜 것과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덴마크에 갑자기 선거철이 와서(그저께, 6월 총선을 실시하기로 발표가 났다.) 온 나라가 시끌시끌한 가운데, 덴마크가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 정당간 정책목표가 발표되면서 이곳의 문제가 더 피부로 와닿는다. 그래도 올해는 날씨 좋은 때 선거하니까, 날씨만 좋아지면 행복해지는 덴마크인들에게도 시끄러운 선거철도 즐겁게 느껴지지 않을까 말도 안되는 억측을 해본다.

덴마크 겨울 날씨 이야기. 그리고 해가 쨍한 주말엔 밖으로 밖으로.

북유럽의 추운 이미지와 달리 덴마크는 온도만 놓고 보면 그렇게 추운 나라가 아니다. 해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비해 겨울은 온난하다. 지난 두 번의 겨울은 특별히 따뜻했다곤 하지만, 추워봐야 영하 5도였으며, 추운 해에도 영하 15~20도까지만 내려간다고 한다. 높은 위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따뜻한 기온은 멕시코 난류가 흐르는 대서양을 서편으로 두고 있는 편서풍 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이 느끼기에 겨울이 크게 따뜻한 건 아니다. 습하고 강하게 부는 바람 때문이다.

42번째 주(10월 중순, 덴마크에선 주 번호가 매우 중요하다. 방학은 모두 이 주번호를 따르고, 회의 등 일정을 짤 때도 주 번호로 일정을 논하곤 한다.)를 기점으로 비가 내리지 않아도 아침에 땅이 젖어있는 가을이 된다. 이때부터 덴마크는 습해져, 잔디 아래는 항상 진창이고,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뼈가 시린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도 서울과 제주도의 기후가 크게 다른 것처럼 비행기로 한시간이면 올라가는 스톡홀름만 해도 겨울이 엄청 춥고 건조하다.)

기온이 높은 겨울은 저기압이 우세한 결과로 비가 많이 오고 강한 바람이 많이 분다. 기온이 낮은 겨울은 고기압이 우세한 결과로 건조하고 매우 춥다. 내가 있는 동안은 따뜻한 겨울만 있었는데, 두번의 유래없는 태풍이 왔으며, 폭우와 흔한 강풍으로 참 힘이 들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덴마크의 겨울을 춥게 느끼게 하는 것은 지리멸렬하게 긴 겨울의 시간이다. 11월부터 4월까지가 겨울이니, 6개월, 1년의 절반이다. 특히 3월경부터 다른 나라에서 들려오는 봄의 소식을 접하고 있으면 그 두 달이 영원같이 느껴질 정도다.

그나마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태양이다. 12월 21일, 동지를 기점으로 해는 매일 5분씩 길어진다. 한국보다 짧던 일조시간은 춘분을 기점으로 빠르게 길어져간다. 아침 2분 30초, 저녁 2분 30초, 열흘이면 50분이다. 하계일광절약시간(썸머타임)을 실시하는 3월부터는 갑자기 낮이 한시간 더 길어지니 하루하루 일조시간이 길어지는게 피부로 와 닿는다.

5월은 본격적인 봄의 시작이다. 칙칙한 갈색 나뭇가지에 조그마한 연두색 싹이 움트기 시작한다. 10시가 되어도 하늘이 완전히 깜깜해지지 않는다. 물론 비가 오는 날은 여전히 많다. 그래서 해가 뜨는 날이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덴마크 사람들은 날씨만 좋아도 행복해지는 소박한 사람들이다. 겨울엔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끼리 웃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봄만 되면 쉽게 웃고 인사한다. (덴마크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와 달리, 낯선 사람들끼리 인사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드물다. 길에서 보는 얼굴들에, 왜 이렇게 화가 나있느냐고 묻는 외국인들이 많다. 무표정한 얼굴에도 불구하고 막상 길을 물어보면 친절하다.)

주말에 날이 화창하면, 시내가 버글거린다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해를 즐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좋은 날은 주로 주중에 온다. 오늘 낮은 해가 아주 쨍해서 기온이 17도까지 올랐다. 그렇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서 태양 아래 있으면 따갑고, 그늘 안에 들어가면 추운 날씨였다. 나도 이 날씨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 집을 나섰다. 해변에는 바비큐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보였고, 노천 카페는 사람들로 버글거렸다. 공원에도 좋은 날씨를 즐기기 위해 산보를 나선 사람으로 가득했다.

해변 잔디밭에서 책을 오래 읽고 싶었지만, 위아래 모두 검정옷을 입고 간 탓에 온 몸이 익어버릴 것 같이 뜨거워 오래 있을 수 없었다. 결국 관광객처럼 시내를 돌아다녀보기로 마음을 정하고, 회사 다니는 동안 거의 매일같이 지나다닌 뉘하운(Nyhavn)과 왕립극장(Skuespilhuset, Det kongelige teater)을 지나 코펜하겐 동편에 위치한 캐스틸러 요새(Kastellet)에 도착했다. 항상 이 요새를 둘러 지나갔지 안에 들어가본 적은 없었는데, 관광객처럼 들어가보았다. 군사시설의 느낌이 물씬 났다. 실제로도 안에 국방부 소속 건물이 있어 군인이 눈에 띄곤 했다. 왜 이곳을 안와봤었는지. 서울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덕수궁에 들어가면 딴세상이 되듯이 이곳도 갑자기 조용한 딴 곳이 되어버렸다.

실업자로 지내는 요즘, 괜히 쓰는 돈이 아까워 집에 많이 있게 되는데, 역시 해가 쨍한 주말엔 밖으로 나서는 것이 정답이란 생각이다. 이제 앞으로 4개월은 덴마크가 찬란히 빛날 기간이다. 자주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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