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몸 바로 쓰기

미레나를 쓰고 있어서 생리가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가는 관계로 이제 거의 유명무실한 생리이긴 하지만 그간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생리가 유지되어 와서 아직까지는 완경기에 들어서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서서히 희끗하게 세고 있는 것이나, 생리 직전 쯤 되면 관절이 좀 더 뻑뻑한 것 같은 점 등을 보면 호르몬이 최적의 상태로 유지되고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의 컨디션은 사실 내 인생에서 최고의 상태이다. 우선 젊어서 지금처럼 운동을 많이 하지 않은 탓에 그 당시 체력이 지금처럼 좋지 않았던 이유도 있을 거고, 나이 들은 몸에서 여러 삐걱대는 신호를 보내와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덕도 있는 것 같다. 젊었을 때와 다른 것은, 조금만 잘못 써서 운동하면 바로 그날 몸이 신호를 보낸다는 점이다. 그게 좋은 게 몸의 피드백을 토대로 몸의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반의 좌우 불균형,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발레를 하면서부터 그 불균형이 여기저기 통증을 불러왔고, 하나를 어드레스하면 다른 곳에서 또 신호가 오고 또 그게 무한 반복 같은… 하지만 그를 통해 서서히 몸이 균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게 한번에 모든 것을 고칠 수는 없던 게, 몸이 그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곳에서 보상작용을 해왔고, 그걸 한번에 고치는 건 당시 내 몸에 대한 인지수준이 낮은 내게 불가능했다.

이 모든 것은 평소의 습관과도 연결되어 있어 한번 고친다고 끝나는게 아니라 항상 관리해야 하는 것인데, 그게 해결되고나니 발레에서 느는게 느껴지는 것이다. 통증 관리와 실력 향상이 동시에 되다니.

골반이 먼저였는지, 발이 먼저였는지 모르겠지만 그 모든게 해결되고 나니 오랜 기간 나를 괴롭히던 발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고, 예전에 삐었던 발목에서 안에 충돌이 있던 부분이 없어져 볼더링 하면서 뛰어내릴 때 발목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었다. 로프 클라이밍에서 떨어질 때 벽에 발로 랜딩하는데서 오는 충격 흡수도 마찬가지고.

나이들어간다고 다 나쁜게 아니더라. 젊어서 몸이 그냥 다 견뎌줄 땐 몸을 잘못되게 써도 아프질 않아 잘못된 습관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빨리 반응이 오니까 잘못된 것을 교정할 수 있으니까.

우리 귀한 몸 오래오래 잘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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