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거의 물 대신 습관적으로 마시는 블랙커피는 몸을 크게 따뜻하게 해주지도 않고, 회사에서 마시는 블랙커피는 집에서 마시는 것처럼 맛있지 않아서 다 마시지도 못하고 차갑게 식어 낭비가 심하기도 하며, 그 씁쓸한 맛이 단 것을 궁금하게 해 결론적으로 살을 찌게 만들기 때문이다.
살이 올라서 다이어트 겸 먹는 양을 줄이기라도 할라치면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몸이 금방 차가워지고 꼭 아플 것만 같은 게 그렇게 하면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운동을 안해서 살이 찌는 게 아니라 먹는 게 늘어서, 남들보다 많이 먹어서 살이 찐 거라 먹는 걸 줄이긴 해야하는데, 어떻게 줄여야 하나 나중에 생각해보자 하고 미뤄두고 있었다. 발레도 매번 힘에 부치는 강도로 주 2회를 하고, 달리기도 주 1회 하고, 주말이면 하나랑 짧게나마 수영도 가고 하니 운동이 부족한 건 아니다. 위가 늘어나서 그런지 먹는게 줄면 어찌나 허기가 진지. 그러다가 홍차를 마시면서 거기에 꿀 한스푼과 우유를 조금 넣어서 먹기 시작했는데, 이게 포만감과 신체의 온기를 가져다 주고 단 것에 대한 욕구를 없애주는 게 아닌가. 꿀 한스푼도 칼로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설탕과 달리 혈당을 급격히 치솟게 하지 않는다 하고 간식 욕구를 없애주니 결과적으로 낮은 칼로리 섭취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커피도 마시지만 홍차를 하루에 두번은 즐겨 드시는 시부모님 덕에 간혹 홍차를 마시는데, 난 항상 그냥 아무것도 타지 않은 홍차를 마셨더랬다. 우유를 섞어 마시지 않으면 잔에 침전물이 착 달라붙어 착색을 잃으켜서 잔을 정성스레 빡빡 씻어야 하는데, 그게 치아에도 같은 효과를 준다고 하셨다. (전직 치과의사) 우유를 안섞어 마시고자 하니까 치아 착색도 신경이 쓰이고 우유 없이는 차가 향은 좋지만 그렇게 맛있는지도 모르겠고, 해서 마시지 않았다. 어렸을때 캔으로 나오던 로열밀크티를 참 좋아했는데, 엄청 마셔댄 탓에 살이 찐 기억 때문에 차와 우유, 설탕 조합이 싫었던 것 같다.
이놈의 체중 관리는 평생 가져갈 숙명 같은 존재이지만 한번도 쉬운 적이 없었고, 매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성공적이었던 체중관리는 어땠는지. 그리고 매번 성공했던 방법도 바뀌었던 거 같고. 이번엔 아마 홍차가 같이 해줄 것 같다. 다른 건 기억이 나지 않아도 한가지 기억나는 건 항상 성공적이었던 체중관리경험은 어느 정도 의지와 노력은 필요하지만 이게 너무 힘들지 않을 때 가능했다는 건데, 홍차가 체중 관리의 경험을 힘들지 않게 도와주고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