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본 곳들에서 연락이 왔다. 한군데는 이미 1차에서 나와 안맞는 거 같아 나 스스로도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었고, 다른 한 군데는 조금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던 곳에서는 일찌감치 메일로 불합격 연락이 왔고, 다른 곳에서는 오늘 전화로 연락이 왔다. 가장 이력이 잘 부합하는 사람과 계약이 오래 걸려서 혹시나 그게 성사되지 않을 경우 나에게 연락하려고 하다보니 연락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것이었다. 원하던 바가 명확하던 곳이었는데, 해당 분야와 프로그래밍 쪽으로 1년여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전화로 연락을 주어서 고맙다고 이야기했고, 몸이 안좋아 낮잠을 자다 일어나서 받았던 전화라 정신이 다소 없어서 면접 내용에 대한 피드백은 요청할 생각도 못했다. 그 점이 참 아쉽다.
6개 지원한 결과 면접 2회로 모두 쓴 물을 마셨다. 졸업하자마자 금방 취직을 할 거란 생각은 안했지만 그래도 기분이 유쾌하진 않다. 해도 짧아지는 계절적 변화로도 몸이 가라앉는데 주변 네트워크도 좁아지니 기분이 더 가라앉는다. 그러다보니 다음 주에 있을 스투디프뢰운 시험은 준비를 하나도 못했다. 덴-덴 사전만 된다고 하는데 그거 사는 것도 너무 늦어서 원하는 시기 안에 배송이 올 지 모르겠다. 내일 서점에 전화해보고 안되면 취소하고 서점에 직접 가서 사는 걸로 생각해봐야겠다.
요즘 좀 우울했다. 사실 지금도 우울한데, 텔레비전 방송 하나를 보고나서 정신을 좀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ALS)를 앓으면서 2년의 병색 끝에 세상을 뜨는 남편과 그의 부인, 네 아이, 그리고 그 주변의 가족과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 2부작 다큐멘터리였는데, 참 잘 그렸고 마음에 와닿았다. 마음이 아팠다. 그 남자, 아내, 남자의 아버지, 여동생, 아이들의 마음이 하나하나 다 와닿고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타인의 불행을 보고 내가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마음이 이기적이긴 하지만… 살다보면 내 삶에 매몰되어 주변을 돌아보기도 어렵고 내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게도 된다.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아도 그냥 그렇게 되기도 한다.
내가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해하고,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덜 중요한 것에는 집착하고 불평하고 불만을 갖지 않는 것, 그리고 지금 삶을 열심히 꾸려가는 것. 거기에 집중해야겠다. 이런 우울한 마음을 보듬어 주려고 친구가 사다준 CD를 들으며, 내 마음 위로해주는 따사로운 그니의 마음에 감사하고 그래서 더 힘을 내야겠다.
I hope things get better for you soon.
Mange tak, Gada! Det skal nok gå, tror je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