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 마흔살 생일파티에 초대받았던 게 엊그제 같았는데, 이번엔 쉰살 생일파티에 다녀왔다. 호텔에서 뻑적지근한 파티를 했는데,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듬뿍 받고 사랑을 받는 모습을 받는게 정말 좋아보였다. 사람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스피치, 시누이에 맞춰 개사한 노래를 준비한 친구들, 친구들이 준비한 공연 등은 그들이 갖고 온 선물보다도 훨씬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시누네는 파티여는 것을 좋아하고, 멋진 파티를 기획할 줄 알고, 진정 파티를 즐긴다.
시누네와 우리는 성향이 여러모로 다른데, 옌스나 나는 큰 파티 이런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가서 적당히 즐겁게 시간을 잘 보낼 수는 있지만, 가기 전 약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자고 마음을 다잡고 가야하고, 마음 편하게 붙들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이 하나 필요하다. 다행히 파트너를 찢어놓는 자리배치를 하지 않은 덕에 처음부터 끝까지 옌스와 함께 있을 수 있었다. 내가 아이를 맡기기 어렵다는 것을 핑계로 집에 남으면 어떻겠냐 했더니, 옌스도 나같은 성향인지라 가급적이면 나랑 가고 싶다고 하더라. 누가 말을 걸면 대화를 하는 게 어렵지 않지만, 직접 가서 먼저 말을 걸고 싶진 않다. 늦게 가면 내가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야하니, 가급적 일찍 가서 남들이 인사를 오게 하려고 하고 피곤한 면들이 없잖아 있다. 그러니 우리 생일에 우리가 파티를 하고 싶지 않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냥 친구 몇이랑 밥먹고 이야기하면 그게 제일 좋다.
남들 댄스파티 시작할 때 우리는 집에 간다고 인사하고 돌아왔다. 집에 오니 열두시가 약간 넘은 시간. 와인 두잔. 취기가 느껴지지 않는 적절한 수준. 옆에 앉은 사람과 즐겁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히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으며, 덕분에 기가 확 빨려 진이 다 빠진 일도 없었다. 다음달에 시누네 막네의 견진성사 때 파티 한번 하면 오랫동안 이런 파티는 없을텐데, 나도 파티에 쓸 수 있는 에너지는 이미 다 써버린 것 같다.
어른들만 초대받은 파티라 하나는 친구네 집에 가서 처음으로 밤을 보내고 돌아왔다. 이제 애가 많이 커서 밤에 깨지도 않거니와, 깨도 다시 혼자서 조용히 잠에 들 수 있는 나이라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그래도 혹시나 중간에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아이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지만, 자기도 파티에 갔었으면 좋았겠다고 한다. 워낙 늦은 시간이라 하나를 데리고 갈 수 없기도 했거니와 아이에게 지루했을 시간이라고 했지만, 자기는 지루해도 좋으니 엄마랑 같이 있고 싶다고 한다. 아이고… 이렇게 귀한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