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아침 출근길. 고속도로보다 국도가 빠른 날이면 국도를 선택한다. 요며칠 봄이 정말 완연하게 왔음을 실감한다. 연초록의 잎이 앙상했던 나뭇가지를 촘촘히 메우기 시작해 보송보송함이 사방에 느껴지기 시작할때면 출근길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인간이 하나의 동물임을 느끼는 것은 이처럼 계절의 변화에 따라 내 몸과 감정이 함께 일렁이는 것을 느낄 때이다. 봄바람이 분다.
차를 내리는데 회사를 둘러싼 숲에서 청량한 바람이 불어내린다. 살짝 차갑지만 몸이 움추러들지 않을 정도의 차가움. 그래서 폐부의 깊숙한 곳까지 상쾌함을 느끼고 싶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큰 숨을 들이키고 있음을 발견하고 주변을 둘러보게된다.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바쁜 일상에 눈길조차 주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주변을 조금 더 둘러보고 관찰한다. 못봤던 의자, 표지판, 화분이 보인다.
오월이다. 일년의 삼분지일이 지났다. 어느새. 8개월이 남았다 생각하면 많이 남은 것 같은데, 삼분지 일이 지나갔다 생각했더니 일년의 큰 뭉터기가 잘려나간 기분이다. 시간은 정말 잘 지난다. 시간을 멈출 수는 없으니 내가 좋아하는 것, 아끼는 것으로 촘촘히 잘 채워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