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발표되었다.

최소한 4년에 한번 총선이 실시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덴마크 총리는 총선의 시기를 결정할 권한이 있다. 그 권한에 따라 이번 회기의 국회가 시작되고 이틀째인 어제 총선의 시기가 발표되었다. 대체로 총선이 발표되는 시기로부터 3주 정도안에서 총선을 치르게 되는데 가을방학 시기가 그 안에 들어가는 점 등을 고려해서 11월 1일로 선거일자가 정해졌다.

총선의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이건 총리만의 아주 특별한 권한인데, 이번 총선에서 메데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 특별한 권한이 퇴색되는 불편한 상황을 겪었다. 오늘까지 총선이 발표되지 않으면 불신임투표를 통해서 정권을 무너뜨리겠다는 라디캐일 벤스트러의 최후통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최후통첩이라는 게 그걸 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더욱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최후통첩을 실행으로 옮기느냐는 것을 두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정권의 스캔들사안에 대한 조사위원회와 총리 사이에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의 발표시기에 대한 사전 조율을 시사하는 문자메세지가 1주일 전에 공개됨으로서, 최후통첩이 빈껍데기 위협이 아닐 것임이 전망되었다.

최후통첩이 있었던 8월부터 지금까지 정국이 혼란스러웠다. 언제 총선이 개최될 것인지를 두고 추측만 무성했고, 총선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선거운동 비슷한 것이 시작되었으며, 인플레이션 가중과 에너지 위기, 안보 위기 등 국내외 불안정한 정국에 총선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져서 말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 총선을 실시하는 것이 맞느냐는 근본적인 질문도 나왔고, 야당 두군데에서 총리후보 출마 선언이 나오고 새로운 정권 창출을 위한 정책 목표가 발표되는 가운데, 현재 정권이 발의하는 정책들이 다음 정권을 위한 당 차원 정책이냐, 현재 정권 차원의 정책이냐, 현재 정권 차원의 정책인척 공무원조직을 활용하면서 다음 정권을 위한 당차원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냐 등을 두고 말이 많았다. 사실 총선이 발표되지도 않은 채로 이미 총리후보 3명의 토론이 개최되고 선거운동이 실시되고 있는데, 빨리 총선을 발표하고 공무원 조직으로 하려금 새로운 정책 개발과 관련된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지적이었다. 사실 맞는 지적이다.

덴마크도 3권 분립이 되어있는 나라가 맞다. 입법, 사법, 행정이 분리가 되어있는 것이다. 하지만, 입법과 행정이 분리되는 형태가 우리와는 다른 것이, 공무원 조직은 조직대로 유지되는 채 장관은 정권에서 정하는 소속 정당 국회의원이 자리를 맡게 되는 것이다. 물론 부처별로 있는 행정부 수장인 departementschef를 정권에서 교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departementschef를 싹 갈아엎고 그렇지는 않고, 그 아래는 정말 공무원이라 정권이 공식적인 채널로서 영향을 끼칠 수는 없게 되어있다. 덴마크는 상당히 투명한 나라지만,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정권이 공무원 조직에 영향을 끼치거나, 이로 인해 스캔들이 일어나거나 하는 일도 발생한다. 여느 나라 같이. 빈도와 정도가 상당히 덜하다라는 것이 있긴 하다.

다시 돌아가자면, 입법과 행정이 분리되어 있지만 내각을 구성한 정권이 책임을 지고 행정부를 운영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공무원 조직은 시민이 선택한 정권의 정책을 위해 일하게 된다. 그러나 총선이 발표되는 순간부터 행정조직은 입법조직과 분리되기 때문에 현상유지 차원의 일을 제외하고 모든 입법 관련 활동, 새로운 정책 기획 활동 등은 다 중단된다. 내가 소속된 조직은 정치적으로 중립성을 보장받은 조직이기 때문에 그냥 팀 회의 정도 차원에서 총선하 행동강령에 대해 공지받은 정도였지만, 직전에 일했던 조직은 정치적 중립을 보장받은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의 업무가 섞여있던 터라 총선이 발표된 다음날 임시 직원회의가 열려 행동 강령에 대해 주지를 받았다. 4년에 한번정도 있는 일이라 잊어버릴 수도 있고, 새로운 직원은 모르는 일일 수 있기 때문에 총선이 있을 때마다 행동강령과 예시 등을 듣는다. 그리고 총선관련 타임라인이나 경영진의 조직 운영에의 영향 등에 대해서도.

선거가 치러지고 그 결과에 따라 정권이 언제 구성되느냐에 따라 한동안 중요 정책사안에 대해 대처하기 어려운 림보 상태가 유지될 것이다. 지금처럼 여러가지 위기가 첩첩이 쌓인 상황에서 총선이 치러지는게 맞느냐 싶은 생각도 들지만, 코로나부터 지금까지 여러가지 위기가 계속 쌓여있던 최근의 3년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어떤 위기가 더 있을 지 모르니까 그냥 지금 선거를 치르는 게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불투명한 이번 선거, 어떻게 진행될지 흥미진진하다.

예상과 다른 결과로 전국을 흔든 2015년 덴마크 총선 결과

정당별 정책 비교는 한국어로까지 번역하기에 시간이 너무 부족해 포기하고, 총선 결과만 포스팅한다.

이번 덴마크 총선은 뻔한 전개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과 함께 지루하다는 평을 받아왔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의 변수 하나가 전체 선거판을 흔들며 많은 이를 깜짝 놀라게 했다. 대통령제를 채택하는 우리나라는 정부의 구성이 대선을 통해 명료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총선이 끝나도 불확실성이 많이 남은 현재의 상황이 매우 놀랍고 재미있다.

< 총선 결과 요약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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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덴마크 국영방송(Danmark Radio, http://www.dr.dk)
주: 선거율 85.8%

이번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노란색으로 표시된 덴마크 국민당(Dansk Folkeparti)의 약진이다. 사회민주당(Socialdemokraterne)와 자유당(Venstre)의 경쟁속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제 3자가 어부지리로 물고기를 낚은 격이다. 덴마크 국민당은 지난 총선대비 8.8% 늘어난 표심을 확보함으로써 여야 교체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연정의 책임정당인 사회민주당(Socialdemokraterne) 수장 헬레 토닝 슈미트(Helle Thorning Schmidt) 총리는 소속정당이 지난 선거보다 1.5% 늘어난 표심을 확보하며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색블록이 패배한데 따른 책임을 지겠다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정권 교체가 되어도 꿋꿋이 버티는 라스무슨은 뚝심(?)의 사나이다. 당은 패배했어도 본인은 총리를 하니 일신상의 성과상으로는 분명히 성과다.) 

지난번 포스트에 쓴 것과 같이 덴마크는 정당의 전반적 성향을 기준으로 청색블록과 적색블록으로 구분된다. 바로 이 블록별 총 의석수를 기준으로 어떤 색깔의 블록이 정부를 구성할 것인지가 결정된다. 그러나 이것이 선거에 승리한 블록 내에서 최다 의석수를 확보한 정당이 정부구성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구성에 참여함으로써 책임정당이 된 다는 것은 국정을 잘 이끌어나가야 하기에 때로는 당의 입장만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수 없어져 꼭 좋기만 한 것이 아니다.

정부구성에 참여하지 않고 제 2 정당의 위치를 가져갈 수 있다면,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며 정당의 색깔을 드러내기가 용이하며, 정부를 압박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기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처럼 방탄 및 식물국회로 끌어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말이다.

< 청색 블록의 승리와 그에 따른 여야교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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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덴마크 국영방송(Danmark Radio, http://www.dr.dk)

이에 따라 덴마크 국민당이 연정구성에 참여할 지는 아직까지 물음표이다. 실제로 덴마크 국민당은 현재 정부 구성에 있어 망설이며 유보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러가지 이해득실을 따져 결정을 내릴 것이라 그런지, 덴마크 국민당(Dansk Folkeparti)의 대표인 크리스챤 툴러슨 달(Kristian Thulesen Dahl)은 정부 구성에 대한 견해를 묻는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대화가 될 것 같다.”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 연유로 지지난 총선으로 구성된 정부의 총리직을 수행했고, 덴마크 자유당(좌파당은 덴마크어 당명 Venstre의 의미로, 영어로는 자유당이라는 의미의 Denmark’s Liberal Party로 표기한다.)이 정부 구성을 이끌며, 그 당의 대표인 라스 뢰게 라스무슨(Lars Løkke Rasmussen, 우리나라에서는 라스무슨으로 자주 언급되나, 덴마크에선 중간이름인 그를 주로 뢰게로 칭한다.)이 총리를 맡을 것이 가장 유력한 안으로 점쳐지고 있다.

총리로 인준되는 것이 달가우면서도 달가울 수 없는 것이, 이번 자유당은 선거에서 참담하게 패했기 때문이다. 참담하게 패한 정당의 대표가 총리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총리를 맡을 라스무슨은 우리나라에 설립된 국제기구인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의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일등석 항공기를 타고 여행한 것이 문제가 되었고(관련 주간경향 기사 링크), 기타 정당 자금으로 속옷을 값비싼 속옷을 사입는 것이 적절하냐를 두고 속옷 스캔들이 터지며 그의 윤리성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집권정당과 헬레 토닝 슈미트 총리에 대한 지지도 하락으로 조기총선이 실시되느냐 마느냐를 두고 계속 설왕설래하고 있던 타이밍이었던지라, 라스무슨의 차기 정권 승리가 예상되고 있던 타이밍이었는데, 청렴도를 매우 중시하는 덴마크에서 그의 속옷 스캔들의 타격은 컸다. (아래 신문 만평에 뢰게 효과라는 제목으로, 현 총리가 라스무슨의 얼굴을 사람들이 많이 볼 수록 자유당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자당 청년지부에 라스무슨 선거유세 포스터를 붙이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가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평등을 중시하는 덴마크인들에게 그의 행동은 부끄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 뢰게 효과 >

løkke 효과

자료: 종합일간지 Berlingske 신문 만평(2015. 6. 12.)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정부구성에 대해 살펴보자. 국민당(Dansk Folkeparti)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이는 거론되는 대안에 포함되지조차 않고 있다.(아래 그래프와 같이 국민당은 청색블록 안에서도 상당히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어 국민당 입지가 강하지 않다.) 아직까지 정부 구성이 자유당(Venstre) 단독, 자유당과 국민당(Dansk Folkeparti) 연정, 또는 자유당과 청색 블록내 3대 정당인 자유연합당(Liberal Alliance) 연정으로 구성될지를 논하기엔 이르다. 그러나 자유당이 국민당을 배제하고 정부구성을 할 경우, 향후 국정 운영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기에 라스무슨은 국민당을 연정파트너로 영입하고자 노력할 것이 쉽사리 점쳐지고 있다.

< 덴마크 주요 정당별 정치성향 스펙트럼 >

덴마크정치성향분면

덴마크 국민당은(Dansk Folkeparti)은 지난번 포스트에 기재한 바와 같이 청색블록에서도 가장 우측에 서있는 정당이다. 그러나 경제분배적 측면에서 보면 위의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청색블록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들고 나온 정당 중 하나다. 이민에 대해서 엄격하고, 공공분야 확장에 있어서도 0.8%의 성장을 지향하며 가장 적극적이며, 보건정책, 서민층 조세부담 경감, 실업급여 재수령 자격요건 완화 등 인기영합에 신경을 많이 쓴 정책이다.

경기가 호전되며 전체 선거가 포퓰리즘적으로 흐르기는 했으나, 덴마크 국민당(Dansk Folkeparti)가 이정도로 선전할 것이라고는 별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것은 경제발전과 교육, 여러가지 측면에서 많이 소외되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특정 정당이 이렇게 우세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던 탓이다. 현재 덴마크 국민의 평균적 정치성향이 중도성향으로 흐르고 있는데, 인구 규모로는 대표성을 적게 갖는 소외지역에서 비경제분배적 정치측면에서 급진보수적 성향을 갖는 정당이 크게 선전한 것이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물론 이 정당을 미국의 민주당과 비교하면, 여전히 좌파정당이라는 점은 짚고 넘어가자. 우리나라 언론에서 극우로 표방하며 엄청 심각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독일의 네오나치와 같은 극우와는 종류가 다르다.) 

앞으로 망명을 통해 유입되는 이민자의 거주허가는 보다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망명자 자녀에게 정부 보조로 모국어 교육을 받을 기회를 주던 것을, 이민자에게 특혜를 줘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이를 폐지하자는 것과 망명국의 정치적 상황이 개선되면 망명자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이 덴마크 국민당(Dansk Folkeparti)의 이민/사회통합정책의 골자다. 이에 따라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사실 전체 이민자라기보다 망명 이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무슬림 이민자 집단이다.

다른 이민자 집단보다 덴마크 사회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의 비중이 높은 무슬림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그냥 이민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사회통합 비율은 유사하더라도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눈에 띄는 것 뿐일 수도 있다. 사회통합은 언어를 포함해 덴마크 사회의 전통적 가치로의 통합을 의미한다. 이에 반한 것으로는 돼지고기가 식문화에서 뺴놓을 수 없는 핵심인 덴마크인의 식생활에 있어, 학교 급식에 할랄 음식만을 허용해달라고 무슬림 사회에서 요청한 사례가 있다. 이는 한 때 언론과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되며, 정치권에서 반무슬림 정서를 고양시키는데 사례로 빈번히 제시되었다. 또한 망명으로 이민을 오는 비중이 높아 경제적 기반이 약해 자녀 교육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라 문제아가 되는 아동, 청소년 비중이 높아 사회질서를 흐트러뜨린다는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무하마드 만평 사건과 연관되어 최근에 총격테러사건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반무슬림 정서가 더욱 강해졌다.

우리나라보다는 출산률이 높지만, 역시나 고령화되어가는 덴마크 사회에서 사회의 통합수준 강화와 젊은 인구계층의 유입의 필요성을 두고 저울질 할 때, 어떤 것이 옳은 지는 모르겠다. 이에 대해서는 청색블록에서도 충분히 인식을 하고 있어, 무조건적인 반이민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라 양질의 인력만을 이민 받겠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 정책으로는 어떻게 나타날지가 궁금하다. 상대적 저임금 일자리를 동유럽과 무슬림 이민자가 채워주고 있는 상황에, 무조건적으로 이에 반대하는 정책을 고수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경제정책면에서는 일부 진보정당보다도 더 진보적인, 확장적 정책노선을 취하고 있는 국민당(Dansk Folkeparti)가 다소 걱정이 되지만, 전체 선거결과를 놓고 볼 때 덴마크 경제정책이 급격히 확장적인 노선을 걸을 수 없고, 적녹연합당(Enhedshisten)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중도노선을 지향하고 있기에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실제 그런 이유로 지난 정권이 좌파 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정책은 충분히 중도노선을 지켜내며 보수층 유권자를 큰 불안에 빠뜨리지 않은 바 있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국민당(Dansk Folkeparti)의 선전에 참담한 기분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 한명이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트에 매우 많은 사람이 공감의 댓글을 달았는데, 그는 다음과 같다. “이번 선거결과로 덴마크가 극우화되었다고 단정짓고 평가하는 것은 전체 덴마크인을 과하게 평가절하하는 것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극도로 변한 것 같지만 사실 이는 작은 몇퍼센트의 변화에 불과하다. 오늘 밤 쉽사리 잠을 못이루겠지만, 내일이 되면 그 내일은 사실 우리가 마주치는 오늘의 사람과 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보통의 날들이며, 더욱 치열하게 토론하고 협력해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는 또 하나의 날일 뿐이다.” 나도 이민자의 한 사람으로서 주변 사람들의 이러한 인식이 건강하고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이번 선거는 국민당 지지자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였으나, 그 다음 정국의 운영은 모든 정당에게 달려있다. 윤리적으로는 타격을 입고 인기가 없는 라스무슨이지만 정치력에서는 수완이 뛰어난 만큼, 향후 최대 4년의 기간 동안 어려운 정국을 잘 헤치고 좋은 정국을 만드는데 기여해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