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용 전기차 구입. 또 다른 현대차

차를 샀다. 우리의 첫 차는 옌스차로, 이 차는 내 차로 하기로 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전 정권에서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의 대대적 지방이전을 했는데, 내가 일자리를 구한 곳도 그 중 하나이다. 별장지역 중 하나인 Frederiksværk이라는 셸란 섬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도시인데, 옌스네 카약클럽 별장이 그 바로 옆 Hundested이라는 곳에 있어서 몇번 차로 지나치기만 했던 곳이었다. 지금 사는 곳에서는 편도 45분 거리. 제법 먼 거다. 고속도로로 대부분을 달리는데 45분 걸리는 거니까. 다행히 앞으로 이사갈 곳에서는 편도 30분. 전직장이랑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차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 코로나 이전에는 주1회 재택근무가 보장되었고, 집에 뭔가 수리하거나 해야 해서 집에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경우는 재택근무가 가능했는데 (필요시 재택근무는 일반적 문화) 코로나 이후 주당 재택근무일수가 혹여 늘어난다 하더라도 차는 꼭 필요한거다.

결국 차를 한 대 더 사기로 했다. 역시나 전기차를 사기로 했는데, 전기차는 좀 비싸다는 것이 흠. 따라서 중고차를 사기로 했다. 시작은 르노의 조이를 사려고 했는데, 몰아보니 예상보다 별로라서 현대 Ioniq을 사기로 했다.

처음 들렀던 중고차 매장은 정말이지 야매같은 느낌? 내가 차를 시승해보는데 서류도 없이 몰아보게 하고, 전기차와 관련된 질문을 해도 영 딴소리하고 잘 모르더라. 같은 모델이지만 주행거리가 다른 옆 차도 한번 몰아봐도 되냐 해서 그 사람이 차를 밖으로 빼준다고 했다. 그러고나서 내가 분명히 봤는데, 전원은 켜지는데 시동이 안걸리는 상태였다. 몇번 꼼지락 거리더니 나와서 배터리가 바닥이라고 하는거다. 시동 켜지는 거 봤는데, 무슨 소리냐, 70킬로미터 이상 남았던데, 라고 물어봤더니 그제사 실토한다. 시동이 제대로 안걸린다고. 아… 신뢰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집으로 돌아오는 길, 원래 내일 보러가기로 했던 중고차 매장에 들러보라고 옌스가 제안을 해서 그리했다. 딱 봐도 오래된 자동차업체. 중고자동차 업력 25년에 해당 주소에서 20년 매장을 운영했고, 사업자 등록번호 바뀐 바 없이 계속 운영했다는 건, 부도 경험이 없는 안정적인 기업이라는 것. 원했던 차가 좀 상태가 안좋아서 예산과 원하는 바를 이야기했더니 현대 아이오닉을 보여줬다. 몰고 보니 마음에 드는 것. 지금 우리차인 코나보다는 주행거리가 조금 더 짧지만, 주행내부인터페이스도 같고, 상태도 너무 깨끗하니 마음에 들더라.

옌스가 차값의 80%를 무이자로 빌려주겠다 했다. 월급으로 할부로 사려고 했더니, 금융비용 내지 말고, 자기에게 내라면서. 아니! 무조건 땡큐지요. 차 한대로 버텨보려는 옌스에게 차를 사자고 계속 꼬셨더니, 세컨카에 새차를 너무 낭비라며 중고 사면 자기가 무이자로 대준다는 거다. 열심히 직장생활 해서 차값 갚아야겠다.

나도 큰 의사결정 빨리하고 불도저같이 미는 사람이지만, 옌스도 의사결정 참 빨리하는 사람이다. 현대차를 아껴주는 옌스 덕에 해외서도 한국차 열심히 타는 우리. 옌스의 이러한 한국사랑에 도움을 주고자, 나도 한국어를 더 열심히 써야겠다.

친구네 가족과 우리집 플레이데이트… 그리고 자동차

간만에 손님을 초대했다. 옌스네 직장동료 가족으로 우리 결혼식에도 오고 우리도 그 집 애 세례식에도 가고 왕래도 잦은 집이다. 이미 옌스와 알고지낸 지 10년도 넘은 친구인데 둘째 애가 하나보다 5개월정도 큰 딸이다. 지금이야 또래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하나가 5개월 때 놀러왔을 때나 그 이후에 한번 우리가 놀러갔을 때와는 그 5개월차가 너무 컸다. 하나가 아기이기도 했고. 대학원 논문 쓰고 뭐하느라 바쁜데다가 초대하고 초대받은 게 여러번 애가 아픈 걸로 취소되면서 왕래가 줄어들었었다. 하나 못본지 너무 오래되었다며 놀러왔는데, 세상에 애들이 또래라 그런지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하나가 애들과 노는 것을 이해하기 시점 이후에 누군가가 우리집에 놀러온 적이 없다보니, 자기 장난감을 갖고 나눠 노는 것을 힘들어했다. 항상 우리가 놀러갔었다보니 그런 거 같다. 우리가 애가 하나고 상대가 애가 둘인 경우나, 상대방의 애가 하나보다 어린 경우 우리가 움직이는게 더 쉬워서 그랬던 거 같다. 처음에는 나눠 노는 걸 힘들어하더니 시간이 지날 수록 같이 잘 놀았다. 자기 좋아하는 장난감을 줬다가 또 막상 주고나니 힘들어 울기도 하고. 앞으로 조금 더 우리 집에서 모이는 것을 계획해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엔 카롤리나 안아주겠냐고, 카롤리나도 하나 안아주겠냐고 하니까 둘이 서로 다가가서 꼭 안아주는데 얼마나 귀엽던지. 잘 가라고 인사도 하고, 간 다음 카롤리나 와서 좋았냐고 하니까 좋았다고 하더라. 다음엔 우리가 놀러가겠노라 했다.

오늘 정말 오랫만에 내가 하나를 데리고 나가고 옌스가 청소를 했는데, 매번 내가 하는 게 더 효율적이고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계산하에 다 떠맡는게 좋은 일이 아니라는 걸 새삼 다시 느꼈다. 조금씩 불만이 쌓이는 것도 있었나보다. 아직 준비하지 못했던 5주년 기념 선물도 사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맛있는 아몬드크로아상도 먹고. 거의 지난 한달간 주말은 주로 동네에서 보내다보니 시내의 카페 투어를 못하고 있었는데 그또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나가 짧게 자고 일어난데다가 빨래 예약도 해둔 게 있어서 시내 투어는 한시간여만에 끝났지만 여러가지 처리할 일들을 빠르게 해내서 다행이었다.

내일은 전 직장 동료를 초대해서 오후 커피를 하기로 했다. 다행히 청소며 빨래며 다 오늘 끝내놓았으니 내일은 좀 더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거다.

옌스와 차를 사는 문제로 상의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우선 차를 사기 전에 주차공간부터 신청해야 하지 않냐 하고 있었던 차, 빈 차고 하나와 외부 주차공간 하나 해서 두 공간에 대한 임대 신청을 받는다는 공고를 봤다. 자주 생기는 일이 아니라 얼른 신청부터 해봤는데, 덜컥 차고 할당을 받았다. 다음달부터 임대하는 거라, 이제 차를 사는 일만 남았다. 우선 전기차를 사는 걸로 했는데 어떤 차를 살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의 코나라는 자동차의 전기차 모델이 유럽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 같아 그걸 제일 우선순위로 두고 알아보려 한다. 당장 다음 주말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풀타임 직장을 가진 부모에게 주말은 정말 바쁜 것 같다. 친구랑도 플레이데이트도 해야하는데. 주말은 정말 순식간이구나. 뭐 하긴 주중도 순식간이고. 그냥 한마디로 시간이 갈수록 빨리 흐르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