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다시 시작 – 자전거와 발레

살이 제법 쪘다. 작년 가을 한국에 갔을 때만 해도 조금 찌려나 했는데 그 이후로 조금씩 꾸준히 살이 붙더니 도합 6킬로가 늘었다. 회사다닌다면서 운동에서 멀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대학원 다닐때만해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고 저녁에 운동도 간간히 했는데 겨울 들어가면서 자전거를 타지 않고 통근거리가 길어져서 날씨가 자전거 타기에 적합해져서도 자전거를 타지 않은게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거기다가 떨어진 의욕을 탓하며 운동을 하지 않은 것도 큰 원인이고. 회사 식당에서 주는 밥 싸고 맛있다며 열심히 먹은 것도 뺼 수 없을 것이고 하나 밥 먹인다고 매일 밥을 하면서 남기지 않겠다고 줏어먹은 것도 빼먹을 수 없다.

한국에서 가져 온 접이식 작은 자전거와 중고로 여기에서 산 자전거 두개를 갖고 있다. 인구보다 많은 자전거로 유명한 나라이니 나도 여기서 살면 자전거 두대는 기본이지! 뭐 그런 이유는 아니다. 접이식 자전거는 바퀴가 너무 작아서 같은 거리를 뛸 때 기어를 21단으로 최대로 올려도 페달링을 너무 많이 해야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통근용으로는 무리였다. 장점은 작은 크기만큼 무게도 적게 나간다는 점. 10킬로가 조금 넘었던 것 같다. 다른 자전거는 중고로 800크로나 주고 사서 800크로나 들여 정비해 타고 중간에 또 정비하고 갈 거 간다고 800크로나 정도 들인 자전거다. 킬러모스(kildemoes)라고 여기 자전거 브랜드로 새거 주고 사려면 5000크로나 정도 드는 자전거니 딱히 비싸게 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데 무겁다. 20킬로에 달한다. 기어가 내장기어라 비오거나 눈이올 때 부식에서는 조금 강한데 그런 날씨에 잘 타지 않는 나에겐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내장기어라서 더 무거울 뿐이다.

무거운 자전거로 투덜거릴 때마다 옌스는 하나 새로 사도 좋은데, 내부에 제대로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을 때만 새로 사라고 했다. 사실 옌스도 밖에 주차해야 하는 경우 자전거를 절대 안타고 나간다. 비싼 자전거 도난당할까봐. 여기는 자전거 도난이 워낙 흔해서 그 점 주의해야한다. 그런데 대학원엔 그렇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없어서 포기했었고, 또 그렇게 그냥 통근하는 거에 익숙해지고 나니 그 무거운 자전거로 매일 편도 25분짜리 길을 떄로는 왕복으로 때로는 편도로 타고 다녔다. 그런데 회사까지는 편도로 10분 이상 거리가 더 추가되는데다가 다소 높은 언덕길이 두번 추가가 되서 한번 통근 해보고는 너무 힘들어서 뻗었다. 이건 아니다 싶더라.

생각해보니 회사에는 자전거 주차 공간이 직원 주차공간 안에 별도로 구비되어 있다. 직원 신분증을 찍고 들어와야 하는 공간이니 안전하다. 요즘 살이 쪄서 운동 겸 자전거를 타려고 하니 자전거를 사야겠다 하니 옌스가 반색을 하며 훈수를 둔다. 1-2킬로가 크게 차이를 주고 자전거 프레임 구조도 큰 의미를 갖는다며 추천 브렌드를 내민다. 그래서 사기로 한 건 trek 자전거. 가까운 곳에 매장이 있어서 가서 한번 타봤는데 자전거 처음 페달질할 때 느낌이 완전 다르더라. 10.5킬로라는데 내 작은 자전거랑 비슷한 무게에 큰 사이즈인 거니까 색다르더라. 12킬로짜리는 내 키에 맞는 미디움 프레임이 있었는데, 내가 사고싶은 모델은 큰 프레임만 있어서 대충 느낌만 봤고, 다음주에 자전거가 매장에 들어오면 테스트 해보고 사는 것으로 했다. 8500크로나니까 조금 비싸긴 한데 한달에 통근 기차권이 600크로나가 넘는 걸 생각하면 1년여에 원가를 뽑는거고 운동도 겸하는 거니까 크게 비싼 건 아니다. 여름엔 조금 더워서 땀도 나겠지만 출근해서 살짝 샤워를 하고 일을 하면 되니까 땀나는 거에 대한 부담도 없고.

거기에 발레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옌스네 카약클럽 근처에 성인 초중급반 발레반이 있는데 7시 45분부터 시작한다. 버스를 타면 30분 걸리는데다가 30분에 한번 오는 버스라 타이밍 맞추기도 어렵고 옷 갈아입고 뭐 하고 하려면 너무 일찍부터 집을 떠야 하는데, 차가 생겼으니 가는게 너무 힘들 지 않다. 그래서 옌스에게 발레 수업 나가도 괜찮은지 양해를 구했는데 역시나 흔쾌히 지지해줬다. 자기도 저글링한다고 화요일마다 나갔었으니 말이다. 요즘은 팔꿈치 부상으로 조금 쉬긴 해도 다 나으면 다시 나갈 것이기도 하고.

내 몸이 싫어진 순간이 와서 이젠 다시 움직여야 한다. 내 몸이 싫어지면 다시 좋아지도록 해야지. 건강도 다시 찾고. 발목도 많이 좋아졌으니 재활도 해야하고. 여러모로 타이밍이 좋은 거 같다. 다시 강인한 몸으로 돌아가야지.

3월 첫 주, 생각의 흐름대로 쓰는 일기

한국행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10월 가을방학 일주일을 포함해 그 전주 약간으로 해서 한국 순수체류일정을 10박 10일로 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이번주에 홍천으로 이사하시면서 나의 주민등록도 홍천으로 같이 옮겨지게 되었고 이번 한국방문 일정의 대부분은 홍천을 중심으로 해 강원도 방문이 주를 이루게 될 것 같다. 공항에서부터 차를 렌트해 바로 홍천으로 갈 예정이다. 그때면 하나도 엄청 많이 커있을 거고, 비행도 조금 더 수월해질 것 같다. 비행기에서 한번도 걷도록 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비행기에선 자리를 뜨지 않고 잘 앉아있어서 한국 방문 두번 모두가 쉬웠는데 앞으로는 더 쉬울테니 다행이다. 서울 일정은 출국 전 삼일로 잡았는데, 조금 더 길면 좋겠지만서도 아직은 하나가 어려서 같이 할 수 있는 것도 조금 제한되어 있고 돌아다니기 힘드니까 서울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건 하나가 더 큰 뒤로 미뤄두려한다. 한국가면 블루보틀 커피가 성수동에 문을 열었을테니 거기 한번 가보는 게 계획에 들어있고, 그 외엔 호텔 잡은 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번엔 한국의 자연을 하나에게 많이 보여줄 생각이다.

상사에게 부활절 휴가와 가을 휴가를 메일로 승인 받았다. 이 기간 중 휴가를 쓰고 싶은데 괜찮은가? 라고 메일을 보내니, 물론이지! 캘린더에만 마킹해둬! 라고 답이 왔다. 음…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쌈빡하게 승인을 받다니. 참 구질구질하게 설명해가며 휴가를 쓰던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며 왜 꼭 그렇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말엔 행사가 많다. 토요일엔 발레 첫수업이 기다리고 있고 일요일엔 자동차를 사고 회사에서 열리는 fastelavnfest에 갈 예정이다. 오늘 드디어 차고 열쇠를 받았는데, 월 400크로나 내고 빌리는 차고라 그런지 안에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전기자동차이니 매연 걱정도 없고, 앞으로도 안에는 깔끔하게 잘 관리해야겠다. 현대 자동차에서 나온 KONA 전기 자동차가 대형배터리 버전으로 2019년 3대 전기자동차로 선정되었다고 하는데, 그 버전은 너무 인기가 좋고 배터리 수급에 문제가 있어서 1년은 기다려야 한다 해서 패스. 옌스나 나나 내연기관차는 더이상 구입하지 않고 싶기도 하고 해서 전기자동차를 구입하고 싶었는데, 가급적이면 한국차를 구입해야하지 않겠냐는 옌스 의견에 따라 현대로 당첨. 사실 KONA 자동차 디자인이 마음에 든게 큰 몫을 한 것 같다. 다만 우리는 빨리 자동차를 사고 싶은 관계로 소형배터리 버전으로 구입하기로 했다. 그건 색상 및 옵션에 따른 재고 현황에 따라 짧게는 14일, 길게는 한달이면 구할 수 있을 거란다. 자동차 보험은 보험회사마다 가격 차이가 꽤나 큰 것 같다. 우리는 현대차와 손을 잡고 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르웨이 자동차보험사를 선택할 거 같은데, 덴마크 보험회사의 반값이다. 자동차회사와 서비스센터를 같이 끼고 보험을 제공함으로서 본인-대리인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한 걸까? 차 사고 났을 때 차량 렌트를 제공하는 비용 등에서 자동차회사를 끼고 있으면 싸진 걸까? 자세한 보장내역을 봐야 알겠지만 큰 차이가 없을 걸로 예상되는데… 음…

하나는 유아원으로 옮긴 이후 엄청 조잘조잘 하루 있었던 일과를 설명해준다. 한국어는 매우 제한되어있다. 대부분 덴마크어다. 이걸 못알아듣는다고 해야하는 건지 그냥 듣고 한국말로 번역해 내용을 반복해주면서 그냥 듣고 넘겨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우선 후자의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한글학교 다닐 나이가 되어 또래 한국친구들을 조금 더 만나게 되면 달라지려나? 유아원은 마음에 든다. 기존에 보육원에 보육지원을 와서 알던 선생님들도 있고, 반대로 보육원에서 유아원으로 자리를 옮긴 선생님도 있어서 하나에게도 연속성이 느껴져서 좋다. 한 지붕아래 보육원, 유아원, 유치원 등으로 삼단계 구분되어 있는 시스템이라 애들이 서로 잘 알며 클 수 있어서 부모도 안심이 된다. 어느새 옮긴지 2주가 넘었다. 친한 친구들도 생겨서 누구누구랑 뭐하고 놀았다고 이야기도 해주고 참… 세월 참 빠르다. 여긴 이렇게 애들이 어려서부터 같이 쭉 크는 경우가 많아서 깊게 사귀는 오랜 친구들이 많은데 이게 외국인 입장이나 타지에서 이주해온 덴마크인 입장에서 친구를 새로 사귀기 어렵게 만드는 진입장벽 역할도 한다. 다 장단점이 있겠지… 발레학원 시작하면 거기서 또 다른 친구들을 사귈 수 있게될테니 그것도 좋다. 지금은 이미 발레복에 빠져서 이번 토요일을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벌써 수요일이 다 지나갔다. 또 일하고 퇴근해서 애 픽업하고 조금 놀다가 밥 해서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치우면 저녁이 다 가겠지. 그러면 또 하루가 가고 하루가 가고… 벌써 3월의 첫주가 다 가는데, 언제 이렇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겠다. 차곡차곡 일이 진척이 되고 있으니 문제야 없지만 너무 시간이 정신없이 간다는 생각이다. 워킹맘이 된 이래로 시간은 다른 속도로 흐르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즈인가 어디에 hygge가 가고 pyt이 뜬다는 기사가 나온 모양이다. 애들이 뭔가 잘 해보려했는데 안되서 속상해 하거나 원하는데로 안풀려서, 아니면 남이 기분 상하게 해서 마음 상해 있으면 어른들이 주로 하는 이야기가 Pyt med det! 다. 작년인가 언제 한번 요즘 애들에게 특히 이 가르침이 필요하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굳이 한국식으로 번역하자면, 다 털어버려. 신경쓰지마. 정도될 거 같다. 교수가 애들 키우다 보면 애들이 자기가 꼭 하고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엄청 좌절하고 분노하는 시기가 온다고 하면서 그때마다 자기가 해주는 이야기가 Pyt med det라고 했는데, 그 때 읽었던 기사를 떠올렸었다. 그런데 그게 또 새로운 단어로 뜨고 있다니 참 덴마크의 행복에 대해 관심을 갖는구나 싶었다. 실패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툭 털어버리라는 건데, 어찌보면 크게 야심차지 않고 그래서 작은데서 행복을 찾는 평균적인 덴마크인의 특성을 보여주는 말인 것 같다. 얼마전에 유아원에서 하나를 픽업하는데, 간식을 먹고 있던 아이들 중 하나가 자기 빵 안먹겠다니까 선생님이 그래도 괜찮아. 라고 하고, 그러다가 빵 다시 먹겠다니까 그래도 괜찮아 라고 하는 걸 봤다. 그러다가 과일을 먹겠다고 하다가 또 안먹겠다고 변덕을 부리는데, 그래도 괜찮다고 참 느긋하게 말을 해주는데,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문제 없다는 그 느긋함에서 Pyt med det의 저변에 흐르는 덴마크인의 여유있는 사고방식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회사에서 잘 안풀리는 일 있을 때 초조해하지 말고 Pyt med det!를 외치며 감정을 리셋하고 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이제 절반이다.

어제부로 만 20주였으니, 이제 절반이다. 오늘 아침 잰 체중으로 보면 임신시점보다는 여전히 1kg이 빠진 상태지만, 임신 아주 초기에 입덧으로 몸무게가 준 경우는 그냥 그걸 임신 시점 몸무게로 봐도 무방하다고 하니, 3kg 찐 걸로 보면 되겠다.

배가 눈에 띄게 불러오고 있다. 헐렁한 옷을 입는 경우가 아니면 임산부인 것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불러오는 배와 함께 뭘 먹어도 쉬이 포만감이 느껴져서 충분히 먹기가 힘들다. 입덧만 끝나면 식욕이 돌아올 거라 하더니만, 입덧이 끝난지 한달 반이 지났지만 폭풍식욕 같은 건 경험하기 어렵다.

그나마 이 체중을 늘린 것도 어거지로 열심히 먹어대서인 것을 생각하면 체중이 많이 늘어 고민하는 임산부는 어떻게 이 배부른 느낌을 견뎌내고 먹었을까가 난 되려 궁금하다. 아니면 이런 배부른 느낌도 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며 체중을 늘리는 법을 고민하자 식단에 관심이 많은 여자 친구들로부터 이러저러한 조언을 얻었다. 아보카도, 렌틸콩, 견과류, 크림치즈 등을 많이 먹으라는 것. 안그래도 아침으로 자주 토스트에 아몬드 크림치즈를 듬뿍 얹어 먹으며 우유를 큰 걸로 한 잔 가득, 사과와 자두 등을 2~3개 먹고 있다. 뭔가 부엌에서 열심히 조리해야 하는 게 한껏 귀찮아진 요즘, 학교 구내식당에서 콩류 등도 열심히 먹고 있는데, 아보카도는 추가할 좋은 아이디어이다.

사다두고 잘 먹지 않고 있는 김치를 빨리 먹어 없애고자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먹었다. 정말 간만에 대 성공. 제일 쉬울 것 같은 김치볶음밥을 맛있게 만드는 게 어렵다니. 이상하게 고슬고슬한 볶음밥은 어떤 것이든 종류를 막론하고 참 어렵더라. 아무튼, 그걸 먹어서 그런가. 벌써 6시가 다 되어가고 있는데, 배가 아직도 빵빵하다. 저녁 식욕은 제로. 내 현재의 배 크기와는 상관없이, 그냥 느껴지는 기분으로는 배가 앞으로 터져버릴 것 같다. 내일부터 다음주 일요일 저녁까지 꽉 채워 1주일을 출장으로 집을 비우는 옌스는 집에서 밥하기 싫으면 나가서 한식당에 가더라도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하는데… 이 꽉 찬 배로…

아무래도 오늘 운동을 너무 안해서 그런 모양이다. 통학을 위해 매일 20km정도 자전거를 타는데 주말엔 아무래도 운동량이 줄어드니까. 출산 직전까지 다닐 학교가 일종의 내 임신 기간 중 트레이너인 셈이다.

오랫동안 쉬었던 발레는 지난 주부터 다시 시작했다. 오랫동안 안한 것도 있고, 너무 뛰는 센터워크는 좀 무리일 것도 같아 초급반으로 신청을 했다. 발레 선생님께 임신 사실을 알리고 났더니, 발레는 출산 전날까지도 해도 되는 운동인 거 아냐며, 오히려 골반을 열어줘서 아이를 쉽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운동이니 끝까지 열심히 나오라고 한다. 나도 그 사실을 듣고 간거지만, 그렇게까지 이야기 하니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 이렇게 움직여줘야 소화가 되어 먹을 생각도 들고 몸무게도 조금이나마 더 늘릴 수 있겠지. 아흐레 있으면 볼 2차 초음파가 엄청 기다려진다. 애는 잘 자라고 있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