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를 통해 배운 내 몸 사용법

발레를 거의 십년 가까이 하게 되며 내 몸의 사용법을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너무나 많다. 상하 좌우로 비틀어진 균형을 맞추는 것은 가장 큰 것중 하나인데 그 덕에 상하체 불균형도 사라지고, 짝짝이 가슴도 없어지고 두 다리간의 두께 차이도 거의 없어졌다. 중립 골반이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되었고, 등판의 근육을 사용하는 법도 배워 더이상 상체가 앞으로 말리지 않게 되었고, 어깨를 내리는 법을 배우면서 목도 길어지고 어깨도 떡대같은 느낌이 사라졌다. 흉곽을 사용하는 방법도 배우면서 폐활량을 늘릴 수 있게 되었다. 목을 길게 세우는 법을 배워서 턱의 이중턱이 사라졌으며, 바른 자세를 통해 목과 어깨의 뭉침과 결림 등도 없어졌다. 이 밖에도 내 몸의 사용법에 대해 배운 것이 너무 많다.

이 모든 것은 누군가의 원포인트 레슨 등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었으며, 그럴 수도 없는 것이다. 평생 써오지 않던 근육은 여러번 자극을 이래저래 받지 않으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것이기에 한번 말해준다고 쓸 수 없다. 계속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하면서 틀린 근육도 써보고, 그러면서 주변 근육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하면서 또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하다보면 여러 근육 사용법을 익힐 수 있게 되는 거다.

내가 얼마전 곰곰히 생각을 해본 결과 나는 운동 신경이 좋은 편은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운동을 머리로 하는 편이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들을 참 헤매면서 배우는 편이었다. 그냥 난 운동 신경이 좋다고 착각하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누군가는 쉽게 배울 수 있는 것들도 나는 참 오랫동안 씨름을 하면서 배우는 편이다. 다만 나는 정확히 하는 것을 좋아해서 테크닉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편이다. 그래서 처음엔 남들이 쉽게 배우는 것을 헤매다가도 대충 즐기면 되지 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사람과 달리 뒤늦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지난 1년간, 아니 특히 지난 3개월간 테크닉적으로 크게 성장했음을 나뿐 아니라 우리 반 선생님, 주변 학생들이 여러번 언급할 만큼 두드러지게 느끼고 있다. 이젠 손끝과 상체 사용에 집중을 할 수 있게끔 말이다.

이를 통해 배운 건 조금씩 하면 좋아질 수 있고 나아질 수 있기에 나만의 페이스로 꾸준히 계속 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체득할 수 있었다. 말이 쉽지 속으로는 계속 의심의 소리가 울려오는 사안에 대해서도 항상 이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인생의 어떤 측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레슨이다.

나는 못한다고 생각해온 달리기를 시작한 것도 이런 마음의 연장선상에서였다. 달리기와 수영은 내가 잘 못하고, 노력했어도 제대로 된 적이 없다 생각했는데, 그 어느 것도 발레만큼 노력한 바가 없는데 조금 해보다가 포기해놓고 어쩜 노력했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을까?

폐활량은 이제 충분하다 생각한다. 6킬로를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으니 수영을 위한 폐활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상하체의 유기적인 사용도 가능하고, 팔이 아닌 어꺠로 움직일 준비도 되었다. 8월부터 발레를 1회 더 하는 대신 수영을 하루 하기로 결정해서 수업도 등록했다. (생활 체육에 대한 나라의 보조금 덕에 1년 시즌 수업권을 끊었는데 22만원 정도 하는 거가 참 놀랍다.) 하나가 11살이 되면 온가족이 같이 카약을 하고 싶어하는 꿈을 가진 옌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라도 수영은 꼭 해내야겠다. 카약을 하려면 600미터를 쉼없이 수영할 수 있어야 하기에…

지금 이미 하나가 그렇긴 하지만, 하나가 나와 옌스를 보면서 운동은 생활속에 항상 하는 거라 생각하며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활동적인 아이로 클 수 있길 바란다.

덴마크 친구들과 한국

발레를 꾸준히 오래 하다보니 이 바닥 좁은 덴마크 성인 취미발레계에 알게 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취미가 같다보니 할 이야기도 많고 다들 발레에 큰 열정을 갖고 있다보니 그 공통점에 가까워지게 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이번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나흘간 두시간반에 걸친 발레 여름캠프에 참가하면서 새롭게 알게된 사람도 있고 또 알던 사람과도 더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그 중에 사람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하나 있어서 저녁도 같이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며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게되는 시간을 가졌는데 발레 공연도 같이 보기로 했다.

재미있는 건 전혀 K-pop이나 드라마의 팬이 아닌데 한국 음식과, 문화, 역사 등에 관심을 갖고 여행을 벌써 두어차례 다녀오고 요리도 레시피를 찾아서 해먹는 사람도 있고, 그냥 재미있을 것 같다며 한국 여행 가보겠다고 한국어를 자습하기 시작한 사람도 있다. 한국어 배우는 건 요즘 좀 힙한 일 아니냐며… 음? 뭐라고??? 언제 그랬지?

한국 요리를 나에게 배워보고 싶다는 말을 지나가는 듯이 한 적이 있는데, 그럼 한번 우리집에 초대할 테니 같이 만들어보자고 했다. 오늘 종강저녁을 같이한 친구들 모두 너무 좋다며 9월에 자리를 한번 마련하다고 하고 으쌰으쌰 마무리했는데 기대가 된다.

외국인인 것이 언젠가부터 덜 특별할 만큼 국제화 되어가고 있는 코펜하겐이지만 오히려 그게 친구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있음을 이제사 느낀다. 나때문에 영어로 모든 대화를 바꿔줘야 했을 땐 뭔가 내 스스로 장벽을 느꼈지만 이게 해결되고 나니 옌스가 말한대로 취미활동을 통해, 나만의 특이점을 통해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되었다.

뭐랄까… 한국인이라 덕 봤다는 건 살면서 별로 느껴본 적 없는데 요즘 좀 느낀다. 이런 기분도 나쁘지 않구나.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했다는 뜻이겠지.

2주 반만 지나면 다음 시즌 발레가 시작되는데 너무 기대된다… 요즘 많이 늘어서 더 추고 싶은 발레… 이제 피루엣도 더블턴을 시작했고… 주 3회로 한번 더 늘려볼까?

내 몸 사용법 이해하기

지난번 한국 방문 때 발레 개인레슨을 받았었다. 춤의 숨이라는 뜻의 릴 드 당스라는 발레스튜디오에서.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lilededanse) 방배동에 있는 이 곳에 가기 위해 홍천에서 2주간의 자가 격리가 끝난 후 바쁜 짬을 내어 두 번의 레슨을 받았다. 세번 받고자 계획을 했으나 내가 지낸 기간 중 몇차례 있던 폭설이 이 중 하루와 겹쳐 한번은 아쉽게도 취소했다. 이 수업 시간 중 크게 춤을 추지는 못했으나 애초에 이 시간은 안무와 동작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갖고 있던 몇가지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할애한 것이기에 목적은 완전히 달성했다.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되었던 김유경 선생님. 내 발가락과 발, 허벅지, 엉덩이, 골반 등을 자세히 관찰하고 이래저래 조물조물 만지고 밀고 당기시며 문제를 파악하고 내가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해주셨다. 발레를 하다가 뭔가에서 정체되거나 이해되지 않는 문제가 생길 경우 꼭 상담을 받아보라고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아무런 금전적 대가 없이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추천한다.)

내 문제는 발가락. 그리고 발의 무게중심, 골반중립이었다. 알고보니 나는 셋째부터 다섯째 발가락은 거의 쓰고 있지 않았다. 발바닥과 엄지, 둘째 발가락만 쓰고 있었던 거다. 발가락 사용과 발의 무게 중심 문제는 연관된 문제였다. 약간의 척추 측만에서 오는 오른쪽 갈비뼈 열림 현상은 이미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던 바이지만, 다시한번 확인했고. 이 것 또한 발가락 사용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발가락 세 개가 문제의 원인이었다니! 골반 중립도 어찌보면 이와 연결되어 있던 게, 발가락을 사용하지 않음으로 중둔근 사용이 잘 안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있는 다리가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니 그 중둔근도 워킹다리의 중둔근도 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던 거다. 그걸 골반 앞쪽의 힘으로 뒤로 돌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걸 교정함으로서 다리를 알라쎄꽁으로 들어올릴 때 잘못된 근육으로 들어올려 야기되던 고질적 골반인근 인대의 통증 문제를 제거할 수 있었다. 또한 다리를 옆으로 90도 이상 들어올릴 수 있게 되었다. 를르베와 파세도 안정적이 되었다. 또한 무게 중심 이동이 쉬워지면서 춤의 안무간 이동이 안정적이 되었다. 또한 쁘띠 알레그로 센터를 할 때 선생님의 통통 튀는 느낌이 나에게서 안느껴지던 문제도 해결되었다.

수업을 할 때 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본인이 문제를 끊임없이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의문점을 구체화해낼 수 있다면 그 수업의 핵심 레슨을 수업이 끝나고서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고 더 발전시킬 수 있다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개인 레슨이 다소 비싸다 하더라도 나는 가치가 있다 믿는다.

마흔이 된 지금, 나는 그 어떤 시절의 나보다도 균형잡힌 몸을 갖게 되었다. 출산으로 배의 피부가 탄력을 다소 잃은 것은 어쩔 수 었다. 구부정한 자세로 앉으면 배의 피부는 출산 전에는 본 적 없던 미세한 주름을 보인다. 그래도 내 몸에 붙은 근육들이 과거의 어떤 때보다 균형잡힌 형태로 고루 쓰이고 발달했으며, 이는 전신에 해당한다. 이번엔 발가락까지. 목은 길어지고 턱 아래 둥글게 붙어가던 턱살도 없어지고, 어깨는 내려갔으며, 배와 등판 모두에 근육이 고루 붙었다. 두껍다 생각했던 팔뚝 상부는 어깨가 말려 생겼던 현상인데, 이를 잘 펴 앞뒤로 평평하게 만들고 나니 나의 짧은 팔뚝도 두꺼워보이지 않고 그 전보다 덜 짧게 보인다. 이와 함께 항상 달고 살 던 뒷목의 뻣뻣함은 다 사라졌다. 짧아보였던 다리는 길이가 달라지지 않았지만, 골반의 후방경사를 교정하고 중립골반을 찾으면서 다리도 길어보이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원래 길이를 찾은 거라고 해야하나. 그와 함께 임신 후기와 출산 이후 심각하진 않아도 잘 해결되지 않던 치질문제, 요실금 문제도 해결되었다. 하체 비만으로서 위아래 옷이 항상 두사이즈 차이가 나서 아무리 체중이 적게 나가도 하의는 상의보다 한두치수 크게 입어야 하고, 다리의 체형이 두드러지는 바지를 피해 주로 치마만 입었던 일도 다 졸업했다. 이제 위아래 옷의 사이즈가 일치하고 말이다.

발레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것이 아니다. 발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다리를 들어올릴 때 몸 뒷편의 근육을 잘 쓰지 못해 골반 앞쪽 인대에 부담을 줘 왔던 것처럼 무슨 운동을 해도 잘못된 몸의 사용은 부상으로 연결된다.어떤 운동을 하든 그게 내 몸의 균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아주 젊을 때만 해결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다. 예전에 몸짱아줌마가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을 때 그녀가 사십대였던 것처럼 나도 지금 마흔이고, 나는 앞으로도 내 몸을 끊임없이 튜닝할 수 있다 믿는다. 완벽한 몸의 모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몸을 건강하게 사용하기 위한 형태로 단련하고 잘못된 사용법을 교정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말이다. 위에서 언급한 변화는 지난 십년의 시간동안 천천히 일어난 변화이니 말이다. 하나를 고치면 새로운 문제나 부상이 발생하기도 하고 이를 또 고치고 다른 것을 고치다보면 내 몸의 구석구석에 대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그러다보면 전반적인 균형이 좋아지게 되고 내 몸 사용법을 새로이 알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구부정한 자세나 여러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관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애티튜드 드 방

발레 기록-2020년 11월 마지막클래스

코로나 2차 파동이 불고 있음에도 10명 이내의 실내체육활동은 허용이 되는 덕에 발레를 계속 할 수 있었다. 클래스 두개를 듣고 있는데 하나는 학생 수가 9명이라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다른 하나는 13명이라 9명씩 조편성을 해 돌려야 해서 조금 영향을 받았다. 그래도 큰 틀에서 봤을 때 거의 영향 없이 발레를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발레가 이미 내 삶을 이끄는 하나의 축이 되어버린 터라 이게 빠지면 체력, 정신적으로 모두 영향을 받는다.

요즘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다리를 높이 들 때 턴아웃 정확히 유지하기, 바닥을 최대한 사용하기, 상체와 하체를 유기적으로 사용하기, 아라베스크할 때 상체가 틀어지는 것 방지하기, 피루엣 할 때 잘 통제된 움직임으로 흔들림없이 착지하기 등이 있다.

예전에 옌스가 자기도 나 발레하는 것 보고 싶다고 하면 보여줄만한 게 없었는데, 이제는 센터에서 추는 것들도 나름 길어지고, 내가 춤추는 것도 춤다워져서 보여줄 거리도 생겼다. 2018년부터 찌워온 살 9킬로그램도 500그램 남기고 다 덜어내고 등 근육도 많이 길렀고, 출산과 함께 늘어졌던 뱃가죽도 완전하진 않지만 코어근육의 강화에 힘잆어 많이 원상태로 돌아왔더니 춤의 선도 보기 좋아졌다.

어제 저녁에 선생님이 몇가지 팁을 주신 게 있어서 집에서 쉬는 시간 틈틈이 연습을 해보다가 처음으로 5번 피루엣을 매우 절제된 동작으로 깨끗하게 해냈다. 요즘 느는게 눈으로 보여서 그런지 선생님이 동작을 세심하게 잡아준다. 이런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고자 집에서 스트레칭, 발운동, 근력 트레이닝에 조금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가면 창틀에 비스듬히 45도로 기대서 팔굽혀펴기도 틈틈히 서른번씩 하고 데미포인트에서 풀포인트로 서는 데 필요한 발 근력도 키우고자 여러 종류의 발 운동도 하고 있다. 덕분에 이제는 팔굽혀펴기를 제대로 해도 열개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일할 때도 바른자세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쉰 달리기도 좀 하면서 점프 트레이닝도 좀 해야할 것 같다. 그래야 큰 도약 점프에서도 스테미나 부족으로 헉헉거리지 않고 가볍고 탄력있게 뛸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선생님에게 이메일로 감사의 말씀을 전했다. 내 소중한 발레를 계속 아껴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챌린지를 주는 선생님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어 벅찬 나머지 꼭 표현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

내 열정이 향하는 곳에 발레가 있다.

아마 직업이었으면 달랐을 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발레는 취미였으니까.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을지언정 압박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가정은 의미가 없다. 가족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에서 지금 나에게 내가 가장 열정과 애정을 품은 대상이 뭐냐고 묻는다면 지체할 바 없이 발레라고 답할 거다. 나에게 한 주, 한 주를 이끌어가는 그 열정의 원천은 발레니까.

탕듀부터 시작해 쥬테, 롱드잠, 프라페, 아다지오, 그랑바뜨망 등 서서히 템포를 올려가는 바부터 시작해서 가벼운 점프부터 왈츠와 같은 말랑말랑한 춤을 통해 큰 점프로 이어져가는 센터까지 구성 자체가 긴장감을 서서히 고조시킨다.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나간다 할까? 뭐랄까 쫄깃한 긴장감이 사람을 흥분시킨다. 그래서 힘들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아드레날린이 온몸에 퍼져나가는 흥분감이 막판까지 힘을 짜내어 뛰고 돌게 만든다.

165센치미터의 키에 56 킬로그램의 몸무게. 가볍지 않다. 체지방도 있기에 몸이 조각된듯한 근육질도 아니다. 그래도 오랜 기간을 투자해온 탓에 몸에 잔 근육들이 세세히 잡혀있다. 발레를 하지 않던 시기에 없던 그런 근육들말이다. 승모근과 삼각근, 갈비뼈를 둘러싼 코어근육과 그 위를 덮은 복근, 등판의 어깨뼈를 둘러싼 근육, 척추 옆 근육, 그밖에 다리 안쪽 근육, 다리를 들어올리는 근육, 엉덩이 근육 등 정말 많은 근육들이 달라졌다. 상체 44, 하체 66과 같은 불균형이 많이 사라져서 상하의 사이즈도 중간에서 만나게 되었다.

몸이 좋아지니 동작도 좋아진다. 상하체가 연결되어 손부터 발끝까지 긴장감으로 팽팽히 연결시키는 감각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빠른 템포로 움직이는 동작에서는 이를 다 세세히 신경쓰지 못하고 놓치는 것들이 생기지만, 느린 템포로 움직이는 동작에서는 최대한 온 몸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느끼며 동작을 한다. 그런 유기적인 움직임이 느껴질 때면 거울에 비친 내 움직임도 썩 마음에 든다. 나아질 부분이야 좀 많겠냐마는, 또 그 와중에 좋은 것을 찾아낼 수 있어야 더 나아갈 마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코로나 락다운을 계기로 집에서 파쎄 균형 잡기에 시간과 공을 많이 들였다. 춤이란 게 넓은 공간을 필요하고, 같이 상호작용을 할 사람이 있는 사회적인 운동이라서 그런지 혼자서 좁은 공간에서 하기엔 동기부여가 잘 안되더라. 그래서 좁은 공간에서 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 균형잡기와 턴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아하!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고나 할까. 아직도 끊임없이 교정하고 수정하지만, 근본적인 원리는 조금 알게 되면서 파세에 그전보다 큰 안정감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턴도 좋아지기 시작하고.

출산 이후 2년 정도의 공백이후 다시 시작했던 게 이제 대충 1년 반이 조금 넘는데, 그때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해 헤매던 나였는데, 이제 틴 학생을 제외하고는 제일 잘하는 학생이 되었으니 그 성장이 크다 하겠다. 작년 10월 하순부터 시작된 포인트슈즈클래스에서 처음 포인트슈즈를 신었던 내가 피케 턴부터 시작해 지금은 5 번 포지션에서의 앙디올 피루엣을 하기 시작했으니까.

발레 선생님도 코로나 락다운이 풀린 6월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내 실력에 큰 변화가 있음을 느끼는 걸 내가 알 수 있었다. 그 전보다 세세한 부분에서 조언을 해주고 내가 바를 하고 있는 곳에 와서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해주는 데에서.

오늘은 더블 피루엣을 연습하라고 이야기해줬다. 그럴 탈렌트가 느껴져서 하는 이야기라며, 일부러 너무 컨트롤하며 박자에 맞춰 한번만 돌 필요 없다고. 덕분에 한바퀴 반이긴 하지만 더블을 시작했다. 아직 시선 처리가 안좋아서 모멘텀을 상실하는 탓에 두바퀴를 다 돌지 못하는 거다. 이제 그걸 좀 신경써서 연습해야 하겠다.

오늘 수업 이후 이 끓어오르는 아드레날린을 주체하지 못해서 이렇게 블로그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다. 밤이 늦었으니 이제는 이 흥분을 내려가라앉히며 잠에 들도록 노력을 해봐야겠다.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뜨니까.

발레 사랑

친교는 역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게 있어야 하는 것일까? 발레를 통해 일주일에 한두번씩 꾸준히 만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부터 그들과 사소한 잡담을 나누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중 한명과는 집에 가는 길을 함께 하면서 친분이 쌓이기 시작했다. 친구가 모자라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나와 같이 열정을 공유할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좋다. 아무래도 내 발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발레를 하지 않는 다른 친구들이 진정으로 공감해주긴 어려울 것이지 않는가. 발레는 건강 뿐 아니라 나에게 정말 여러가지를 주는 것 같다.

2012년 봄에서 여름사이 어딘가였던 것 같다. 발레를 처음 시작한 게. 어느 학원에서 시작해야할 지 감이 안서서 당시 코트라 다니던 감각으로 우선 발레학원협회부터 찾아본게 시작이었다. 협회에 회원학원 리스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역시나 내 예상대로 그런 리스트가 있었고, 그 리스트의 무수한 페이지 중 첫 페이지에 국립발레단이 있었던 게 발레와의 첫 인연이었다. 국립발레단 아카데미에 성인취미반이 있었는데, 마침 코트라와 그리 멀지도 않았고, 당시 업무로드가 심각하지 않아 야근에 대한 압박이 크지 않은 부서에 있다는 것도 다 잘 맞아 떨어져서 초보로서 아주 좋은 곳에서 발레를 시작할 수 있었다.

스트레칭은 괴로웠지만 수업을 끝내고 나면 알 수 없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을 정도로 신경 쓸 게 많은 동작들과 함께 온 몸을 땀으로 흠뻑 적시는 강한 운동수준이 버무려져서 복잡한 머릿속은 깨끗이 비워지고 몸은 한껏 달아올라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로 충전된 상태.

주중 평일 2회 한시간 반씩 참석하던 수업이었는데, 주말 클래스에도 신청을 하며 주 4회가 되고, 중급반 참석도 허락받게 되며 평일에는 세시간씩 클래스를 들을만큼 몰입을 했더니 한달에 1킬로그램씩 빠지면서 한국 귀국 후 베이킹으로 찌운 살을 다 떨어냈더랬다. 덴마크에 와서 딱 나에게 맞는 수업을 찾기가 어려워 중간중간 수업을 다녔다 안다녔다 하기도 했지만 임신 후기 및 출산 후를 포함한 2년반 정도의 휴식기를 제외하면 손에서 발레를 완전히 놓은 적은 없었다. 그렇게 2020년 지금까지 해온 발레. 나에게 이렇게 오랜 기간 열정을 투자해온 일은 없었다.

지금도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집에서 이래저래 연습을 해보고 배울 게 너무 많지만, 예전보다 테크닉적으로 훨씬 많이 늘고 이제 조금 춤을 춤답게 출 수 있어서 훨씬 더 즐겁다. 스트레칭도 예전처럼 괴롭지 않고 달아오른 몸을 약간 진정시키며 몸을 가다듬는다는 느낌에 시원하고 좋다. 상체와 하체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느끼면서 몸의 근육이 눌린 스프링마냥 장력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꼭 튕겨나갈 것 같은 긴장감을 느끼는 것도 너무 좋다. 몸과 표정으로 그 긴장감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사실도 쾌감으로 다가오고, 춤을 추는 그 순간만큼은 내가 내 무대의 우아한 주인공이라는 사실에서도 설레인다. 높고 딱딱한 토슈즈를 신고 움직이다보면 물집도 생기고, 물집이 생겼음을 알기도 전에 이미 터져있고 하는 통증도 있지만, 사실 그걸 알기도 어려울 만큼 동작 자체에 집중하게 되어 있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이게 직업이라면 다른 일이겠지만, 취미로서 접근하는 나에게 발레란 정말 아름다운 열정의 대상일 뿐이다. 끊임없이 추구해가는 그런 대상.

다음 시즌부터는 고급반에 등록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콤비네이션도 많이 길지만,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래서 이제 거기 등록할 예정이다. 요일이 내가 원하는 타이밍은 아니지만, 이번주 시즌 마지막 수업을 대타로 뛴 분이 고급반 담당 선생님이 될 분인데, 수업이 너무 즐거웠고 몸 뿐 아니라 두뇌적으로도 챌린징해서 희열이 느껴졌다. 이분이랑 다음주 월, 화, 수요일에 썸머 캠프 수업도 함께 할 예정인데 너무 기다려진다. 이제 주말만 지나면 바로네. 아…

코로나 그리고 발레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으로 발레클래스에 가지 못하는 건 정말 슬프지만 그나마 여기저기서 무료 온라인 발레 클래스가 범람하는 덕에 생존을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 발레를 시작하다보니 잘못된 자세를 취하면 금방 몸의 이곳저곳에서 경고의 신호를 보내온다. 덕분에 몸속 근육과 관절의 구석구석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몸을 비자연스러운 형태로 사용하는 발레이기에 잘못 사용하면 금방 문제로 돌아오기 때문에 몸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젊어서는 그냥 살았지 굳이 누가 내 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움직이겠는가. 발레를 시작한 때만해도 31살이었으니 여기 저기 조금 문제가 미미하게 생겨도 그러려니 넘기고 말고 했는데 이게 누적되기도 하고 나이도 더 들어 정말 이제 몇달 내 마흔이 되는 시점이 되니 미미한 문제도 무시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 문제가 금방 커질 수 있으니까.

요즘처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연습 동영상, 발레 클래스 등과 넘치디 넘치는 블로그 등이 아니었으면 일련의 자세교정이 참 힘들었을 것 같다.

상하, 좌우, 앞뒤로 틀어진 골반을 교정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 치마나 바지도 안돌아가고 바 없이 파세 발란스를 잡고 몇초 서있는 게 양발 모두로 가능해졌다. 그리고 이제 선생님들이 여러번 말씀하셨던 그 느낌이 뭔지도 감을 잡았다. 코로날 수업에 못가는 건 참 안타깝지만 또 그게 계기가 되어 미묘한 교정들도 하고, 턴아웃 근육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기간이 된 건 또 나쁘지 않다.

이 코로나 락다운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빨리 끝나서 다시 발레를 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2020년 소망사항

길디 길었던 크리스마스 신년 휴가가 끝나가고 있다. 내일 일요일만 지나면 직장에서의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게 된다.

2020년 한해를 맞아 내가 소망하는 일이 몇가지 있다. 목표나 계획이라기 보다는 그냥 소망하고 원하는 것이라고 해두고 싶다.

살을 조금 빼고 싶다. 외양적인 문제보다는 발레를 위해서. 약간의 무게 차이에도 발목과 골반 인근의 근육에 가해지는 하중이 꽤나 달라져서이다. 특히 다리를 들어 올리고 높이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조금 늘어난 1-2 킬로그램의 하중이 부담스럽다.

스크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책을 보는 시간을 늘이고 싶다. 올 하반기 들어서 웹툰을 보는 시간이 늘어서 스크린 사용시간이 많이 늘었다. 조금 더 선별적으로 볼 것만 보고 내려놓고 싶다.

덴마크어 실력을 한단계 올리고 싶다. 연말 마지막날 과거 학원 선생님에게 메일을 보냈다. 개인 교습을 받고 싶다고. 학원 강사일을 관두고 사이드로 운영하던 자신의 개인 교습 학원에 전업으로 뛰어든 선생님인데, 이 선생님과 함께하던 5개월 간 실력이 한층 뛰었던 기억으로 개인 교습을 잠시 받아본 적이 있다. 시작한지 오래 되지 않아 프로젝트 일을 하게 되며 시간상의 문제로 관두었는데, 그 이후 바로 취직이 되면서 개인 교습은 더이상 받지 못했었다. 이제 일을 일년 하고 보니 실력 향상에 정체기가 온 듯한 기분이다. 나도 동료들처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는 정체기. 더이상 내 단계에 맞는 학원이 없어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다지고 싶을 때 쉽지가 않다. 불어처럼 C2 레벨 강의나 시험이 없다. C1 레벨 수업도 매우 제한적이고. 그래서 개인교습을 다시 받아볼 예정이다. 한번 수업에 무조건 최소 한시간 반 (2 lektioner)를 해야 하고 1 lektion에 625kr.니 꽤나 비싸다. 그래도 지난번 수업 들을 때는 895kr.였는데 가격을 많이 내리셨다하니 큰 차이이다. 예전에 돈 내고 학원에서 15명 이상되는 클래스에서 수업을 들었을 때 6주에 5500kr. 냈던 거 생각하면 개인 클래스에 저렴하다. 아무튼 주당 1회 수업을 들을 예정이다. 상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주일에 하루만 2시부터 한시간 반 수업을 들으려는데 아마 99% 허락해주실 거라 생각한다. 주당 37시간 근무만 채우면 되고 내 일만 마무리하면 되니까. 그리고 업무 역량 향상에 내돈 들이겠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싶다.

발레를 조금 더 잘하게 되고 싶다. 이건 덴마크어와 마찬가지로 매년 소망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조금 더 새롭게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작년 하반기동안 골반 중립과 코어근육 사용방법, 턴아웃 방법, 갈비뼈를 닫는다는 것의 의미, 풀업 등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중간에 임신과 출산으로 2-3년 정도 쉬기는 했지만 2012년부터 지금까지 해오면서 이건가 저건가 끊임없이 고민해오던 이 문제가 올 하반기를 거치며 동시에 풀리기 시작했다. 운동해부학과 발레 관련 동영상과 글을 파고들며 실제 이를 적용한 연습을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서. 레티레 상태로 균형을 잡고 서있을 수 있는 요령이 몸에 익었다. 데벨로페 알라세꽁을 90도 이상으로 들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골반에서 소리가 나지 않고 아프지 않게 되었다. 한가지 문제가 아니었었기에 그간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없었던 거다. 이와 함께 턴도 한바퀴 이상을 돌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스포팅이 안좋아서 모멘텀을 금방 상실하긴 하지만. 발레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에 대한 이해가 새로워졌으니 이제 여러 동작들을 조금 더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 같고 새로운 동작들을 더 배우기에 기반이 다져졌다. 이젠 좀 더 예술적인 표현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싶다. 그리고 포인트슈즈 클래스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관계적인 측면에서는 하나에게 조금 더 따뜻한 엄마가, 옌스에게 더 상냥한 아내가 되고 싶다. 나의 예민함을 조금 더 잘 다스리고 싶다. 중요하지 않은 일은 내려놓고 효율성 개선을 통해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함으로서 중요하지 않은 일에서 발생하는 갈등요소를 줄이고 싶다. 크게 싸우는 일도 없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말투에 짜증이 섞이는 일은 종종 생기니 그게 싫다.

조금 더 계획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새해가 된다고 내가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중간중간 계기가 있을 때 현황점검을 하고 소망사항을 들여다보는 것이 작년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내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이렇게 또 한번 소망사항을 적어내려가본다.

Rundvisning på Gamle Scene

왕립극장 중 발레공연을 주로 하는 Gamle Scene의 투어를 돌고 왔다. 연말을 마무리하는 이벤트로 계획을 해봤는데 한시간 반에 달하는 오래된 건물 투어에 하나가 매우 순조롭게 협조해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실 10대 소년 한명 외에는 이렇게 어린 애가 없었는데, 다행히 떠들지 않고 뛰어다니며 시간을 잘 보내주었다. 언제 이렇게 컸는지.

내가 왕립극장에서 취미발레수업을 들어서 그런가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강추. 남편도 즐겁게 보고 왔고, 하나도 무대와 연습홀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춤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발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덴마크에 사는 사람이라면 강추. 연말 마지막날이라 극장에 공연도 없고 우리밖에 없어서 평소에는 잘 안해준다는 무대 방화벽 올리기도 해주도 좋았다. 그리고 여왕의 대기실과 여왕이 앉는 좌석도 보고 역사속 그 장소의 이야기도 듣고. 의상이 만들어지는 장소를 보는 것도 즐거웠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춤을 추는 B 연습실과 공연무대가 어떻게 연결되는 지도 알게 되었고 그걸 옌스에게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고.

연말 좋은 이벤트였다.

발레 포인트슈즈로 만든 거대 크리스마스 트리
발콘좌석 앞 리셉션 장소에서
공연 무대 위에서 무대를 향한 방화벽을 열고
공연에 쓰일 옷의 색상을 무대 조명 아래서 직접 테스트하는 용도란다. 무대위에 서있었다.
무대에서 뛰어다니는 하나
무대에 쓰일 배경장막을 이동하는 엘리베이터. 이렇게 긴 건 처음본다.
연습실로 가는 길목
연습실에서 엄청 뛰어다니는 하나
발레바를 보면 당연히 매달려야지.
여성무대의상 의살실
무대의상 제작 스케치
하나랑 의상실에서 한 컷
의상 컨셉 스케치 콜라주
과거 무대의상

발레, 발전

일주일에 두번 수업을 듣기 시작한 후로 발전이 느껴지고 있다. 동시에 유튜브로 발레강의 동영상을 꾸준히 듣고 거기서 배운 팁들을 활용한 것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골반 중립에 대해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서는 다리에 주저앉지 않으면서 수평 골반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코어근육 중 속근육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등을 알게 되면서 그간 잘 이해되지 않던 고관절을 분리해서 사용하라는 말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풀업도 그렇고.  그와 함께 발레 턴을 위한 중심 이동에 대해 저 위의 문제가 해결되고 동시에 턴과 관련된 몇가지 나쁜 습관을 고쳐가면서 턴도 많이 좋아졌다. 앞뒤와 옆으로 다리를 찢는 스트레칭도 좋아졌고. 

여러가지 집중해서 신경쓰던 일에서 자유로워지자 선생님의 동작을 보고 세세한 디테일이나 포드프라에 신경을 쓰는 게 조금 더 쉬워졌다. 여유가 조금이나마 생겼다고나 할까? 그리고 오르쪽 방향으로는 여러 안무에서 춤을 추는 게 좀 더 춤 다워졌다. 

그런 이후 포인트슈즈 클래스가 열리고 두번의 수업을 들었는데, 처음 포인트슈즈를 신는 거지만 그래도 이제 취미발레로나마 춤을 춘 기간이 제법되서 그런지 포인트슈즈를 신고 를르베로 균형을 잡거나 파세를 하는 것, 에샤페를 하는 것 등이 생각처럼 어렵지 않았다. 데미포인트로 발을 꺾을 때 슈즈가 꺾이는 점의 발등이 조금 아픈 것이 가장 힘들지만 그것 빼고는 좋았다. 

언젠가는 작품 연습도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