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아침 출근시간의 시내 모습

출근시간에 코펜하겐 시내에 나온 건 정말 오래간만이다. 주차자리를 다행히 찾아서 차를 대고 조금 걸어서 가까운 카페로 이동하는데 아침 도시의 소음과 바쁜 사람들의 발걸음이 낯설게 느껴졌다. 이런 언더톤의 도시 소음을 들어본 게 얼마만인가.

낯선 도시 소음을 마주하고 나니 마치 내가 여행지로서 낯선 도시에 서있는 것 같았다. 도시를 구경하거나 여유를 즐기는 사람은 없고 다들 분주히 이동하는 모습. 자동차, 자전거, 보행자 구분 없이 다 바빠보인다. 주말에는 들리지 않던 공사장의 소음, 지게차의 경고음, 도시의 언더톤에서 시끄러운 소음을 담당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분주히, 무표정한 얼굴로 자전거를 타고 쌩쌩 지나가는 사람을 보니 낯설다. 걸어 다니며 내 얼굴을 볼 일이 없기에 내가 아시아인이란 생각을 잊고 지내는데다가 주로 보는게 백인이다보니 그 얼굴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데 그마저도 낯설게 느껴져서 내가 이방인인 것 같다. 마치 시골쥐가 서울에 와서 정신 못차리는 상황같다.

내가 얼마나 도시 생활에서 멀어져 지냈는지 느끼고 놀랬다. 집이 외곽이고, 회사는 더 외곽이니 자연에 둘러쌓여 소음 없이 살면서 간간히 사람 많고 관광지 느낌 가득한 주말의 도시만 구경하다가 이런 출근길 도시를 마주하고 나니 그 사실이 새삼 크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