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월(?)기

이번 한 달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후딱 지나갔다. 인사팀의 입사 1개월 면담을 하면서 “아… 어느새 한 달이 지났구나…”하고 알아차렸다. 집 안에도 신경쓸 일 투성이고, 회사에서도 적응하고, 하나를 기존 유치원으로 원거리 통원을 시키다보니 그 어느때보다 시간이 화살같이 지나가버렸다.

회사생활은 아직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기 어려울만큼 짧은 기간이기도 하고, 재택근무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가타부타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지난번 조직에 비해 절반정도로 크기가 작기도 하고, 우리 센터 자체가 7명으로 오붓하게 작은 센터라 가족같은 분위기가 크게 느껴진다는 면에서 좋다. 지난번 직장의 1층 건물에 일부 센터 두고 있었던 터라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면도 나쁘지 않다. 중순에 한번 전직원 단합대회를 하느라 직원의 절반쯤 나와서 두시간동안 7개의 포스트를 돌면서 미션을 수행했는데, 덕분에 거기에서 익숙한 얼굴 몇에게 인사를 건내고 대화를 할 기회도 있었다. 그걸 떠나서 조직 전체가 서로를 다 알고 지낸다는 느낌이다. 지나가다가 나는 모르는 동료들은 나를 붙들고 새로 온 사람이냐며 자기를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 부서 직원들은 전직장 동료직원들 보다 전반적으로 릴렉스된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 전 동료들도 좋았지만 이번 동료들은 또 다른 느낌으로 좋다는 느낌이다. 좀 더 훈훈하고 털털한 느낌? 성비는 여자가 나를 포함해 두명뿐이라 전 직장 부서의 여자 중심의 환경과는 정반대이다. 일할 때 나는 남자 직원들과 더 케미가 잘 맞는 느낌이다. 내 생각에 직장의 성비는 중요한 거 같다. 균형잡힌 성비가 서로 보완도 해주고 하면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듯하기 때문이다.

리더와 같이 가까이 일하는 동료와 케미가 잘 맞는 건 진짜 중요하다 싶은데, 둘다 좋은 것 같다. 나와 같이 일하는 시니어는 기존에 알고 있으면서 같이 일하기 좋을 거 같은 사람이다 싶었는데, 정말 그렇다. 따뜻하고 인정이 많지만 일 잘하고, 해야될 말은 윗사람에게도 똑부러지게 하는 스타일.

기존 조직에 비해 HR이 직원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정성을 들이는 것 같다. 아마 조직의 크기가 작아서 가능한 부분이 있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지방이전대상으로 코펜하겐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로 이전하면서 “좋은 직장 만들기”가 중요 전략부문의 하나라 그를 정말 실행에 옮기는 것 같다. 아무튼 근무 첫 달에서 받은 첫인상은 좋다. 앞으로 더 좋게 만들어가는 것은 내 몫이겠지.

집은 큰 틀에서는 정리가 되었고, 아직 좀 더 들일 것들이 남았지만, 그건 살면서 해도 될 부분이라서 대충 6월 중순이면 완전히 정리가 끝날 것 같다. 6월 중순엔 아파트도 열쇠를 건내줘야해서 이번 주말부턴 아파트 청소와 손질을 해야한다. 하… 정말 이사는 엄청 큰 일이구나. 오래오래 이 집에서 잘 가꾸면서 오래 살아야지. 아직 이 집에 대해서 알아갈 것도 많고, 배울 일도 많고. 살면서 알아두면 좋을 기술들을 배우는 감사한 기회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가꿔가봐야지. 젊어선 주택에 대한 로망이 전혀 없었고 생기지도 않았었다. 왜 사서 고생? 하는 느낌? 애가 생기고 자연이 좋아지고, 더이상 도시가 크게 그립지 않을만큼 도시에서 누릴 걸 충분히 누렸더니 이렇게 일하며 집을 가꾸는 게 집에 애정을 붙이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손 타지 않은 곳이 없는 만큼 애정이 곳곳에 서리는 거지.

이제 하나도 하루만 나가면 유치원을 옮긴다. 우리가 정신이 없어서 이전과정이 스무스하지는 않게 되었는데 – 적응기간 없이 바로 유치원을 변경하는 식으로 – 그래도 잘 지내리라 믿으며… 이번 일요일 밤엔 초콜렛케이크를 구워야하는구나. 내일 장 좀 봐야지. 엘사 피규어도 만들어달라는데, 그건 못하겠다고 잘랐다. 만들 방법이 없나. 퐁당으로?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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