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아이의 죽음에 대한 관심

겨울왕국에서 주인공의 부모가 죽는 장면을 본 이래로 하나는 죽음이라는 개념에 사로잡혔다. 안그래도 좋아하던 아동용 드라마 주인공의 아빠가 주인공이 어릴 적에 돌아가셨다는 설정이어서, 땅속에서 자는 거다 정도로 이해해오던 거였다. 하지만 사고로 부모를 순식간에 잃게 되는 설정에서 죽음이 보다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 뒤이어 본 라이언킹에서도 아빠가 아이를 지키다가 사망하는 장면애서도 충격을 받았는데 후에 아들 심바가 돌아가신 아빠 사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마음 속 아빠와의 대화) 장면에서 죽음이라는 개념에 다소 혼선이 생긴 듯 싶다.

그래서 그런지 죽음을 끊임없이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때로는 그게 너무 슬프기도 하고 때로는 자연스러운 일인냥 받아들이기도 하고. 이런 경우에 이런거냐 저런경우에 저런거냐 하며 자기딴에 설정한 상황을 나에게 제시하며 죽음을 이해해보고자 한다. 나와 옌스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설명에 어찌나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던지. 지금 죽는 건 아니라니 안도를 하면서도 여전히 슬퍼하며 말이다.

이름 외우는데 귀신인 하나는 동네 주민들 이름을 다 꿰고있고, 만나서 대화할 때마다 이름을 문장 사이에 적절히 넣어가며 친밀함을 쌓아가는 스킬을 벌써부터 구현하고 있다. 엄마, 아빠도 잘 못하는 걸. 그런데 여기에 죽음의 토픽도 들어간다. 나이든 주민은 부모님과 살지 않으니 그들의 부모 존재 여부에 관심이 생기는 모양이다. 오늘은 우래 윗집에 사는 이웃에게, 부모님이 돌아가셨냐고 물어보더라. 엄마가 치매에 아버지도 몸이 안좋으시다고 알고 있던 그녀의 부모님이 작년에 돌아가셨더는 것을 덕분에 오늘 알게 되었다. 늦었지만 조의를 표한다고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앞으로 좀 더 가까이 지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나의 당황스러운 질문 덕분에 그녀와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친분을 쌓을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아직 죽음이 뭔지 정확히는 이해하진 못하지만, 더이상 대화를 나눌 수 없고 영원히 잠드는 거라고 이해한 그녀, 나도 많이 경험하지 못한 그 일이 그녀애겐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런 궁금함에 나도 어떻게 더 잘 설명해줄 수 있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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