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주말근무/야근. 외노자의 두려움

뜨거운 감자인 정책을 위한 모델을 만드는 부서에 있다보면 덴마크라고 다를게 없구나. 금요일 늦은 밤에 메일을 보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뭐고, 주말동안 자신이 할 건 뭐고 자기 담당 파트는 월/화까지 준비되는 데 내 파트는 언제까지 될 수 있냐는 메일. 주말에 일을 해서 최대한 빨리 보내야겠다. 안그래도 이미 바쁜 다음 주인데… 겁나게 바쁘겠다. 좀 더 차분히 더 꼼꼼하게 준비하고 싶은데 또 장관님 생각은 다르신거지… 재택근무에 보육원도 닫아서 풀타임 근무하려면 아침 7시부터 6시까지 일하면서 중간에 애도 보고 밥도 해야하는데.

그래도 한국과 다른 건 진짜 응급한 상황이 아니면 야근이나 주말근무에 대한 직접적 요구는 없다는 것. 딜리버리만 맞추면 된다 이거지. 물론 중간중간 유연적 태도에 감사하다며 (미리) 떡밥이 깔리는 경우도 있다.

뭐 근로 문화에 불만은 없다. 그냥 여기에도 바쁠 때는 어쩔 수 없는 걸 아니까. 업무가 늘고 커버리지가 넒어질 수록 로드가 올라간다. 한국에서 일할 때보다 짧은 시간 일하지만 더 갈려들어가고 이 분야에는 내가 전문가가 되는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으니까. 주변의 뛰어난 동료들에게서 많은 걸 배운다.

과거 논문 쓸 때는 그냥 분석만 하는 거였다면 이젠 이 내용을 매뉴얼로 만들어 남들이 다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고 실제 경제에 큰 영향이 가니까 두렵다. 큰 신뢰만큼 두로움도 커진다. 거기에 덴마크어로 일을 하는 것도 미묘하지만 끊임없이 두렵다. 매일 매일 직면하는 두려움이 스트레스이기도 하지만 아드레날린같기도 하다. 중앙부처에서 일한다는 건 그렁 그런 것 같다. 박봉이지만 영향력이 있는 곳에서 일함으로써 내가 한 일이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잘 헤쳐가야지…

2 thoughts on “덴마크 주말근무/야근. 외노자의 두려움

  1. 덴마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칠 위치에서 전문가로 거듭나는 모습이 진짜 멋지다 해인. 뛰어난 주변의 동료들과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너무 매력적으로 보인다.
    나 같은 경우엔 학교를 마치고 이젠 혼자 공부하고 학생들을 가르쳐나가다 보니, 그렇게 바로 곁에서 자극을 주고 배울 점을 보여주는 동료들이 있다는 게 부럽다. 음대에 있을 때는 늘 옆에서 누가 연습하는 소리 들으며 느슨해질 틈이 없었는데… 여기서도 다른 선생님들에게 한 번 물어본적은 있었어. 서로 레슨에 참관해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근데 별로 내켜하지 않더라. 자기만의 노하우도 있을테고, 그 밖의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 혼자 독립해서 일을 한다는 건 정말 여러모로 힘든 일인 것 같네. 서로 다독일 동료가 가까이 없다는 게 힘들지. 코로나로 그런 선택이 더 주는 상황이 참 힘들 거 같다. 티칭을 서로 오픈하는 건 꺼린다더라도 다른 음악적인 면에서 교류를 가까운 곳에서 할만한 누군가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네트워크룰 쌓는 것도 시간과 공이 드는 일이겠지? 너만의 것을 외롭지만 찬찬히 쌓아가는 네가 정말 멋있고 훌륭해. 큰 박수와 응원을 보내. 항상 옆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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