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디 길었던 크리스마스 신년 휴가가 끝나가고 있다. 내일 일요일만 지나면 직장에서의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게 된다.
2020년 한해를 맞아 내가 소망하는 일이 몇가지 있다. 목표나 계획이라기 보다는 그냥 소망하고 원하는 것이라고 해두고 싶다.
살을 조금 빼고 싶다. 외양적인 문제보다는 발레를 위해서. 약간의 무게 차이에도 발목과 골반 인근의 근육에 가해지는 하중이 꽤나 달라져서이다. 특히 다리를 들어 올리고 높이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조금 늘어난 1-2 킬로그램의 하중이 부담스럽다.
스크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책을 보는 시간을 늘이고 싶다. 올 하반기 들어서 웹툰을 보는 시간이 늘어서 스크린 사용시간이 많이 늘었다. 조금 더 선별적으로 볼 것만 보고 내려놓고 싶다.
덴마크어 실력을 한단계 올리고 싶다. 연말 마지막날 과거 학원 선생님에게 메일을 보냈다. 개인 교습을 받고 싶다고. 학원 강사일을 관두고 사이드로 운영하던 자신의 개인 교습 학원에 전업으로 뛰어든 선생님인데, 이 선생님과 함께하던 5개월 간 실력이 한층 뛰었던 기억으로 개인 교습을 잠시 받아본 적이 있다. 시작한지 오래 되지 않아 프로젝트 일을 하게 되며 시간상의 문제로 관두었는데, 그 이후 바로 취직이 되면서 개인 교습은 더이상 받지 못했었다. 이제 일을 일년 하고 보니 실력 향상에 정체기가 온 듯한 기분이다. 나도 동료들처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는 정체기. 더이상 내 단계에 맞는 학원이 없어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다지고 싶을 때 쉽지가 않다. 불어처럼 C2 레벨 강의나 시험이 없다. C1 레벨 수업도 매우 제한적이고. 그래서 개인교습을 다시 받아볼 예정이다. 한번 수업에 무조건 최소 한시간 반 (2 lektioner)를 해야 하고 1 lektion에 625kr.니 꽤나 비싸다. 그래도 지난번 수업 들을 때는 895kr.였는데 가격을 많이 내리셨다하니 큰 차이이다. 예전에 돈 내고 학원에서 15명 이상되는 클래스에서 수업을 들었을 때 6주에 5500kr. 냈던 거 생각하면 개인 클래스에 저렴하다. 아무튼 주당 1회 수업을 들을 예정이다. 상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주일에 하루만 2시부터 한시간 반 수업을 들으려는데 아마 99% 허락해주실 거라 생각한다. 주당 37시간 근무만 채우면 되고 내 일만 마무리하면 되니까. 그리고 업무 역량 향상에 내돈 들이겠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싶다.
발레를 조금 더 잘하게 되고 싶다. 이건 덴마크어와 마찬가지로 매년 소망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조금 더 새롭게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작년 하반기동안 골반 중립과 코어근육 사용방법, 턴아웃 방법, 갈비뼈를 닫는다는 것의 의미, 풀업 등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중간에 임신과 출산으로 2-3년 정도 쉬기는 했지만 2012년부터 지금까지 해오면서 이건가 저건가 끊임없이 고민해오던 이 문제가 올 하반기를 거치며 동시에 풀리기 시작했다. 운동해부학과 발레 관련 동영상과 글을 파고들며 실제 이를 적용한 연습을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서. 레티레 상태로 균형을 잡고 서있을 수 있는 요령이 몸에 익었다. 데벨로페 알라세꽁을 90도 이상으로 들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골반에서 소리가 나지 않고 아프지 않게 되었다. 한가지 문제가 아니었었기에 그간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없었던 거다. 이와 함께 턴도 한바퀴 이상을 돌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스포팅이 안좋아서 모멘텀을 금방 상실하긴 하지만. 발레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에 대한 이해가 새로워졌으니 이제 여러 동작들을 조금 더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 같고 새로운 동작들을 더 배우기에 기반이 다져졌다. 이젠 좀 더 예술적인 표현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싶다. 그리고 포인트슈즈 클래스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관계적인 측면에서는 하나에게 조금 더 따뜻한 엄마가, 옌스에게 더 상냥한 아내가 되고 싶다. 나의 예민함을 조금 더 잘 다스리고 싶다. 중요하지 않은 일은 내려놓고 효율성 개선을 통해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함으로서 중요하지 않은 일에서 발생하는 갈등요소를 줄이고 싶다. 크게 싸우는 일도 없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말투에 짜증이 섞이는 일은 종종 생기니 그게 싫다.
조금 더 계획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새해가 된다고 내가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중간중간 계기가 있을 때 현황점검을 하고 소망사항을 들여다보는 것이 작년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내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이렇게 또 한번 소망사항을 적어내려가본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해인.
올해 정말 멋진 한 해로 장식하길!!
(근데 발전 속도가 좀 인간적이면 안되겠니…)
훅 들어오는데 윤하? 나도 사랑하고 존경해. 너무 멋있어! 난 다른 것보다 발레가 제일 잘 되면 좋겠어. ㅋㅋㅋㅋ 다른 건 좀 느려도. 😉
언니, 항상 느끼는게 많아요 언니 글 보면. 저도 올해는 한번 개선사항들을 적어봐야겠어요~! 언니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새해로 넘어오기 직전 직후에 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새해 인사를 제대로 했었나 기억이 잘 안나네요~ 새해 복 더 많~~~이 받으시고 가족들 모두 건강 행복하고 언니 소방들고 다 이루어지길 기도해요!! 저도 올해는 더 심플하고 선택과 집중에 성공하고 행복한 한 해를 만들어서 신나는 제 현황 보고를 좀 해볼 수 있길~~ㅎ
답글이 엄청 늦었네 승미야.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우리가 주고 받았던가… 아마 안그런 듯하네. 새해 복 많이 받고, 좋은 일이 가득한 한해가 되길 바래. 원하는 바가 이뤄지는 그런 한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