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덴마크인이 아니었어?

작년에 논문을 발표했던 컨퍼런스에 이번엔 그냥 참가자 자격으로 왔다. 나중에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정책 패키지가 통과되면 수자원관리 분야 경제분석을 내가 담당하게 될 관계로 관련분야 전문가와도 네트워킹도 해야하니까. 환경경제학 하는 사람 풀이 크지 않아서 여기 일년이 한번만 와도 아는 사람들과 근황 업데이트 하기는 좋겠더라. 지난번보다 이번에 또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애를 낳고 직장을 구하니 새로운 사람 만나서 할 이야기가 많아졌다. 그래서 누구를 만나 네트워킹 하는게 부담스럽지 않다.

올해는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애 낳는 것에 대한 생각이 바뀐 계기를 이야기하며 내 생물학적 시계가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이 서른 중반 들면서 들었던 게 하나의 요소인 것 같다고 했더니 내 앞에 있던 사람이 화듦짝 놀랐다. 자기랑 같은 개월수의 애를 키우는 엄마이니 또래일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기함을 하던 모습에 나도 엄청 웃었다.

같은 사람이 오늘 자기는 호텔에서 자야 한다 했다. 오후스에서 와서 출산이후 처음 외박하는 건데 긴장된다고. 나도 외박은 한 적 없는데 돌 전에 덴마크어 학원 다시 다니기 시작했을 때 애가 제법 울어서 집에 돌아오기 전 한시간을 내리 울었던 때가 종종 있었다 했다. 그러자 그녀가 또 한번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덴마크어 학원을 왜 다녀오고 묻는거다. 외국인이니 다녔던 거라 답하자, 너 덴마크인이 아니야? 라고 묻는게 아닌가!!!! 덴마크어 배운 지 오년만에 네이티브로 와인을 받다니 살짝 감동했다. 물론 길게 이야기하면 다 알게되는 순간이 오겠지만 직장 다니면서 덴마크어가 진짜 많이 늘었다. 역시 실전이 최고의 연습은 모양이다. ㅠㅠ 감동의 기억을 기록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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