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덴마크는 얼마나 평균의 덴마크일까? 사실 별로 평균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만나는 사람은 대부분이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고 좋은 직장에서 고소득을 올리고 좋은 집에서 사는 사람이다.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만 보고 살게 된다.
예전에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중학생때나 고등학생 때는 세상에 그렇게 내 또래만 보였는데, 직장인이 되었더니 학생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직장인만 보인다고. 물론 다른 사람도 보이지만, 직장인에겐 직장인이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 같고, 대학생에겐 대학생이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 같다. 그냥 자기 눈에 자기와 비슷한 사람만 정보를 주로 처리해 저장하고 나머지는 흘려보내서 그런 것 같다.
내 주변에 인종차별 하는 사람 없고, 성차별 하는 사람이 없으니 여기 사람들 대부분이 그러려니 하지만, 또 여기 살면서 이런 저런 경험한 사람들 이야기도 듣게 된다. 내 남편네 가족이 다 화목하고 막상 주변 가까운 곳에 이혼한 사람들이 별로 없지만 통계를 보면 이혼률이 낮지 않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이런 저런 사람들도 있구나 생각을 하지만 막상 내 옆에서 부대낄 일 없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그렇게 화면에서만 보고 지낼 사람들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지도 모르겠다.
그냥 각자가 보는 그 세상이 그 곳을 전부라고 느끼겠고 그게 정답이라고 타인에게도 설파할 지 모르겠지만, 그냥 우리는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살고 있을 뿐이다 싶다. 물론 코끼리가 각 나라마다 다르니 어느 나라나 같은 모습이다라는 건 아니다. 여기에 살면 살 수록 “유럽”, “덴마크”라는 단어로 이곳을 설명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뭐라 말하기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