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데이트 5주년

오늘은 우리가 첫 데이트를 한지 5년이 되는 날이다. 사실 27일에 우리가 무슨 관계냐며 이야기를 주고 받았기에 그날을 기념일로 하는데, 그래도 또 첫 데이트는 첫데이트 대로 좋은 기억이라 떠올리면 항상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서로 메세지만 주고 받다가 백화점 1층에서 만나 어색하게 포옹을 나누며 인사를 했었는데… 옌스가 좋아하던 단골 카페에 나를 데리고 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중간에 공짜로 나눠주는 초콜렛들도 받아가며 걸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발렌타인데이 전날이라 초콜렛의 상업성이 정점을 찍는 타이밍이었던 거 같다.

한참을 이야기하며 옌스는 커피를, 나는 차를 마셨었는데 공통점이 있는 부분도 많고 유머코드도 잘 맞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더랬다. 사실 두번째 데이트는 그날 핸드폰도 잃어버려 다시 사고 좀 기분이 안좋았던 날이라 서로 상대가 자기가 마음에 안들었나 긴가민가했었지만.

내가 무슨 복이 있어서 이런 남자를 만났나 싶을만큼 훌륭한 남자지만 내가 항상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옌스도 나와 만난 걸 항상 기쁘게 생각할 수 있게 하려한다.

난 별로 로맨틱한 사람은 아니라 옌스에게 간간히 핀잔도 듣는데 로맨스가 많이 사라진 애를 둔 부모라도 역시나 이런 기념일에 꽃을 챙기는 옌스덕에 로맨스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그런데 선물을 준비한 건 반칙. 우리 기념일은 27일인데다가 기념일엔 아주 작은 선물만 하기로 해놓고. 시부모님 오셨을 때 시어머님의 도움을 받아서 목걸이를 샀단다. 그리고 오늘 준 건 그래야 나를 놀래켜줄 수 있어서였단다. 콩알만하지만 다이아몬드도 박힌. 선물의 가액이나 그런건 전혀 중요하진 않지만 나를 생각하며 선물을 샀다는 것과, 지난 5년이 자기 삶에서 가장 행복한 5년이었다며 앞으로의 50년도 이렇게 보내자고 적은 작은 쪽지가 너무 좋았다.

지난 5년이 어찌 보면 너무 후딱 간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한 것 같은데 5년 밖에 안갔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내 인생에 이렇게 누군가가 깊게 파고들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다. 앞으로 50년이라. 그 긴 시간도 어느샌지 모르게 훅 지나가 있을 거 같다. 그 사이 경험할 많은 일들과 함께 나눌 희로애락, 모든 것이 다 기대된다.

2 thoughts on “첫 데이트 5주년

  1. 콩알만한 다이아몬드면 엄청난 선물 아닌지…!!! 좁쌀만한 거라면 몰라도요? 하하 암튼 중요한 건, 기념일 축하드립니다~!!

    • 으하하하! 그렇네요. 좁쌀만한 겁니다! 콩알이면 엄청난거였는데 작다는 표현이 직설적인 묘사가 될 수도 있는 거였네요. 흐흐흐흐. 감사합니다! 그런데 전 아직 선물을 못샀네요. 뭘 사야 하려나요… ㅎㅎㅎ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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