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한마리 요리는 오븐에서 기름이 난리가 날 것이기에 부담이고, 그렇지만 역시 율에는 오리 고기를 먹고 싶으니 오리 가슴살 요리를 하고 싶었다. 다만 아주 전통적인 요리를 하기엔 이미 덴마크 가족들과 먹을 때 그렇게 자주 하니 나는 조금 달리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오리 가슴살 레시피를 여기저기 찾아서도 보고 잡지를 볼 일이 있으면 혹시 레시피가 없나 들척거려보기도 했다.
내가 자주 사다보는 주간 여성지인 Alt for damerne라고 여성에 대한 모든 것 이라는 의미를 가진 제목의 잡지가 있다. 대충 30-40대 여성이 볼만한 비싸지 않은 잡지인데 (다만 주간지라 결국 월간 기준으로 보면 비싸긴 하다.) 패션, 뷰티, 인테리어, 요리 등을 잡다하게 망라하는 전형적 여성 주간지이다. 그래도 잡지 컨텐츠의 수준도 적당하고 (너무 럭셔리나 너무 어린 취향이 아닌), 나름 유명한 인사의 인터뷰도 실리고 가십 같은 건 다루지 않아서 괜찮고, 접근성 면에서도 어디 수퍼마켓에서고 살 수 있어서 좋다. (옌스가 이걸 거의 매주 사다 읽는 나를 보면서 너무 사회에 통합된 거 아니냐면서 진짜 웃기단다. 이걸 사서 읽을 떄마다 또 샀냐면서 말이다.)
12월엔 크리스마스와 신년 준비가 컨텐츠의 주를 이루기에 요리 레시피도 마찬가지로 율리프로고스트 메뉴가 주를 이룬다. 지난 2주간 메뉴에도 가슴살 메뉴가 있긴 했는데 딱 와닿지 않았는데, 이번 호에 나온 메뉴는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결정했다. 이번 주말에 있는 율리프로고스트에 할 메뉴를. 오렌지로 글레이즈한 오리가슴살, 삶은 뒤 살짝 깨질 정도로 눌러 오븐에 구운 감자, 코티지 치즈(염소치즈엔 락토스 프리가 없으니 락토스 옵션이 가능한 코티지 치즈로 대체)를 곁들인 말린 무화과 적양배추 샐러드, 그리고 체리소스를 곁들인 치즈케이크. 율 느낌이 물씬 난다. 기대기대. 해보고 맛이 괜찮으면 (원래 손님 초대 전에 한번 해봐야하는 건데… 그럴 여유는 없다.) 24일 우리집에서 하는 가족 율리아픈스맬도 이걸로 해보려고 한다. 음… 생각만 해도 들뜨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