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소비자국 1차 면접후기

오늘 konkurrence- og forbrugerstyrelsen에서1차 면접을 보고 왔다. 여기에 center for vand이라고 수자원과 관련된 자연독점형 공기업의 규제를 담당하는 곳이다. 벤치마킹 분석을 통해서 관련 기업의 수익한도를 설정하고 경영효율화 가능 부분을 찾아 평가하고 규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지역난방과 전기, 가스는 에너지국에서 모두 담당하는데, 수자원은 경쟁소비자국 산하에 수자원센터를 둬 여기서 관리를 하고 있는게 조금 생소했다. 

면접은 여태까지 본 데 중에서 가장 기분이 좋은 곳이었다. 케미가 맞는 느낌이랄까? 내가 그런 느낌을 받은 것만큼 그쪽도 좋은 느낌을 받았나보다. 1차 면접자 5명중 내가 가장 마지막 면접자였다고 했는데 면접을 보고 30분 안에 합격 및 2차 면접 일정을 통보받았다. 일정 리스트를 보아하니 나를 포함 2명이 2차 면접에 든 것 같았다. (1차엔 타임 슬롯이 7개였는데 5명 초대했다고 했는데 2차엔 타임슬롯이 2개였다. 그러니 2명일 확률이…) 면접은 다음주 목요일. 그 전에 아이큐테스트와 인적성검사를 미리 집에서 봐야한다. 인적성검사와 아이큐테스트는 옛날 국민은행 입사할 때 15년 전에나 해본 건데… 그 사이에 머리가 많이 퇴보했을 것 같아 조금 신경이 쓰인다. 

면접 내용은 뒤죽박죽으로 기억나긴 하지만, 내가 왜 오랜간의 경력을 뒤로 하고 새로운 공부를 해 커리어체인지를 하는지, 1개월간 했던 COWI에서의 프로젝트를 두고 그 경험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전 직장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인지, 그걸 어떻게 해결했는지, 수리적인 분석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관련 분야에 대해서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그 밖에 기타 개인적인 성향이나석사논문 내용, 국민은행에서 했던 일에 대해서도 흥미를 갖고 수자원 기업의 투자 분석도 해당 부서의 새로운 업무 중에 하나거 될텐데 이런 일도 관심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또 하나 재미있던 질문은, 사실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것과도 관련있었지만, 내 덴마크어와 관련된 거였다. 경제적 분석을 하고 글을 써야 하는데, 덴마크어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내 감정이 어떤지를 물었다. 영어와 달리 쓴 것을 다시 읽어보면서 틀린 것을 찾고 교정할 때, 완전히 다 잘 고쳤는지 확인을 했다는 확신을 갖기가 어렵다. 그래서 실수 없이 글을 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답을 했더니, 덴마크 사람도 글을 쓰면 실수를 하고, 내 덴마크어는 아주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내가 글을 쓰는 자체에 부담을 갖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교정은 동료들이 봐줄 수 있는 부분이니 그런 문법적 실수는 크게 괘념치 말라면서. 그래서 글을 쓰는 건 좋아하고, 덴마크어 공부를 하면서 일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점에서 난 오히려 너무 좋다고 했다.

내 논문 내용에도 관심을 갖길래 간단히 설명을 했더니, 이 부처 업무와도 관계가 있고 내용도 너무 재미있는 것 같다면서 기뻐했다.

덴마크 에너지 협회가 뭔가 직원들관 화합에 가장 큰 초점이 맞춰져있던 것 같은 느낌이라면 (모두 장기 근속하는 사람들이고, 서로 협력이 중요해서 너무 경쟁적인 것 같은 사람은 자기네랑 안맞는다며, 내 학점이 너무 높은 것에 대해서 다소 우려를 하며 관련 질문을 했었다.) 여기는 일이 가장 중요하나 서로 협력한다, 이런 분위기였다. 분위기는 너무 좋아보였다. 일도 재미있을 것 같았고.

우선 인적성 검사 및 아이큐검사를 어느정도는 잘 봐야할 것 같은데, 덴마크어로 봐야해서 짧은 시간안에 얼마나 빨리 풀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언어 부분도 평가를 하는데, 덴마크어의 부족으로 인한 부분도 있을테고… 뭐 걱정해봐야 소용은 없으니까.

지난번 덴마크 에너지 협회 면접은 너무 바빠서 아무 준비를 못하고 봤다면 이번엔 통보받고 너무 짧은 기간 후에 면접이 있었고 사이에 미리 잡아놓았던 일정들로 너무 바빠서 준비를 별로 못했다. 에피소드라면 에피소드도 있던게 원래 내가 잘 아는 사람이 요청하는 거 아니면 통역 안하는데, 덴마크에 계시는 동안 나를 잘 챙겨주셨던 연대 선배님이 계셨다. 여기 국립박물관에 교환큐레이터로 나와계셨던 분이었는데, 그분 소개로 국립박물관 지방분원에 관장님 및 큐레이터 분들 이렇게 세분이 오셨다. 당초에 이걸 맡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문제가 없었는데, 화요일에 금요일 일정을 통보받고 보니 통역 끝나고 아슬아슬하게 가야 간신히 면접을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회의 일정도 길어져서 마지막엔 너무 초조했는데, 속도제한 110에서 140으로 달려가며 시간을 아주 조금 남겨두고 도착해서 면접을 볼 수 있었다.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하나의 동영상을 보면서 너털웃음을 지으며 긴장을 싹 풀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공채 면접 외에는 면접을 본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여기는 1인 면접에 평균 한시간 가까이 면접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면접을 보고 면접관이 조직에 대해서 왜 채용을 하는지, 무슨 일을 하게 될 건지, 자기는 무슨 공부를 했고 어디서 사는지 같은 것에 대해서 먼저 소개하고 시작한다. 면접자도 자기 소개를 간단히 할 기회를 받는다.

나는 연식이 오래되서 그런지 옛날 취직할 때 같은 긴장감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내 소개도 따로 준비하는 건 아니고, 그때그때 상대방의 소개에 비슷한 레벨로 맞춰서 진솔하게 내 생각을 털어놓는다. 그게 내가 면접을 본다면 상대방에게 원하는 바일 것 같기도 하다. 정답은 없겠지만.

우선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 테스트를 봐야겠다. 다른 곳에 지원서도 써야 하고. 

아… 취직이 얼른 되면 좋겠다. 벌써 졸업한지 3개월이 거의 다 되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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