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맞이하는 혼자만의 저녁이다. 금요일 저녁에 떠나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출장을 떠난 옌스 덕에 맞이하게 된 시간이다. 어제는 시부모님이 계셔서 수다도 떨고 하느라 아늑한 시간을 함께 보냈다.
어제 저녁 부엌에서 설겆이를 하는데 기분이 영 묘하더라. 옌스가 설거지를 하던 내가 하던간에 누군가가 부엌을 방문해서 한마디 두마디 나누는 게 일상이었는데 그게 없다보니 엄청 적막함이 느껴지더라. 그 작은 일상의 부재가 옌스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게 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혼자인 건 참 이상했다. 저녁 약속으로 늦게 들어오더라도 옆에 들어와 눕는 걸 항상 봤었기에.
그런데 이렇게 떨어져지내는 시간이 나쁜 것 같지는 않다. 길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빈자리가 서로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동료들과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있겠지. 나는 대신에 딸기에 설탕과 생크림을 얹어 먹어야겠다. 이젠 물론 이미 하우스 딸기이지만 여름이 가도록 중독된 딸기를 차마 쉽게 놓을 수 없다. 그리고 설겆이를 하고 집을 치우고 청소를 해야지. 티비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