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늦은 저녁, 혼자 보내는 시간의 여유

오늘은 마지막 수유를 마치고 깨어있는 상태로 침대에 누였는데도 그대로 잠이 들었다. 어제는 재우는 건 조금 시간이 걸렸어도 아홉시반부터 일곱시간을 쭉 이어 자더니 오늘은 정말 쉽게 자주는구나. 매주 화요일마다 저글링클럽에 가는 옌스는 열한시쯤이 되어야 돌아올테니 그때까지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하나와 나는 좋은 친구가 된 것 같다. 이제 다양한 울음도 제법 구분할 줄 알게 되었고, 옹알이일 뿐이지만 하나와 나는 많은 대화를 한다. 보리와 대화를 하던 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하나와 혼자 대화를 하는 게 어색하지 않다. 처음 몇 주는 부족한 잠과 그녀의 울음의 원인을 빠르게 판단하지 못한 때문에 힘든 날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하나의 체중이 많이 늘어 산책나갈때마다 무거운 리프트를 들고 내려가야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하나가 목을 확실히 가누고 좀 더 커지면 리프트는 쓰지 않고 그냥 바로 안고 내려가서 유모차를 태우면 될테니 그 또한 힘든 게 줄어들 것 같다.

딱 하나 힘든 게 있다면 거의 하루에 한번 젖을 왈칵 토한다는 건데, 이제 그것도 거의 익숙해져서 덜 힘들다. 그건 거의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하던 일인데, 놀랍게도 하나는 우리의 반응을 보고 울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 같다. 초반에 놀라서 애를 살피려니 울었는데, 우리가 침착하게 괜찮다고 하면 애가 우리 표정을 보고 울음을 멈추더라.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토하는 일에 마음속으로는 놀라도 최대한 침착하게 아무일도 아닌 척 행동도 천천히, 표정도 평정을 유지했더니, 놀랍게도 매우 많은 양을 토하고도 아무렇지도 않더라. 그 어린 갓난쟁이가 상황 판단을 다 하는 건데, 생각해보면 놀라울 것도 없는 것이, 어린 강아지들 조차도 사람의 표정을 보고 상황 판단을 다 하는데 사람 갓난쟁이가 그렇게 못할소냐.

 

젖 토하고 똥 묻히고 해서 오늘은 옷을 세번이나 갈아입었다. 여기에 없는 한 벌이 더 있었으니. 

며칠 전에 주문한  Secrets of the baby whisperer 책이 오늘 도착해서 서론과 첫번째 챕터를 읽고 있는데, 저자인 Tracy Hogg도 아기와 대화를 하라고 하던데, 다 읽고 나면 육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오늘 남은 저녁시간은 그걸 읽으며 보내야지. 켜둔 음악의 피아노 선율과 칸투치니를 곁들인 디카페인 커피 한잔.  백일도 안된 첫 아이를 둔 엄마로서 사치도 이런 사치가 없구나.

Comments

4 comments on “[육아일기] 늦은 저녁, 혼자 보내는 시간의 여유”
  1. 소화데레사 says:

    와아 그새 너무나 많이 예쁘게 쑥쑥 자랐네요!! 특히 저기 울기전 삐쭉거리는 사진 너무너무 귀여워요. ㅎㅎㅎ 다들 응가랑 토때문에 몇번씩 갈아입히는 일상을 보내나봐요 이 즈음에는.. 저는 그제 메트리스까지 뚫고 들어간 응가 처리하느라 mødregruppen도 못갔어요.
    다른 포스팅도 보니 하나 수면 교육도 잘 되고 있는 것 같고, 척척 침착하게 키워내고 계시는 모습이 대단하세요. 저는 요즘 밤중 수유가 한번으로 줄었더니 모유량도 줄어서 아기도 자주 배고파하고, 잠도 깊이 못자는 것 같아 다시 모유량 늘리는데 애를 쓰는 중이에요. 스트레스 받으면 안되는데 😦

    1. elskerhimmel says:

      정말 답글이 늦었네요 소화데레사님. 오랫동안 블로그에 손을 못대고 있었어요. 지금은 엄청 많이 자랐답니다. 아마 소화데레사님 아기도 많이 컸겠죠? 언제 한번 뵈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 아기도 생활 리듬이 조금 잡혔을 타이밍인 것 같고 말이지요. 아이가 건강히 잘 자라고 있길 바랍니다~~ ❤

      1. 소화데레사 says:

        와~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 저희는 개월수에 맞게 적당히 피곤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임신전에 탄탄하게 다져놓지 못한 체력이 많이 아쉽긴 하네요 ㅠ
        정말 한번 만나뵈면 너무 반갑고 좋을 것 같아요!! 집에서든 밖에서든요. 아기들도 비슷한 때 태어나서 더더욱 좋을 것 같아요. 여유되실 때 우리 밋업해요 😀

      2. elskerhimmel says:

        좋아요~~~ 🙂 카톡이든 문자든 편한걸로 연락주세요. 이젠 밖에서 누구 만나려면 백화점이 짱인 것 같아요. 애 기저귀 갈기도 좋고요. 아니면 집도 좋구요. 전 다 좋아요. 연락 주세요. 자세한 건 따로 이야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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