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내가 아침형인지 저녁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즘 몸이 영 불편해 잠을 잘 못자서 일찍 깨는 것이 나를 아침형 인간으로 만들 수 있는 필요조건은 형성한다. 다만 주로 따뜻한 침대에서 뭉게고 누워 인터넷이나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아침녘에 다시 토막잠에 들곤 하니 이를 생산적으로 바꾸지는 못한다.

스트레스가 없어서 그런가, 뭘 하려는 욕구가 차오른다. 여름 방학이 끝났을 때완 사뭇 다르다. 아마 한국을 짧게 다녀오자마자 정신없이 학기를 시작해서이기도 했겠지만, 직전 1년동안 쌓여온 스트레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로 새 학기가 시작해서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생각이다. 여하튼간에 지금은 그런 스트레스 없이 대학원의 마지막 수업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어서 그런지 마음과 머리 둘 다 가볍다.

이번 주 중 처리할 일의 목록을 정리하고나니 6시가 되었다. 어젯밤 써놓은 할머니께 드릴 편지도 봉투에 담아 주소를 쓰고 나니 마음의 짐도 덜어 홀가분하기까지 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편지 쓸 마음의 여유가 영 나지 않았는데, 시간의 여유가 아예 없던 것도 아닌데 못쓰고 있으니 그게 다시 마음의 짐으로 돌아왔다. 아직 새카만 밤 하늘엔 큰 달이 약간 붉은 기를 보이며 나지막히 걸려있다. 책상에 앉아 창밖으로 걸린 달을 보니 분위기 참 오묘하구나. 오늘 아주 오래간만에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공전을 한다더니 수퍼문이긴 한가보다.

옌스가 일어나기까지는 아직도 50분의 시간이 남았다. 조용하게 클래식 음악을 틀어두고 컴퓨터 앞에 앉았더니 기분이 상쾌하다. 커피를 한잔 내려왔더니 약간 으슬으슬하던 몸에 온기가 돈다. 이런 평화로운 순간은 앞으로 두 달여 후면 없어질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참 이상하다. 왜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엔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을 하면 되는데, 왜 그걸 미루면서 더 스트레스를 받을까. 차라리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미리부터 일을 시작하면 될텐데. 예전엔 정말 부지런했는데. 요즘 내 미래의 꿈을 별로 안꿔서 그런 것 같다. 안분지족의 삶이 목표상실의 삶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잘 좀 챙겨봐야겠다.

남은 시간은 책과 신문을 읽어야겠다. 아침형 인간으로 다시 탈바꿈을 해보는 것도 고려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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