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입덧으로 몸이 안좋다는 것도 분명 사실이지만 사실 지금은 막판 스퍼트를 낼 힘이 딸린다. 마지막 시험 과목은 literature list가 엄청 긴데, 수업에서 literature의 상당수는 몇개의 용어를 차용한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시험이 개인과제 30%, 그룹 프로젝트의 개인 발표 및 질의응답 30%, curriculum literature와 관련된 발표 및 질의응답 40%로 개인과제는 이미 낸 것이니 그렇다치고, 나머지 60%의 절반 이상이 이 literature관련 시험이다. 문제가 주어지고 나면 준비한 내용을 1분동안 훑어보는 형태의 partial open book 시험인데, 과목 평가때도 이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불평을 한 것처럼 나도 많은 불만을 갖고 있다.

동기가 없으면 정말 몸이 강하게 저항을 한다. 물론 이걸 읽고 배우면 도움은 되겠지만, 뭐랄까, 마음에 평가 방식이 좀 불합리하다라는 생각이 한켠에 자리를 잡고 있으니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제대로 된 방학 없이 block사이 일주일씩의 휴식만으로 지난 1년을 끌고 왔으니 나도 지칠만큼 지쳤다.

늦깎이 공부를 하는 만큼 더 좋은 성과를 내야된다는 압박과 함께 유일한 동양인으로서 뭔가 쳐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는 오기, 나이가 들어서 늘어난 이해력 등이 결합되서 그런지 다행히 지금까지는 첫 과목 빼고는 모두 12점을 받았다. 내 소논문 지도교수 왈, 내가 그간 몇년 가르쳐 본 중 가장 과정에 engage된 학생이라고, 모르는 거 절대 포기하지 않고 여러번 물어보고 이해해서 독립적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소논문을 통해서 보인 만큼 이대로만 하면 석사논문까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아마 회사생활을 하면서 모르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얼굴 철판깔고 물어보고 배운 것이 도움이 되는 모양이라.

이제 마지막 시험 하나 남은건데, 잘 볼 자신이 별로 없다. 그룹프로젝트에 너무 진을 뺀 모양이다. 그렇게 열심히 한 그룹프로젝트는 30% 밖에 평가되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 좀 억울하기도 하고…  결국 잘 못볼까봐 성적 잘 안나올까봐 두려워서 하는 핑계같기도 하고… 오늘 친구가 공유한 좋은 글귀에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은 두려움의 반대편에 서있다.”라고 되어 있었다. 그때, 내가 해야만 하는 것 또한 두려움의 반대편에 서있다는 생각이 들며 뜨끔했다. 이런 내 두려움을 들킨 것만 같아서.

모르겠다. 내일 하루 더 준비해서 금요일 아침 시험보고 끝나는건데,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잘하든 못하든 그걸로 내 석사 첫 일년이 끝나고 방학이다. 내 치졸한 두려움을 열어보이고 나면 좀 더 후련하게 집중할 수 있을까 블로그에 글을 쓰는건데, 제발 그리되기를 바라며 마무리한다.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