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부로 소급해서 월 100만원 조금 넘는 돈을 덴마크 정부로부터 받게되었다. 고등교육을 받는 덴마크인 또는 일정 조건에 부합하는 EU시민권자, 덴마크인과 결혼을 통해 덴마크시민권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은 SU를 받을 수 있다.
교육보조금(uddannelsesstøtte)라고 불리는 이 월급같은 돈은 인적자원이 중요한 개방형 소형경제 국가로서 고등교육을 받는 인력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돈이다. 이것 때문에 교육을 받으려는 사람이 없는 이유는 뭐라도 다른 일을 하면 이 이상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부를 하려는 사람이 돈 때문에 공부를 포기하지 않게 도와주는 것 뿐이고, 실제 이것만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파트타임 직장을 갖는게 일반적이다.
나야 옌스 살던 곳에 숟가락 얹고 사는 상황이고 모아둔 돈이 있어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어쩌면 그래서 이 추가적인 백만원의 돈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래저래 좀 꼬인 문제로 행정절차를 제 때 밟지 못해 초반 4개월은 돈을 날리나 했는데, 그런 것 없이 다 챙겨주니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런데 이 이야기하자마자 옌스는 그나마 내가 이돈을 받으니 조금 덜 속이 쓰리긴 하지만,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지 아느냐면서 나중에 세금 내봐야 그 마음 이해할거라 한다.
그 마음 이해도 가고, 앞으로는 더 이해할 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이 사회가 이렇게 전반적인 행복수준이 유지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빈부격차와 그에 따른 안정된 치안이 이런 시스템과 신뢰 아래서 생긴 것이라는 걸 생각할 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정말 별것 없는 한국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정말 달에 몇백원 할 것 같은…)을 세무신고때 해야하는 번거로움은 불평하고 싶지만 말이다. 아마 여기서 추가로 월에 몇 크로나 내야 할 것 같다. 이거 불평하니까, 옌스가 여기서 받는 정부지원을 생각하면 그거 불평하면 안된다고 한다. 께겡…
내 나라에서도 못받던 국가보조금을 여기서 받다니. 참 오래살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