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지 2년째

2년전 발렌타인데인 하루 전날, 옌스와 처음 만났다. 미리 사둔 하트모양 핑크색 화이트 초콜렛을 발렌타인데이 하루 전날 반으로 두동강내어 먹고 만난 것은 그 유혹 탓도 있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때문이기도 했다. 콩엔스 뉘토어 정류장 밖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추운 날씨를 피하려고 백화점으로 문 안으로 들어갔다. 추운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이중 문으로 되어 있는 구조인데, 나는 문과 문 사이에서 곧 올 것으로 예상되는 옌스를 기다리며 밖을 내다 보고 있었다.

뒤에서 “혹시… 당신이 해인…?”이라는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사진으로만 봤던 옌스가 눈에 들어왔다. 만나서 반갑다는 말과 함께 허그를 하는데, 같이 허그를 하면서 느낀 그 어색함이란… 아직 덴마크식 허그 인사에 익숙해있지 않았는데다가 초면에 허그를 예상하지 못한 탓에 너무나도 어색했다.

만난지 세번째에 키스를 하며 사귀기로 이야기를 나눴던 이유로 그 날을 우리의 기념일로 정했지만, 올해는 첫 만남을 기념하기로 했다. 사실 우리가 가고 싶었던 레스토랑의 예약이 기념일에 다 차있었기에 이날로 바꾸기로 했지만, 더 큰 의미도 있다면서 말이다.

“그 날, 우리의 첫만남을 재현해볼까?”

그렇게 해서 이날, 우리는 첫만남의 어색함을 재현해보았다. 같이 역에 도착해서 나는 역 바깥으로 해서 백화점으로 들어가고, 옌스는 역안에서 백화점으로 연결되는 통로로 들어갔다. 혹시 엉뚱하게 기억해서 다른 문으로 갔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고 해서 기다리는 동안 첫 만남과 비슷한 초조함도 들었다.

“혹시… 당신이 해인…?”

“당신이 옌스…?”

만나서 반갑다는 말과 함께 한 포옹은 더이상 어색할 수 없었지만 그날의 기억을 새롭게 되살려주기엔 충분했다. 지난 2년간의 일들을 되새기며 많은 이야기를 하고 배가 터지도록 먹은 이날의 따스한 기억은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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